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펠라 양양 오너스 클럽' 회원들에 청약금 1천만원 반환 절차 개시6천억원 규모 본PF 전환 아직…아윰 소유 PFV 지분 잔금 300억원도 미납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카펠라 양양 리조트’ 개발사업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끝에 좌초 위기에 놓였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약 3년간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투자자 모집에 총력을 쏟았음에도 사업성의 벽을 여전히 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카펠라 양양' 조감도.(사진=카펠라 양양 홈페이지 갈무리)
청약금 환급 착수…‘카펠라 양양 오너스 클럽’ 운영 중단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카펠라 양양 리조트’의 분양대행사는 전날 사전 청약자들을 대상으로 사업 무산에 따른 청약금 반환을 공지했다.
분양대행사는 서신을 통해 “지난 3년간 여러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약속을 지키고자 변함없는 의지로 사업을 추진해왔다”면서 “하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상황이 여전히 어둡고, 이를 개선하기 어렵게 돼 사업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강원도 양양군 손양면 송전리 21-7번지 일원에 252실 규모 콘도미니엄과 근린생활시설을 지어 신축 분양하는 프로젝트다. 사업 규모는 약 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사업 시행을 위해 지난 2021년 7월 설립된 마스턴제134호양양시사이드피리미어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이하 양양PFV)는 세계적인 호텔·리조트 그룹인 ‘카펠라’와 함께 이 부지 개발에 나섰다. 카펠라는 싱가포르와 중국, 태국, 호주, 몰디브 등지에서 리조트를 운영 중이다.
분양대행사가 '카펠라 양양 오너스 클럽' 회원들에게 보낸 공지.(사진=독자 제보)
회사는 지난 2022년 이 리조트 분양을 위해 ‘카펠라 양양 오너스 클럽’이라는 사전청약 형태의 멤버십을 조성해 운영했다. 당시 크리스티아노 리날리 카펠라 글로벌 CEO는 한국을 방문해 “한류 스타들과 재계 2~3세들이 상담 대기를 할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라며 사전청약 인기를 자평한 바 있다.
향후 리조트를 분양받기 위해 카펠라 양양 오너스 클럽에 가입한 회원들은 당시 1000만원의 청약금을 납부했다. 양양PFV는 이 청약금을 별도의 신탁계좌에 보관했다. 그러나 최근 양양PFV가 사업을 철수키로 하면서 회원들에게 해당 청약금을 환급한다는 계획이다.
40억원 이자비용도 못 내…개발사업 향방은
리조트의 분양대행사가 ‘카펠라 양양 오너스 클럽’ 회원들에게 사업 진행이 어렵다며 청약금 환급에 나섰음에도, 실제로 이 사업이 청산 절차에 돌입한 것은 아니라는 게 사업 주체 측의 설명이다.
양양PFV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카펠라 양양 오너스 클럽’과 카펠라 양양 리조트 개발의 주체는 다르다”면서 “분양대행사가 회원들에게 청약금을 환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발사업이 중단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양양PFV의 주주는 △신한은행 보통주 88.5% △마스턴투자운용 보통주 2.11% △미래에셋증권 보통주 0.75%·우선주 2.26% △IBK투자증권 우선주 1.99% △기타 개인 주주 보통주 4.29% 등으로 구성돼 있다. 신한은행이 이 사업의 대주이자 신탁업자로 참여한 것을 고려할 때, 마스턴투자운용이 신한은행을 통해 다수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지난 2021년 항공사 플라이강원의 최대주주인 아윰으로부터 이 개발사업 PFV의 지분을 인수키로 했다. 하지만 마스턴투자운용은 약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아윰에 지분 매입에 대한 잔금 약 300억원을 치르지 못한 상태다. 양측은 올해 5월까지 잔금을 납입키로 했지만, 아직 이행되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양양PFV의 총차입금은 △단기차입금 345억원 △장기차입금 390억원 등 총 735억원이다. 같은 시기 단기·장기차입금에 대한 미지급비용 총 41억원이 발생했다. 양양PFV는 개발에 사용된 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과 기타 유사한 금융비용 등은 ’기간비용‘으로 처리하고 있다. 이에 명시된 미지급비용에는 이자비용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마스턴투자운용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프로젝트가 브릿지론 단계에 있고, 아윰 측에 잔금을 납입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 본PF 전환 등 사업의 추진에 대해 밝힐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양양PFV는 지난 2022년 9월
태영건설(009410)과 5100억원 규모 ’양양 SEASIDE 리조트 신축 공사‘ 도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양측은 올해 5월 상호 합의에 의해 도급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시공사 선정에 관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