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틸, 해외시장 공략 박차…미 공장 짓고 현지화 '승부수'
철강 산업 부진에도 북미 수요 효과…매출·영업이익 모두 증가
미국 강관 수입 쿼터제 적용…현지 공장 건설로 수익성 개선 전망
공개 2023-09-27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2일 18:3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강관 제조사인 휴스틸(005010)이 철강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강관의 가격 상승이 매출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미국 정부의 강관 수출량 제한 조치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휴스틸은 미국 정부의 수출량 제한 조치를 피해 현지 공장 건설로 외형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높은 유가에 강관 가격 오르며 실적 향상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휴스틸의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액은 446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4381억원)보다 1.8% 증가한 실적이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매출보다 더 높다. 상반기 휴스틸의 영업이익은 1020억원으로 지난해(985억원)보다 3.6% 늘었다.
 
수출액 증가가 전체 실적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휴스틸의 수출액은 28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수출액(2522억원)보다 11% 증가했다. 반면, 내수판매량은 올해 상반기 151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683억원)에서 9.8% 줄었다.
 
 
실제 북미 시장에서 판매되는 강관 가격이 오르며 전체 수출 실적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으로 수출되는 강관 가격은 톤당 2천달러를 기록했다. 2021년 톤당 800달러에서 올해 상반기까지 내림 없이 지속적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 
 
강관 가격 상승은 유가 상승과 연관된다. 유가 상승으로 석유 산업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면 석유의 이동 수단이 되는 강관에 대한 수요도 증가한다. 올해 상반기 배럴당 66.7달러까지 내렸던 WTI 가격은 7월부터 고개를 들며 지난 15일 배럴당 90.8달러까지 오르며 고개를 들고 있다. WTI 가격이 3개월 내 최고가격을 기록하면서 석유 산업에 대한 투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강관 수요 증가는 원료인 열연강판의 미국 현지 가격도 상승시킨다. 열연강판 가격은 미국 현지의 강관 가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미국 현지의 열연강판 가격은 지난해 4분기 톤당 700달러 선에서 올해 상반기 1300달러를 넘어서며 강관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아울러 시장조사 기관인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세계 강관 시장은 올해부터 앞으로 5년간 연평균 6.7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중 북미 강관 시장은 전 세계 강관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미국 강관 가격이 오르면서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휴스틸뿐 아니라 다른 강관 수출사들에게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세아제강(306200)도 미국으로 강관을 수출하고 있는데, 올해 상반기 매출액 5099억원을 기록했다. 세아제강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4808억원)은 6.5% 증가했다.
 
미국의 수입 제한, 현지 공장 진출 필요성 키워

다만, 미국이 자국 강관 산업 보호를 위해 한국산 강관 수입 물량을 연간 103만톤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은 걸림돌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산 강관의 미국 수출량은 52만3천톤으로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낮은 물량이 수출될 예정이다. 특히 휴스틸의 수출 배정 물량은 연간 6만5천톤 수준이다.
 
휴스틸은 향후 수출량 제한 조치를 극복하고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위해 1244억원을 투입해 미국 텍사스주에 생산 공장을 직접 짓고 있다. 미국 공장을 통해 수출 제한을 피하면서 판매를 늘릴 수 있고, 수출 및 운송비용을 절감해 수익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휴스틸은 미국 공장을 통해 내년부터 연간 7만톤 규모의 강관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는 연간 수출 제한 물량을 뛰어 규모다. 올해 3분기 미국내 강관 가격(2천달러)을 적용하면 연간 1400만달러의 매출이 증가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이후 휴스틸은 장기적으로 미국 공장의 생산량을 연간 25만톤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미국 현지 생산을 통해 운송비와 수출비용 등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휴스틸의 판매비와 관리비(181억원) 중 운반비(32억원)와 수출비용(41억원)은 39.8%를 차지했다. 올해 판관비는 지난해 상반기 판관비(155억원)에서 18% 증가한 상태다.
 
휴스틸이 미국에 공장이 완성되면 휴스틸은 세아제강과 넥스틸(092790)에 이어 한국 강관사로는 세번째로 미국에 생산 기지를 가동하는 회사가 된다. 세아제강은 1978년 미국 현지에 합작을 통해 강관 제조 공장을 세웠다.
 
지난 2016년에는 에너지 수요 증가에 대비해 세아 스틸 USA를 100% 출자로 설립해 에너지 산업 전용 강관을 생산하고 있다. 넥스틸도 지난해 8월 텍사스주에서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넥스틸도 미국 현지 공장서 에너지용 강관만을 생산하고 있다. 휴스틸 역시 미국 공장에서 에너지용 강관을 전용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IB토마토>는 휴스틸 측에 미국 공장 설립의 기대 효과에 대해 질의했으나 담당자 출장을 이유로 답변을 받지 못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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