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조일알미늄(018470)이 일반 알루미늄 소재에 비해 수익성이 높은 이차전지용 알루미늄 소재 매출 비중이 늘어나는 등 매출 포트폴리오 다변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올해 3분기 조일알미늄의 수익성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조일알미늄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효과는 앞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조일알미늄은
동원시스템즈(014820) 등 알루미늄 양극박 제조사에 알루미늄 소재 원료를 공급하고 있는데, 동원시스템즈는 캐즘(일시적 수요 감소) 현상에도 불구하고 설비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동원시스템즈의 배터리 관련 사업 매출은 캐즘에도 불구하고 올해 매출 확대가 예상되는 등 두 회사간 시너지 확대도 예상된다.
(사진=조일알미늄)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수익성 확대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일알미늄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3679억원, 영업이익은 13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매출(3405억원)과 영업이익(27억원)이 각각 8%, 392.6% 증가했다.
금속업계에 따르면 이차전지용 알루미늄 소재는 일반 알루미늄 소재에 비해 추가 가공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조일알미늄의 전체 매출에서 이차전지용 알루미늄 소재 비중이 높아지며 수익성이 확대된 것으로 파악된다.
조일알미늄은 롯데알미늄과 동원시스템즈 등 이차전지 양극박 제조사에게 알루미늄 소재를 납품하는데, 올해 3분기 두 회사가 조일알미늄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로 지난해 3분기 37%에서 8%포인트 상승했다. 조일알미늄이 알루미늄 소재를 공급하면, 롯데알미늄과 동원시스템즈는 이를 한 차례 더 가공해 이차전지에 탑재되는 양극박을 제조한다.
아울러 조일알미늄은 이차전지 관련 매출은 수출 매출액에서 확인할 수 있다. 롯데알미늄의 양극박 생산 공장이 헝가리에 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조일알미늄의 수출 매출은 81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534억원에서 51.7% 늘었다.
보통 조일알미늄 등 금속 가공사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알루미늄 원자재 가격와 유사하게 흘러간다. 그러나 조일알미늄은 수익성이 좋은 이차전지용 알루미늄 판매가 늘며 알루미늄 원자재 가격 상승률 이상의 수익성 증가율을 기록했다. 올해 1~3분기 알루미늄 원자재의 평균 가격은 1톤당 2367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269달러)보다 4.3% 뛰는데 그쳤다.
조일알미늄은 2022년부터 이차전지용 알루미늄 소재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시작했다. 이에 롯데알미늄과 동원시스템즈 등에 소재를 공급하는 등 매출 확대에 나선 바 있다. 다만, 지난해 1분기 롯데알미늄이 배터리 제조사가 승인하지 않은 설비를 이용해 제품을 생산한 까닭에 납품이 일시적으로 중단된 바 있다. 이에 조일알미늄도 일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는 해당 사건이 정상화되며 이차전지용 매출도 성장했다.
캐즘에도 불구…소재 구매액 증가
올해 이차전지 캐즘 현상에 이차전지 산업이 위축되고 있지만 조일알미늄은 이에 대한 영향을 덜 받는 모습이다. 현재 국내 이차전지 부품 제조사들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이에 대한 소재를 공급하는 조일알미늄도 매출 증가 효과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동원시스템즈는 배터리 관련 연구개발 인력을 확충하고 자동화 설비를 설치해 생산 능력을 늘리는 등 이차전지 부문 투자를 확대 중이다. 금속업계에 따르면 조일알미늄은 동원시스템즈와 이차전지용 알루미늄 소재 공급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금속업계에 따르면 국산 이차전지용 알루미늄 소재 시장은 공급 업체가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존재한다. 이에 이차전지용 알루미늄 소재에 대한 수요도 소수 공급 회사로 몰린다.
조일알미늄이 알루미늄 소재를 공급하는 동원시스템즈는 올해 3분기 누적 알루미늄 소재 구매액이 552억원을 기록했다. 해당 알루미늄 소재 구매액은 이차전지용 알루미늄 소재와 알루미늄 포장재 소재의 합계 구매액으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누적 구매액(476억원)보다 16% 늘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동원시스템즈의 알루미늄 배터리 소재 매출액은 400억원으로 15.3% 성장이 예상된다.
이는 캐즘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배터리 소재 매출(347억원)보다 소폭 증가한 전망치다. 소재 제조사의 특성상 전방 산업의 수요가 매출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 전방 산업의 수요가 성장이 예상된다. 이에 배터리 부문의 소재 구매 규모도 동반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반대로 알루미늄 포장재 등 매출액은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조일알미늄은 향후 지속적으로 이차전지용 알루미늄 소재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갈 전망이다. 조일알미늄은 롯데알미늄과도 이차전지 알루미늄 소재에 대해 2022년부터 2027년까지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업계에 따르면 조일알미늄이 공급하는 이차전지용 알루미늄 소재는 계약기간이 경과하면서 양이 늘어나는 구조로 알려졌다.
조일알미늄은 향후 이차전지용 소재 비중을 더욱 늘릴 것이란 전망도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조일알미늄은 올해부터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집계하는 등 탄소 관리를 시작했는데, 이러한 조치가 이차전지용 알루미늄 소재 비중 확대를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이차전지 제조사들은 공급망 전체에 탄소 배출량을 관리하는데, 이에 따라 협력사 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한편, 조일알미늄의 영업활동현금흐름도 개선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조일알미늄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1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95억원)에서 큰 폭으로 개선됐다. 지난해 3분기 순손실 22억원이 올해 순이익 66억원으로 전환된 영향이 크다.
한 금속업계 관계자는 “미국으로 이차전지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중국산 소재를 사용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국산 알루미늄 소재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이에 알루미늄 소재 수익성 확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조일알미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올해 3분기 수익성 확대의 원인은 알루미늄 소재 가격 상승이 원인이지만 이차전지 소재 부문의 성장이라 말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