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 침체 속 빛난 실적…'부산갈매기' 날았다
당기순이익 감소에도 영업활동현금흐름 '껑충'
현금 유출입이 없는 가감으로 전년 대비 대폭 개선
빨라진 재고자산회전율…재고부담 개선 효과
공개 2024-12-10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6일 17:0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최근 주류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든 가운데 경남 최대 향토주류 기업인 무학(033920)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올해 초 출시한 '부산갈매기' 실적 호조가 이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 가운데 3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 유입도 지난해 대비 5배 가까이 확대됐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기초가 되는 당기순이익이 크게 줄었음에도 당기순이익 조정을 위한 가감으로 인한 손실과 재고자산 등의 감소로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 부채가 줄면서다.
 
(사진=무학 홈페이지)
 
재고자산 부담 줄이며 영업활동현금흐름 개선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무학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0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22억원) 대비 5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기타이익 등 감소로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금 유출입이 없는 가감으로 발생한 손실 규모가 지난해 동기 255억원에서 올해 94억원으로 150억원 이상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재고자산 부담을 덜어내면서 자산부채의 변동으로 유출된 현금도 전년 대비 42억원이 줄면서 현금창출력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기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현금의 유입과 유출을 나타내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시장예측을 잘못해 재고자산이 늘어나거나 결제 조건이 악화돼 매출채권이 증가하는 경우 영업활동현금흐름의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앞서 무학의 3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1년 354억원을 기록했으나, 이듬해인 2022년 20억원으로 급감했다. 연간 영업활동현금흐름도 2021년 462억원에서 2022년 281억원, 2023년 146억원으로 점진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에는 재고자산이 약 12억원가량 늘어난 점이 영업활동현금흐름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3분기에는 재고자산이 지난해 말 101억원 대비 감소한 91억원을 기록하면서 현금흐름이 개선됐다. 재고자산과 매입채무 등을 포함한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의 변동은 지난해 202억원 유출에서 올해 160억원 유출로 유출폭이 줄었다.
 
재고자산회전율도 빨라지고 있다. 해당 지표가 높을수록 재고가 소진되는 시간이 빨라짐을 의미한다. 지난 2020년 무학이 무가당 마케팅에 나서면서 재고자산회전율은 2020년 11.42회, 2021년 11.84회, 2022년 16.18회로 빨라졌다. 지난해에는 회전율이 15.38회로 소폭 줄었으나, 올해 3분기에는 15.96회로 재차 개선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 15.91회 보다 늘어난 수치다. 
 

신제품 호조에 성수기 앞두고 저도수버전 출시
 
이 가운데 올해 3월 출시한 '좋은데이 부산갈매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실적 성장도 이어지고 있다. 부산갈매기는 일반 소주보다 높은 19도로 출시됐으며, 국산 헛개 농축액을 첨가한 부산지역 한정 제품이다. 
 
출시 이후 올 2분기(4~6월) 매출액은 40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371억원) 대비 8.36% 증가했다. 앞서 1분기(1~3월) 매출이 지난해 388억원에서 올해 383억원으로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부산갈매기 호조로 3분기 누적 매출액도 1149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동기(1116억원) 대비 2.96% 늘었다. 무학은 지난 2021년 매출 1270억원, 2022년 1528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왔지만, 지난해에는 1466억원으로 감소한 바 있어, 부산갈매기로 연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최근 주류업계에서는 대형 주류사들과 지역소주 업체 간 양극화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점 기준 희석식 소주 시장 점유율은 하이트진로가 59.75%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롯데칠성음료는 18.0%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대형 주류사가 시장 점유율의 77.75%를 차지하고 있는 구조다. 각 지역을 대표하는 무학(7.99%), 금복주(4.08%), 대선주조(3.28%) 등 지역소주 업체들은 한 자릿수 점유율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무학의 점유율은 2020년 8.48% 2021년 7.78% 2022년 8.34%로 증감을 반복하며 연평균 8.2%를 이어왔지만, 지난해에는 이전 보다 점유율이 하락한 모습이다. 
 
영업이익은 올해 3분기 누적 127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120억원 대비 소폭 늘었다. 지난 2021년 연간 9억원 손실을 기록했던 영업손익은 2022년 156억원으로 개선된 이후 지난해 162억원으로 확대됐다. 
 
무한은 이달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기존 보다 낮아진 '좋은데이 부산갈매기16'을 출시했다. 기존 제품보다 낮은 16도로 생산해 저도수 트렌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에는 로컬 크리에이터와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해 마케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무학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지속적인 제품 변화를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찾기 위한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라며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전체 주류 소비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점진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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