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사 삼중고)①조달비용 완화 신호…중소형사는 조달난 지속
채권 발행금리 지속적 하락…새해 이자비용도 경감
"신용등급 A급 이하 시장서 소외…금리차 1.5%p"
공개 2024-12-05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3일 17:5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새해 캐피탈사 영업이 ‘삼중고’에 처할 위기다. 여전히 높은 조달금리와 지속되는 부동산금융 리스크, 레버리지배율 규제 강화 등 부정적 요인이 산재했다. 영업자산 재원 확보부터 운용, 관리까지 프로세스 전반에서 위험이 감지된다. 특히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형 캐피탈사는 재무적 부담이 큰 상황이다. <IB토마토>는 캐피탈 업계 새해 전망을 조달·프로젝트파이낸싱(PF)·자본 세 가지 측면에서 중점적으로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캐피탈 업계가 내년에는 조달비용이 증가에서 감소로 추세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시장금리가 내려가면서 채권 발행금리도 지속적으로 하락한 덕이다. 신용등급이 높은 캐피탈사는 금리 여건이 우호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다만 등급이 낮은 중소형 캐피탈사는 여전히 금리가 높은 편이다. 조달시장 내 발행 여력이 부진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발행금리 지속 하락에도 조달비용 '증가'
 
3일 여신금융 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AA’급으로 우수한 캐피탈사는 지난달 공모 회사채 발행금리가 3.3%~3.5% 범위에서 결정됐다. 올해 초에는 4% 초반이었는데 점진적으로 낮아지면서 현재 수준까지 하락했다.
 
신용등급 ‘A’급은 발행금리가 4%~5% 정도다. 개별 캐피탈사 상황에 따라 4% 초반서부터 5% 초반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A급 캐피탈사 가운데 일부는 연초 발행금리가 6%를 넘어서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AA급 대비 금리 편차가 크고 완화 속도도 더딘 상태다.
 
‘BBB’급으로 열위한 곳은 채권 발행 자체가 어려운 모습이다. 시장 접근성이 기존보다 크게 떨어졌다. 공모에 나서더라도 금리가 5% 중후반 이상으로 매우 높은 수준에서 결정된다. 금융그룹 내 자회사인 경우 다른 계열사로부터 자금을 차입하면서 단기 대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발행금리는 하락 추세지만 조달비용은 증가 흐름이다. 과거 저금리 시절 발행했던 1%~2% 수준의 채권 만기가 아직 남아 있어서다. 해당 채권을 현재의 높은 금리로 차환하면 두 시점 사이 발행금리 차이만큼 비용이 불어난다. 고금리가 정점을 찍고 내려온 지 꽤 지났음에도 조달비용이 줄어들지 않은 이유다.
 
실제 할부금융 12개사의 합계 이자비용은 올 상반기 기준 1조7162억원으로 집계된다. 전년도 동기 대비 20.8%(2959억원) 증가했다. 이자비용의 82.8%가 사채 이자다. 리스 11개사는 같은 기간 9365억원에서 1조1553억원으로 23.4%(2187억원) 늘었다. 리스는 81.4%가 사채 이자로 나온다.
 
새해부터 이자비용 경감…중소형사 '예외'
 
올해 기준금리가 두 차례 인하됨에 따라 회사채 금리는 더 큰 폭의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캐피탈사가 발행하는 채권 역시 금리가 계속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캐피탈 업계는 특히 조달비용 규모도 내년부터 증가에서 감소로 대세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기존에 저금리로 발행했던 채권이 다수 차환됐고, 지난해 고금리로 내놨던 채권도 만기가 돌아오고 있어서다. 지난 2022년 4분기 이후 금리가 가파르게 올랐던 당시 발행금리는 6%를 넘어서기도 했는데, 금리가 높았던 만큼 만기를 2년 이하로 짧게 가져갔다. 해당 물량은 올해부터 만기가 도래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캐피탈 업계는 조달 환경이 개선됨에 따라 신규로 발행하는 채권 금리가 하향 안정화됐고, 저금리 시기 발행한 채권의 차환이 완료되고 있다”라면서 “기준금리 인하가 조달금리에 그대로 반영된다고 가정할 경우 내년부터 발행-만기 스프레드는 음(-)으로 전환돼 이자비용 부담이 경감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형 캐피탈사는 금리 하락에도 내년 전망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AA급과 달리 금리 하락 효과를 온전히 받아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이 낮은 만큼 시장의 온기가 가장 늦게 퍼지고 보수적으로 반영된다. 큰 폭의 하락 효과보다는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의 금리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공모 시장에서 채권 매수자인 기관투자자의 투자 수요도 낮은 상황이다. 중소형 캐피탈사는 자산건전성 저하부터 수익성 부진 등 열위한 재무적 상태가 그대로 노출됨에 따라 발행 시장에서 평가가 좋지 못하다. 시장에서 가장 소외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크레딧 연구원은 <IB토마토>에 “전체적으로 시장금리가 내려가면 여신전문금융사가 발행하는 사채도 AA급은 2%대까지 떨어질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 “결국 국고채 등 시장금리 상황에 달린 것인데, 다만 그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용등급이 낮은 캐피탈사 같은 경우 AA급 대비 금리차가 1.5%p 이상”이라며 “여기는 리그 자체가 다르다고 보이는데, 할인되는 요인이 잘 해소가 되지 않는다. 금리가 높아 메리트가 있어도 시장에서 썩 내켜 하지는 않는다”라고 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