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올바이오파마, 임상 성과 속도…R&D 투자 결실 보인다
HL192·바토클리맙 등 긍정적 소식
손실 전환했지만…바토클리맙 등 연구개발 강화
공개 2024-12-11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9일 16:5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한올바이오파마(009420)의 연구개발(R&D) 분야 성과 창출에 대한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최근 파킨슨병 치료제 'HL192' 임상 1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은 덕이다. 앞서 기술이전한 바토클리맙 등에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수령도 점쳐진다. 올해는 R&D 투자 확대 등으로 수익성이 꺾였지만, 회사는 파이프라인 강화 행보를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사진=한올바이오파마)
 
R&D 성과 '톡톡'…대웅제약도 '한몫'
 
9일 한올바이오파마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파킨슨병 치료제 HL192의 임상 1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임상 1상에서 1일 1회 경구 투여 시 Placebo 대비 우수한 안정성과 내약성을 확인했다.
 
해당 임상 결과를 토대로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HL192(ATH-399A)의 효능과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HL192는 뉴론 파마슈티컬즈가 발굴한 퇴행성 신경 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Nurr1을 활성화해 체내 도파민 수치를 높이고, 신경세포의 사멸을 막아 증상과 병인을 동시에 치료하는 것을 목표한다.
 
HL192는 한올바이오파마와 대웅제약(069620), 뉴론파마슈티컬즈가 공동 개발하고 있다. 지난 2022년 한올바이오파마와 대웅제약은 뉴론파마슈티컬즈의 초기 투자를 결정했다. 이후 지난해에는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 개발에 진입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대웅제약이 지분 30.85%(올해 3분기 말 기준)를 보유한 자회사다. 연구개발 시너지를 내기 위해 지분을 확보한 만큼, 안구건조증 치료제인 탄파너셉트(HL036)의 공동 개발도 진행 중이다. 올해 5월에는 탄파너셉트의 미국 임상 3상에 돌입했다.
 
모회사와 공동 개발하지 않는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HL161은 한올바이오파마가 개발해 이뮤노반트의 모회사인 '로이반트'에 기술이전한 자기면역질환 치료제다. 현재 HL161BKN(물질명 바토클리맙)과 HL161ANS(이뮤노반트 코드명: IMVT-1402)로 개발되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의 주력 파이프라인 바토클리맙은 현재 △중증근무력증(MG) △갑상선안병증(TED) △만성 염증성 탈출초성 다발성 신경병증(CIDP) △그레이브스병(GD) 등 총 7개의 적응증을 갖는다. 이 가운데, 그레이브스병의 진입 임상이 가장 먼저 점쳐진다. 한올바이오파마에 따르면 연내 첫 번째 적응증인 그레이브스병에 대한 등록 임상을 개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한올바이오파마는 로이반트를 대상으로 바토클리맙에 대한 기술이전을 체결했다. 총 계약금액은 5억250만달러(한화 약 7000억원대)이다. 당시 한올바이오파마는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으로 약 3000만달러(400억원대)를 수령했다. 여기에 연구비 2000만달러(200억원대)와 단계별 마일스톤 4억5250만달러(6000억원대)를 받는다는 내용도 함께 기재돼 있다. 최근 HL161ANS에 대해서 5건의 임상시험계획서(IND) 제출을 완료했으며, 내년 1분기까지 최대 5개의 등록 임상에 진입할 계획을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구체적인 계약서 사항은 공개가 어렵지만, 품목 허가를 받는 시점에 마일스톤 수령을 기대할 수 있다.
  
 
연구개발 성과가 나타나자 R&D 비용의 무형자산화 규모도 커졌다. 개발비의 자산화는 임상 3상 이상 또는 개발 완료 시점에서 연구개발에 사용한 비용을 무형자산으로 인식하는 것을 말한다. 향후 경제적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회계 처리 방법이다.
 
실제 한올바이오파마는 올해 연구개발비(율)로 313억원(30.55%)를 투자했는데, 이중 137억원을 무형자산으로 분류했다. 지난해 동기 239억원(23.21%) 중 57억원을 무형자산화한 것과 비교하면 금액이 불었다.
 
수익성 후퇴에도 R&D 투자 '올인'
 
올해는 수익성이 후퇴했지만 한올바이오파마는 파이프라인 강화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HL161BKN과 HL161ANS 등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기준 한올바이오파마는 25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기 영업이익 65억원을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적자로 돌아선 수치다. 이는 매출이 정체된 상황에서 R&D 투자 확대 등으로 인해 비용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전문의약품과 엘리가드 등 주력 제품과 상품을 내세우며 성장해왔다. 지난 2021년 매출액은 1016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1349억원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은 1025억원에 그쳤고, 지난해 동기(1032억원)와 비교해 정체기를 맞이했다.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활발한 신약개발로 인한 관련 비용이 늘면서 영업비용 방어에 실패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에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원가(율)과 판매비와 관리비(율)은 427억원(41.39%), 357억원(34.63%)이었으나, 올해 482억원(47.04%), 392억원(38.24%)으로 확대됐다.
 
이와 관련, 한올바이오파마 측은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의약품 매출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나 1분기부터 신약 사업 부문의 글로벌 임상 추진 (VELOS-4 준비 및 진입, HL192 임상 진행) 및 오픈콜라보레이션 계약(크리스탈 바이오사이언스 등)이 지속되며 R&D 비용이 늘었다"라며 "지난해 HL161BKN(바토클리맙)의 적응증별 임상 단계 진척에 따른 마일스톤이 올해는 발생하지 않은 점도 유효하게 작용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올바이오파마는 보유한 유동성 자금을 활용해 파이프라인 강화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한올바이오파마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유동금융자산 등 포함) 272억원이다. 지난해말(565억원)과 비교하면 줄긴 했지만 업계와 비교하면 넉넉한 수준이다.
 
실질적인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양수(+)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영업활동으로 58억원의 현금이 유입됐다. 직전연도 동기(266억원)와 비교하면 유입 폭이 줄었으나 여전히 양수를 띄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HL161BKN은 내년 1분기 중증근무력증(MG) 임상 3상 탑라인 결과와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성 신경병증(CIDP) 2b상 첫 중간 데이터 발표 예정이며, 갑상선안병증(TED) 임상 3상에 대한 탑라인 결과는 내년 하반기 확보를 목표하고 있다"라며 "그레이브스병(GD)은 HL161ANS로 후보물질을 변경해 연내 등록 임상을 개시할 예정이며, HL161ANS는 계열 내 최고(Best-in-class) 치료제로 평가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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