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한국투자캐피탈이 부동산 관련 대출로 자산건전성 지표가 크게 저하된 가운데 수익성까지 악영향을 받고 있다. 이자비용과 함께 대손비용이 불어나면서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했다. 부동산금융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지만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미흡한 상태로 관련 비용이 더 증가할 우려도 따른다.
영업이익 대폭 위축…이자비용·대손상각비 ‘발목’
2일 여신금융·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캐피탈은 3분기 실적으로 영업이익 333억원에 당기순이익 25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영업이익은 73.6%(930억원), 당기순이익은 75.7%(778억원) 감소했다. 수익성 핵심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은 2.6%에서 0.7%로 떨어져 1%를 하회했다.
수익 구조 기반인 이자마진이 크게 부진했다. 운용수익이 2581억원에서 2392억원으로 감소한 반면 이자비용은 966억원에서 1277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순이자마진은 1615억원에서 111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자마진율은 4.1%에서 3.0%로 하락했다.
운용수익은 이자수익부터 할부·금융수익, 리스수익, 신기술금융수익 등을 포함한다. 건전성 관리를 위해 영업자산을 축소하다 보니 수익 규모도 줄어든 것이다. 한국투자캐피탈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동산담보대출, 기업신용대출, 가계대출(중도금대출) 자산이 감소하는 추세다. 3분기 영업자산은 4조7976억원까지 감소했다.
이자비용의 경우 조달금리가 아직 높은 상태라 부담이 큰 모습이다. 한국투자캐피탈은 최근 공모사채 발행금리가 4.6% 정도에서 결정되고 있다. 3분기 조달비용률은 4.3%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p 상승했다.
건전성 관리에 들어가는 대손상각비도 크게 증가했다. 3분기에만 667억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두 배 이상 늘었으며, 지난해 연간 규모(707억원)와도 비슷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순이자마진 기반의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에 대손상각비를 제외해 산출하는 만큼 해당 비용 관리가 수익성 핵심 요소다.
부동산PF 리스크 본격화…대손충당금 적립 ‘미흡’
부진한 실적에는 부동산 관련 대출 리스크가 주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건전성뿐만 아니라 수익성에도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캐피탈은 올해 순이익 추이가 ▲1분기 184억원 ▲2분기 –37억원 ▲3분기 106억원 등으로 나타난다. 이 가운데 2분기 적자는 금융당국의 PF 사업성 평가 기준 강화로 부실 인식이 추가된 영향이 컸다.
부동산 관련 대출은 3분기 기준 ▲PF 대출 8702억원 ▲부동산담보대출 9420억원 ▲가계대출에 포함된 중도금대출 1조2462억원 등으로 3조원을 넘어선다. 영업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3.7%에 달한다. 양적으로 부담이 큰 편이다.
질적인 측면에서는 본PF 49%, 브릿지론 36%가 변제순위 중·후순위 대출에 해당된다. 부동산금융이 포함된 기업금융 대출 건당 평균 잔액도 220억원으로 거액 여신 리스크가 높다. 특히 거액여신 내 브릿지론은 만기가 3개월~6개월 단위로 연장되고 있어 안정성이 떨어진다. 이 경우 일부 여신에서 발생한 부실이 건전성과 수익성 전반에 큰 타격을 줄 우려가 따른다.
한국투자금융 (사진=한국투자증권)
건전성 주요 지표는 요주의이하여신비율 17.0%에 고정이하여신비율 10.6%로 나타난다. 1개월 이상 연체율도 4.7%로 높다.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1935억원으로 고정이하여신 대비 커버리지 비율이 43.0%에 불과하다. 부동산 관련 대출의 양적·질적 리스크에 비해 손실 흡수력이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유나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2분기 사업성 평가 기준 적용에 따른 순손실 이후 현재 시점에서는 관련 손실 인식이 대부분 마무리됨에 따라 3분기 수익성이 재차 회복되는 양상”이라면서도 “다만 부동산 여신 비중이 높기 때문에 비우호적인 부동산경기에서는 수익성 저하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고 그 폭이 클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부실채권 추가 발생 가능성과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 증가가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부동산 시장 개선 속도가 더디게 진행될 경우 대손상각비가 더 증가할 가능성도 예의주시되는 부분이다.
한국투자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3분기 실적 흑자의 경우 지난 2분기 PF 사업성 평가 기준 개정에 따른 영향에서 일시적으로 벗어난 것”이라면서 “다만 향후 만기 연장이나 인허가가 지연되는 사업장은 개정된 기준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기준에 따라 신규 여신의 선별 취급, 기존 여신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관련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