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권영지 기자]
국제약품(002720)이 항염증치료제와 항혈소판제 등 화학합성 신약 2건 개발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 임상 진입까지 갈 길이 멀다. 신약 개발에 대한 투자는 올해 상반기 실적 단기 수익성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기대와 부담이 공존하고 있다.
(사진=국제약품)
신약은 걸음마 단계인데 개량신약 2건은 임상 2·3상까지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제약품은 현재 신약 2건과 개량신약 2건의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화학합성 신약으로 분류되는 항염증치료제와 항혈소판제는 각각 '비임상 진행', '선도물질 도출' 단계에 머물러 실제 임상시험 진입까지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함께 진행 중인 개량신약 2건 HCS-001(안구건조증 치료제, 임상2상 IND 승인 변경 중)과 TFC-003(녹내장 치료제, 임상3상 진행 중)은 상대적으로 개발 후반부에 근접했다. 신약과 개량신약 사이의 개발 속도 차이가 뚜렷하다.
항염증치료제는 mPGES-1(미세소체 프로스타글란딘 E 합성효소-1)을 선택적으로 저해해 염증과 통증을 제어하는 기전의 물질이다. 지난해 국가신약개발사업 비임상 과제에 선정되며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회사 측은 기존 항염증제 대비 위장관계·심혈관계 부작용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같은 표적으로 임상 중인 경쟁 약물은 아직 없다. 기존 COX-2 억제제 계열인 셀레콕시브(Celecoxib) 정도가 경쟁 제품으로 꼽힌다.
세계 시장 규모는 2033년 기준 2723억달러로 추산되지만, 정작 회사의 개발 단계는 아직 비임상 시험 진행 중에 머물러 있다. 향후 계획 또한 '비임상 완료 및 임상1상 IND 승인'에 그쳤다.
항혈소판제는 Glycoprotein IIb/IIIa의 inside-out 신호전달을 표적으로 하는 차세대 기전의 약물이다. 기존 항혈소판제 대비 항혈소판 작용은 강화하면서 출혈 등 부작용은 낮췄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시장 규모 역시 지난 2021년 20억 5000만달러에서 2029년 38억 2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현재 진행 단계는 '선도물질 도출'에 그치고 있다. 향후 계획도 '선도물질 최적화 및 후보물질 도출'로 명시돼 임상 진입은 이보다 한참 뒤의 일이다.
항염증제 10년째 비임상·항혈소판제 4년째 선도물질 단계
두 파이프라인의 개발 이력을 살펴보면 신약 개발 특유의 장기화 리스크가 드러난다. 항염증치료제는 2017년 연구를 시작해 올해로 벌써 10년째를 맞았지만 비임상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항혈소판제 역시 2022년 고려대학교·경북대학교 산학협력단으로부터 관련 특허권을 전용실시받은 뒤 4년이 지났지만 아직 선도물질 최적화 단계에 머물러 있다. 총 계약금액 7억 5000만원 중 계약금 3000만원만 지급된 상태다. 향후 국가신약개발 과제 선정과 임상 1~3상 IND 승인 등 단계별로 마일스톤 7억 2000만원이 추가로 지급될 예정으로 임상 진입 전까지 추가 비용 부담 또한 있다.
더 큰 문제는 신약 개발기간의 장기화가 수익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약품의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용은 38억 6100만원으로, 매출액 대비 비율은 4.21%를 기록했다. 매년 꾸준히 상승했다. 해당 비용은 지난해 연간 기준 3.91%, 2024년 3.01%의 비율을 차지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판매비와관리비 내 '연구비' 항목의 급증이다. 해당 항목은 지난해 상반기 12억 18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22억 7300만원으로 86.62%(10억 5511만원) 급증했다. 같은 기간 회사의 판관비 전체가 12.88%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연구비 증가 폭은 매우 크다.
시장에서는 국제약품이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에 힘을 싣는 것 자체는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다만 당장의 수익성 훼손을 감수하면서까지 연구개발 투자를 늘렸는데 정작 언제 임상 진입이나 기술수출 등 가시적 성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사실에 우려를 표한다. 비임상·선도물질 단계에 머물러 있는 두 신약 파이프라인이 실제 임상시험 진입 단계로 넘어가기까지는 최소 수년의 시간과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서다.
이에 대해 국제약품 측은 <IB토마토>에 "항염증치료제의 경우 내년 9월 IND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항혈소판제의 경우 올 초 국책과제로 선정돼 정상적으로 연구개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