신원, 비용 늘고 이익 줄었다…관세 리스크 현실화
베트남·인니 고관세 적용과 투자 부담에 수익성 저하
과테말라 생산 확대와 신규공장 인수로 리스크 축소
공개 2025-12-19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7일 17:1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패션기업 신원(009270)이 지난해 자사몰 운영을 중단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한 실적 개선에 나섰지만, 수익성은 전년 대비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공장이 위치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미국이 각각 20%와 19%에 이르는 상호관세를 부과한 가운데 해외 투자 확대와 신규 바이어 유치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부담이 확대된 영향이다. 신원 측은 내년 상반기부터는 관세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은 과테말라 등 중미지역에 대한 생산 설비 투자 확대 효과와 원가 구조 최적화로 영업이익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2법인(사진=신원)
 
매출 성장 여전한데 영업이익률은 '반토막'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원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820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7012억원) 대비 17.06% 증가한 수치다. 지난 2023년을 제외하고 신원은 매년 직전년도 대비 성장률 두자릿수를 기록해 왔다. 특히 올해 3분기에는 지난해 연간 매출 성장률 12.59% 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실적 회복세를 보였다.
 
이 같은 매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되려 줄었다. 지난해 신원이 자사몰 운영을 중단하면서 판관비율은 1.79%포인트 감소했지만, 원가율이 3.68%포인트 증가한 영향이다. 이에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 2.89%에서 올해 1.06%로 줄었다.  
 
지속적인 해외 투자와 미국의 상호 관세 정책이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상호관세 정책에 따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각각 20%, 19% 수준의 관세를 적용했다. 이는 기존 한 자릿수 수준의 관세와 비교하면 크게 높아진 수치다.
 
관세 인상과 미국 소비 심리 둔화로 올해 2분기부터 글로벌 의류 기업의 주문량은 감소하는 추세다. 하지만 신원의 경우 재무상태표상 재고자산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3분기 재고자산은 2326억원으로 지난해 말(2286억원)과 지난해 동기(2044억원) 대비 모두 늘어난 것으로 확인했다. 다만 현금흐름상으로는 지난해 3분기 현금흐름표상 183억원 가량 증가했던 재고자산은 올해 같은기간 47억원으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가운데 매출채권과 기타 채권 부담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채권은 기업이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외상 판매대금으로,매출채권 증가 규모는 같은기간 238억원에서 544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매출채권이 증가하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 유출 규모는 542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 33억원 유출 대비 적자 규모가 16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내년도 400억원 투자 예상…수익 개선 절실
 
하지만 갭과 월마트 등 대형 바이어 수주량 증가와 지속적인 신규 바이어 진입 시도에 따라 매출 확대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신원의 수출 부문 매출액은 올해 3분기까지 695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5762억원) 대비 증가했다. 특히 최근 3년 중 가장 높은 연간 매출액을 기록했던 2022년 3분기 매출(6331억원) 대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대미 관세 영향과 중미 지역 공장 확장에 따른 초기 비용 증가와 신규바이어 초기 진행 비용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가운데 재무부담은 확대되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신원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210.5%, 48.2%로 지난해 말 177.3%, 40.9% 대비 크게 늘어난 상황으로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실정이다.
 
이에 신원은 관세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미지역에 생산 기지를 늘려 생산 거점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면서 점진적인 수익성 개선에 나간다는 방침이다. 신원은 현재 과테말라 공장의 생산 라인을 증대 하고, 신규 공장 인수를 통해 생산 기반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누적으로 기존 공장의 생산 라인 확장과 설비 보강에 230만달러를, 공장 인수와 운영 기반 확보에 165만달러를 투자했다. 이를 통해 생산 물량 대응력을 강화하는 등 중미지역에 생산 기지를 늘려 생산 거점을 단계적으로 확대, 안정적인 공급 체계 구축과 생산 효율 개선과 원가 구조 최적화를 병행해나가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신원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를 통해 "이번 중미지역 투자는 니어쇼어링(Nearshoring·인접국으로 생산거점 이동) 전략의 일환으로 생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설비와 거점을 확충해 물량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진행됐다"라며 "최근에는 신규 진입한 바이어들이 매출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점차 원가와 비용 부담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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