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디지털 생명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이 신기술금융 분야에 전략적 투자를 결정했다. 계열사가 신설한 투자조합에 주요 투자자로 출자하는 건이다. 전도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고 협업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자사 디지털 역량 기반을 제고하겠다는 목표다.
교보증권 투자조합에 100억원 출자
10일 생명보험 업계에 따르면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최근 새로운 자회사로 ‘교보신기술투자조합2호’를 추가한다고 공시했다. 취득하는 주식 수는 100좌며 금액은 100억원이다. 취득 후 출자비율은 90.9%다.
해당 건은 교보 금융그룹 계열사인
교보증권(030610)이 결성한 투자조합에 출자하는 내용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이 주요 출자자인 유한책임조합원(LP)이며, 교보증권은 조합 운용사인 업무집행조합원(GP) 역할을 맡는다.
교보라이프플래닛 외 교보증권도 출자 약정 금액으로 10억원이 있다. 약정금 총액인 110억원은 조합을 결성한 날(지난 9일)로부터 투자자 기간인 4년 동안 분할로 납입할 예정이다. 출자금을 일시에 지급하지 않고, 요구가 있을 때 추가로 시행하는 캐피탈 콜(Capital Call) 방식이다.
출자 목적은 전략적 투자며, 투자조합의 사업 영역은 신기술사업금융업이다. 신기술사업금융업은 미래 성장성이 있지만 자본과 경영 기반이 약한 기업에 대해 출자자가 공동으로 위험을 부담하면서 종합 지원하는 금융활동이다. 일반적으로는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탈(CVC) 관련 투자를 뜻한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조합을 바로 어제(9일) 만들었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내용이 없다”라면서 “기본적으로는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기 위한 목적에 따라 결성했다”라고 설명했다.
교보증권은 지난 2021년 신기술사업금융업자에 등록을 완료하면서 해당 분야에 진출했는데, 당시 교보생명이 결성한 2000억원 규모의 ‘교보신기술투자조합 1호’ 펀드에 GP로 참여했다. 우수한 스타트업을 찾아내고 원활한 협업으로 디지털 역량을 제고한다는 목표였다. 교보라이프플래닛과의 협업 건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자회사 두 곳으로 확대…디지털 생태계 구축
이번 출자에 따라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자회사가 2개로 늘어난다. 앞서 지난 2022년 1월에는 금융 시뮬레이션 솔루션 기업인 ‘포트리스이노베이션’을 자회사로 편입한 바 있다. 해당 회사는 보험사 새 국제회계 기준인 IFRS17 도입과 관련해 교보라이프플래닛의 회계결산 시스템 구축을 담당했던 곳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당시 20억원 규모로 투자하면서 지분율 60%를 획득했는데, 올해는 보유 지분을 더욱 늘렸다. 지난 3월 구주 2000주 인수에 6억6000만원을 출자했고, 이어 7월에는 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에 따라 교보라이프플래닛이 보유하고 있는 포트리스이노베이션 지분율은 94.32%까지 상승했다.
(사진=교보라이프플래닛)
자회사 확대 강화와 지분투자 전략은 결국 디지털 경쟁력 제고가 목적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지난해에도 펫·모빌리티 관련 인슈어테크사 ‘스몰티켓’에 투자한 바 있으며, 홍콩 인슈어테크 투자사 CEO인 린 치 파이 데스몬드(Lin Chi Fai Desmond)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는 더욱 속력을 낸 셈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번에 결성한 조합은 현재 디지털 신기술을 갖고 있는 투자사를 찾는 정도에 있다”라면서 “이러한 전략은 디지털 보험사로서 스타트업과 협업하는 취지”라고 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의 지분투자 확대가 향후 수익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도 관심이다. 올 3분기 기준 순이익은 –119억원으로 확인된다. 보험손익이 –1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금액이 늘었지만 투자손익은 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투자손익 개선에 따라 영업이익과 순이익 적자가 지난해보다 다소 경감됐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일단 자회사로서 연결 대상이면 연결 재무제표에 수익으로 잡힐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자회사 지분을 어떻게 평가하기로 했는지 여부도 확인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