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지난해 스팩합병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에스지헬스케어(398120)의 합병자금이 바닥을 보이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 시설자금 대출 명목 차입금을 상환하면 회사의 보유 현금성 자산은 모두 소진될 전망이다. 이 밖에도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이 남아 있고, 내년 초 만기가 도래하는 전환사채(CB)까지 재무적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어, 에스지헬스케어의 차입금 상환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에스지헬스케어 홈페이지)
106억원 중 80억원 사용…공장증축에 26억원 투입 예정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디지털 X-ray, MRI, CT 등 영상 진단 의료기기 제조업체 에스지헬스케어는 지난해 12월 스팩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하며 합병자금으로 106억원을 조달했다.
이는 당초 사측이 예상한 합병자금 규모 120억원에서 약 14억원 가량 감액된 것이다. 기존 자금사용 계획을 살펴보면 생산공장 증축에 32억원, 생산설비 증설에 1억원, 차입금 상환에 12억원, 연구개발비용 5억원, 원자재 등 운영자금으로 70억원을 사용할 계획이었다.
상장 후 1년여가 지난 3분기 말 현재 회사는 합병자금 중 80억원을 사용했다. 실제 자금 사용 내역을 살펴보면 공장 증축에 6억원, 설비 증설에 1억원, 차입금 상환 12억원, 연구개발비 5억원, 운영자금으로 56억원을 사용했다.
이에 각 목적별로 남아 있는 투입 예정 금액은 생산공장 증축 비용 26억원과 운영자금 14억원인데, 이 가운데 생산공장 증축 비용은 1년 내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에스지헬스케어는 매출 성장에 따른 생산시설 및 재고자산 보관 공간 확충을 위해 이천 공장 증축을 진행하고 있다.
합병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 사측은 주거래은행과 증축자금에 대한 대출계약을 체결해 진행중이며, 합병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2년 내 상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증권신고서 제출 이전 시점인 지난해 반기말 보유하고 있던 단기차입금 내역은 우리은행 운영자금대출 등 45억원, 신한은행 운영자금대출 등 35억원, 하나은행 운영자금대출 등 9억원이다. 이 밖에 우리은행 운영자금대출 등 10억원이 장기차입금으로 분류됐다.
합병자금 사용계획상 차입금 상환 명목으로 조달한 금액은 신한은행 일반차입 및 무역금융 등 총 12억원이었고, 올해 3분기 말 남아있는 단기차입금은 우리은행 운영자금대출 외 42억원, 유동 항목으로 분류된 장기차입금은 우리은행 운영자금대출 32억원이다.
즉, 사측은 우리은행과 시설자금대출을 진행한 것으로 보이며 1년 내 잔여 차입금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시설증축 명목으로 조달한 자금 26억원을 소진할 전망이다.
보유 현금은 잔여 공모자금뿐…차입금 상환 전략 관심
우려스러운 부분은 회사가 보유한 현금이 차입금 규모를 하회하고 있다는 점이다. 3분기 말 현재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현금및현금성자산 23억원, 단기금융상품 3억원 등 총 26억원으로 집계된다. 이는 합병 당시 조달한 자금(106억원)에서 실제 자금 사용 내역(80억원)을 단순 감산한 수치와 일치한다.
반면 동일 시점 재무제표상 기재된 유동성 부채는 단기차입금 42억원, 유동성장기부채 32억원 등 총 74억원에 달한다. 보유 현금성 자산 전액으로 대응해도 48억원 가량이 부족한 셈이다.
여기에 더해 회사와 합병한 하나금융22호기업인수목적회사가 지난 2022년 1월 발행했던 12억원 규모의 1회차 CB의 만기일이 내년 1월24일 도래한다는 것도 단기지급능력에 불확실성을 더한다. 해당 사채는 합병으로 인해 에스지헬스케어가 승계했다.
에스지헬스케어의 주가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3160원으로 1회차 CB의 전환가액인 3043원을 웃돌고 있지만, 주가와 전환가액 간의 격차가 그리 크지 않아 전환 혹은 상환 여부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상환되는 시나리오로 흘러갈 경우 채무상환 부담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
이에 차입금 상환 및 차환 계획을 비롯해 추가적인 자금 조달 추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우리은행 차입금 74억원에 대해서는 장부금액 93억원 규모의 토지 및 건물, 투자부동산 등 자산이 담보로 제공된 상태다.
에스지헬스케어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를 통해 "당사의 차입은 대량수주 납품의 원재료구입, 공장신축자금 등을 위한 것"이라며 "생산재고 및 매출채권의 회수로 충분히 상환이 가능하여, 추가적인 자금조달 계획은 현재 기준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