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완전자본잠식 자회사에 또 50억…'제2 유노비아' 우려
유동비율 100%에도 적자 자회사 지원 지속
단기성부채 1162억원…현금성자산의 2배
지난 6월 완전자본잠식 유노비아 흡수합병
공개 2026-09-14 06:20:0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10일 17:3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일동제약(249420)이 빠듯한 자금 사정에도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연구개발(R&D) 자회사 아이리드비엠에스(iLeadBMS)에 50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누적 출자액은 149억원으로 늘었지만 아이리드비엠에스의 자본잠식 규모는 반년 만에 40%넘게 확대됐다. 앞서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유노비아를 흡수합병하고 비케이메디케어 투자금도 전액 손상 처리한 전례가 있어 이번 지원이 신약 개발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면 본사의 재무 부담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일동제약)
 
R&D 자회사 완전 자본 잠식 상태에도 또 50억 투입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동제약이 지분 48.9%를 보유한 종속기업 아이리드비엠에스는 올해 상반기 기준 자산 37억원, 부채 112억원으로 자본 총계가 마이너스(-) 75억원에 이르는 '완전 자본 잠식' 상태다. 지난해 말 자본 총계(-53억원)와 비교하면 반년 만에 자본 잠식 규모가 42%가량 확대됐다. 저분자 화합물 신약 연구·개발(R&D)사인 아이리드비엠에스는 지분율이 50%에 못 미치지만, 일동제약이 실질적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해 연결 대상 종속기업으로 편입해 관리 중이다.
 
같은 기간 자산은 지난해 말 7억 8000만원에서 37억원으로 4.7배 늘었지만, 부채 또한 61억원에서 112억원으로 84% 불어났다. 자산 증가분의 상당 부분이 일동제약의 추가 출자 자금인 반면, 부채 증가분은 해당 출자금에 대응하는 전환우선주 부채인 셈이어서 실질적인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R&D 자회사이지만, 일동제약의 추가 자금 투입이 우려를 사는 이유는 자체의 유동성이 넉넉하지 않아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일동제약의 유동비율은 100.3%다. 지난해 말(96.1%)보다는 소폭 개선됐지만, 1년 내 갚아야 할 부채 규모가 1년 내 현금화 가능한 자산 규모와 사실상 맞먹는 수준이어서 재무 여력은 여유롭지 않다.
 
동원할 수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34억원으로, 지난해 말(648억원)보다 17.7% 줄었다. 반면 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차입금·전환우선주부채 등으로 구성된 기타유동금융부채(단기성부채)는 1162억원에 달해 현금성 자산 2.18배다. 총차입금(1052억원) 역시 현금성 자산의 약 2배에 달하고, 순차입금도 450억원(449억원)에 육박한 상황에서 완전자본잠식 자회사에 계속 실탄을 투입하는 것은 본사의 재무 완충력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빡빡한 재무체력을 가진 일동제약은 올해 들어 아이리드비엠에스가 새로 발행한 전환우선주(5차) 100만주를 주당 5000원에 인수하며 50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해당 출자로 일동제약이 보유한 전환우선주부채 잔액은 59억원에서 85% 증가한 109억원이 됐다.
 
해당 전환우선주는 참가적·누적적 우선주다. 발행일로부터 10년간 우선주 1주당 아이리드비엠에스 보통주 1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됐다. 다만 자본잠식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전환권 행사를 통한 투자금 회수가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불투명하다.
 
일동제약은 아이리드비엠에스에 2021년 8월 이후 전환우선주 1~4차에 걸쳐 총 99억원을 투입한 바 있다. 올해 투입한 50억원까지 더하면 전환우선주 형태로만 누적 149억원을 아이리드비엠에스에 쏟아부었다. 
 
 
실적도 미진…유노비아처럼 흡수합병 가능성도 제기
 
일동제약의 지원에도 아이리드비엠에스의 적자 행진은 멈추지 않고 있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에만 2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6억원)과 비교해 손실 규모가 소폭 줄었음에도 적자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R&D 특성상 자금 소요가 불가피하지만, 실제 재무제표상 완전 자본 잠식이라는 괴리는 뚜렷하다. 비임상 단계 후보물질이 다수인만큼 상업화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추가 자금이 필요한 것을 고려하면 지속적인 모회사 자금 지원이 불가피하다.
 
공교롭게도 일동제약은 올해 또 다른 R&D 자회사였던 유노비아를 흡수 합병했다. 유노비아는 2023년 R&D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됐지만, 적자 행진을 못 이기고 다시 일동제약 품으로 흡수됐다. 흡수합병 직전인 지난 1분기 유노비아의 부채는 88억원, 자본 총계 -37억원으로 '완전 자본 잠식' 상태였다. 아이리드비엠에스에 기시감이 드는 이유다.
 
R&D 자회사뿐 아니라 다른 자회사들의 형편 또한 어렵다. 의료용 밴드, 반창고, 패치 및 위생용품을 전문 제조하는 비케이메디케어는 상환전환우선주 중심 자금 투입이 손실을 넘어 최근 기업 회생 절차를 밟았다. 비케이메디케어는 지난 5월 금융기관 차입금의 만기 연장과 상환에 실패하면서 부산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지난 7월에 법원으로부터 정식 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내려졌다.
 
일동제약은 2024년 비케이메디케어가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 50억원어치를 취득했고, 지분 관계는 없지만 전환권 행사 시 지배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해 해당 회사 역시 연결대상에 편입했다. 해당 금융자산의 장부가액은 지난해 말 평가이익이 반영돼 52억 8000만원까지 늘었지만, 회생절차 개시로 관련 우선주 장부가액을 전액 손상 처리했다. 비케이메디케어·유노비아는 아이리드비엠에스 역시 유사 경로를 밟을 수 있다는 경각심을 준다. 
 
한편, 아이리드비엠에스는 자가면역질환 치료 후보물질 'IL21120033'과 표적단백질분해(TPD) 기반 항암 분자접착제 후보물질 등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잇달아 희귀의약품 지정(ODD)을 받았다. 유럽류마티스학회(EULAR), 유럽종양학회 표적항암요법 학술대회(ESMO TAT) 등 국제 학회에서도 관련 연구 성과를 지속적으로 공개해 왔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아이리드비엠에스는 혁신 신약(퍼스트인클래스) 후보물질 발굴을 담당하는 계열사로, 자가면역, 섬유화증 질환 등과 관련해 유망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다양한 연구개발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R&D 프로젝트의 진행상황과 관련 시장 환경, 내외부 여건 등을 고려해 운영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고 답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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