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재무조직 한 단계 격상…'비용' 관리 강화 예고
재무그룹을 재무본부로 올려…신사업 투자 관련 비용 대응
지난해 재무팀에서 재무그룹 독립 후 영업현금흐름 개선 효과
향후 위성 및 신사업 투자 확대…지위 격상 후 비용 효율화 관측
공개 2024-11-14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2일 15:2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한국항공우주(047810)(이하 KAI)가 재무그룹을 재무본부로 한 단계 격상해 위성 등 향후 신사업 투자로 인한 비용 증가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KAI는 지난해 방산 등 수주 물량 증가에 따른 비용 증가로 7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영업활동현금흐름 유출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 규모(1337억원 유출)는 지난해 상반기(4326억원 유출) 대비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 재무팀을 재무그룹으로 격상하고 비용 관리에 적극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KAI는 최근 재무그룹을 재무본부로 다시 한번 격상하면서 향후 신사업 투자로 인한 비용 관리에서도 다시 한번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KAI 사천 본사 전경(사진=KAI)
 
수주 증가 속 영업활동현금흐름 마이너스 지속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잠정 집계된 KAI의 누적 매출은 2조5389억원, 영업이익은 1986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매출(2조3093억원)은 9.9%, 영업이익(932억원)은 2.1배 증가한 실적이다.
 
KAI의 실적 상승 원인에는 방산(방산·완제기·위성 등) 수주 물량 증가가 있다. 방산 부문의 수주는 연구개발뿐 아니라 시험 통과 등 절차가 있기 때문에 초기 비용이 많이 드는 것으로 파악된다. 수주가 증가하면 이에 따른 비용 증가폭도 커진다. 특히 지난해 말 KAI의 방산 수주액은 14조3965억원으로 직전연도 말(13조3283억원)에서 1조원 이상 늘었다. 올해 상반기 방산 부문 수주 잔고는 14조8453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1% 증가했다.
 
아울러 현재 KAI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중동 지역 수리온 헬기 수출 계약이 연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필리핀 FA-50 완제기 등 계약도 이르면 올해 중 이뤄질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이에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까지 전투기 등 수주 물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수주 물량의 증가는 향후 비용의 증가로 이어진다.
 
수주가 증가하고 있지만 KAI의 올해 상반기 비용 지출은 지난해보다 완화되고 있다. 지난해 KAI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7004억원에 달할 정도로 비용 지출이 컸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비용 지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올해 상반기 KAI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33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4326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지속적인 수주 증가에도 불구하고 현금흐름이 개선된 원인은 재무 부문의 적극적인 비용 관리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KAI는 지난해 말 재무팀을 재무그룹으로 격상하고 CFO(최고 재무책임자) 직위를 신설하는 등 지출 관리 등 비용 효율화 작업을 강화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
 
앞으로도 KAI의 중요한 과제는 재무 흐름 관리를 통한 현금성 자산 확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방산 부문의 수주 증가에 따른 비용 지출이 이어지는 가운데 위성 등 신사업 부문 투자도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일 KAI 이사회는 인공위성 통신부품 제조사 제노코 지분 37.95%(334만주)를 545억원에 현금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지분 취득은 내년 1월8일로 예정돼 있다. 아울러 지난 9월 KAI는 위성 영상 분석 기업인 메이사에 10억원을 추가 투자해 누적 투자액을 78억원으로 늘렸다.
 
그 외에 차세대 무인전투체계 등에 1025억원의 투자가 진행 중이다. 이에 올해 3분기 KAI의 투자 금액은 483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322억원)에서 50% 증가했다. 여기에 올해 3분기까지 경상적인 연구개발 비용으로 1904억원이 쓰였다.
 
또한 지난해 확대된 재무건전성 강화 기조도 함께 이어가야 한다. KAI는 지난해 말 순차입금 마이너스 상태 등 무차입 경영 상태였지만, 올해는 비용 증가 영향으로 자금 지출이 발생하며 순차입금이 증가하는 등 지난해보다 재무건전성이 다소 낮아졌다.
 
 
 
재무그룹 본부로 격상…비용 효율화 강화 전망
 
KAI는 지난 11일 재무그룹을 재무본부로 한 단계 격상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재무부문의 권한이 한층 더 강해지면서 향후 적극적인 지출 관리와 현금 유입을 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투자 재원 마련과 동시에 재무건전성 개선 강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비용 관리의 효과는 현금흐름에서 나타났다. KAI는 현금 유입을 늘려 영업활동현금흐름 마이너스를 줄이고 있다. 현재 KAI는 매출 증가 추세가 이어지면서 제조에 관한 비용들은 지난해와 지출 규모에서 5% 이내의 차이를 보이며 상대적으로 변동폭이 적었다. KAI의 재고자산 구매 지출액은 올해 상반기(2856억원)와 지난해 상반기(2945억원)와 3%가량 차이가 났다. 협력업체 선급금 등 기타자산 변동에 따른 현금 지출도 올해는 3526억원, 지난해는 3363억원으로 4.8%가량 증가했다.
 
그에 반해 운전자본 부담 경감에 큰 영향을 미친 항목은 선수금이었다. 수주 계약을 체결하면 선수금 등이 들어온다. 올해 상반기 KAI는 선수금 등 항목이 포함된 기타부채가 1824억원 증가하면서 현금 유입이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1199억원)보다 해당 항목에서 현금 유입액이 52.1% 증가했다.
 
아울러 매출채권도 증가폭이 둔화되면서 지난해 상반기보다 현금 현금 감소폭이 줄었다. 올해 상반기 KAI의 매출채권 증가에 따른 자금 지출액은 8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554억원)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KAI의 한층 더 강화된 재무 관리 강화 기조는 내년부터 효과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KAI가 내년 상반기 이후 영업이익률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완제기 등에 기술연구, 시험평가 등 개발비가 투입되는 까닭에 비용 지출이 크지만, 내년 하반기부터는 일반 제조 비용인 가공비가 개발비를 앞지르면서 등 비용 부담도 적어진다. 비용 부담이 줄어든 가운데 지출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면 현금성 자산이 확보될 여지도 커진다.
 
KAI 측은 향후 재무 관리 계획 등에 대한 <IB토마토>의 질문에 "재무본부 격상은 향후 투자 확대뿐 아니라 수출 증가에 따른 금융 지원 필요성 등이 대두됐기 때문이고, 전반적으로 재무관리를 철저하게 하기 위한 효과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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