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젠이텍스, 300억 쌓았지만 배당 공백…'빚 부담'이 원인
323억원 규모 이익잉여금 쌓았지만 배당 없어
차입 부담에 현금창출력 약화까지…자금력 부진
현금 유출 없는 주식 배당도 실행하지 않아
공개 2024-11-13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1일 11:3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테라젠이텍스(066700)가 결손금을 털어내고 300억원대 이익잉여금을 쌓았지만, 수년째 현금배당을 실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형성장에도 현금창출력이 약화된 가운데 유동성 자금의 1.6배에 달하는 차입금까지 보유한 영향으로 관측된다.
 
테라젠이텍스 안산공장. (사진=테라젠이텍스 홈페이지)
 
300억원대 이익잉여금에도 무배당 계속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테라젠이텍스가 수년간 배당을 실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에는 56억원의 결손금이 누적돼 배당을 실행하지 못했다. 이후 2022년을 기점으로 이익잉여금을 쌓았지만, 배당 소식은 없다.
 
이익잉여금이란 기업이 경영을 하면서 발생한 순이익을 임직원 상여나 배당 등으로 처리하지 않고 누적한 이익금이다. 상법상 기업이 현금배당을 실행할 경우 현금 배당액의 10%를 자본금의 2분의 1까지 적립해야 하는 법정적립금을 제외한 미처분이익잉여금 등은 배당에 사용할 수 있다.
 
테라젠이텍스는 지난 2021년 114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고, 이에 결손금 56억원이 누적됐다. 그러나 바로 다음해인 2022년 곧바로 당기순이익(110억원)으로 전환하면서 이익잉여금(45억원)이 쌓이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대규모의 당기순이익 284억원이 발생해 이익잉여금을 301억원까지 올렸고, 올해 상반기말에도 323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문제는 소액주주의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도 배당을 실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테라젠이텍스의 올해 상반기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총 발행주식 수(3247만4435주) 중 소액주주의 소유 주식 비율은 79%(2565만3995주)다. 최대주주인 김성진 전 사내이사를 포함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9.12%뿐이다.
 
동종업계 기업들과 비교하면 화일약품의 배당이 부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유제약(000220)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누적으로 배당을 잠시 쉬긴 했지만,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지난 2021년과 2022년에는 두해 각각 총 20억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실시했다. 특히 이익 규모가 더 작은 선바이오(067370)는 지난해 크지 않은 금액의 당기순이익(46억원)이 발생했음에도 이익이여금(66억원)을 활용해 총 9억2300만원을 현금배당에 사용했다.
 
 
 
차입 부담에 유동성 골머리 앓지만…주식배당도 없어
 
회사는 배당을 실행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밝히진 않았지만, 자금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 테라젠이텍스는 255억원 규모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에 1.6배에 달하는 유동 차입금 등이 있어서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 테라젠이텍스가 보유한 유동 차입금과 사채는 409억원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차입금은 379억원에 달하며 교환사채(EB)는 약 30억원이 있다. 앞서 유동 차입금과 사채는 지난 2022년에는 276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해(347억원)를 거쳐 올해까지 규모가 확대됐다.
 
유동차입금 및 사채가 불어나자 유동비율도 저하됐다. 지난 2022년말 테라젠이텍스의 유동비율은 142.92%였지만, 지난해 말 134.61%까지 줄었다. 올해 상반기말(130.96%)에는 유동비율이 더 작아졌으며, 적정 기준인 200%에 못 미친다.
 
단기차입금은 기간 연장을 실행해 당장의 자금 유출을 막을 수 있다. 다만, 테라젠이텍스가 지불해야 하는 이자비용이 지난해 상반기 1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2억원으로 늘었다. 2022년 14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25억원까지 확대된 것과 비교하면 올해 이자비용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외형성장에도 현금창출력까지 꺾였다. 테라젠이텍스는 지난해(2217억원) 매출 2000억원대에 진입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124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는데, 지난해 상반기(1040억원)와 비교하면 몸집이 커졌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4억원에서 72억원으로 확대됐다.
 
그럼에도 당기순손익으로 시작하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부진한 수치를 나타냈다. 테라젠이텍스는 올해 상반기에 영업활동으로 24억원의 현금이 유입됐다. 여전히 양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해 상반기에는 65억원이 유입된 것과 비교해 꺾인 상태다.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현금 배당을 회피할 수 있다. 그러나 현금 유출이 발생하지 않는 주식배당도 실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배당은 현금으로 지급하지 않고 신주를 발행해 주주에게 부여하는 방식의 주주 가치 제고책이다. 통상 자금의 유출을 꺼리는 회사는 주식배당을 활용한다.
 
테라젠이테스 관계자는 차입금 상환과 배당 계획 등에 대한 <IB토마토>의 질문에 "내부 보안상의 이유로 답변하기 어렵다"라며 말을 아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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