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약품, 동화크립톤 8년 성적표…투자기업 절반 '0원'
전액 손상 3곳·제너럴바이오 손상·가치 상승 2곳
비중 66% 제너럴바이오…펀드 회복의 최대 변수
공개 2026-09-21 07:30:0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17일 15:1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동화약품(000020)이 과거 47억원을 출자해 만든 벤처투자 펀드 '동화크립톤'의 장부가가 8년 만에 42%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기업 발굴과 투자수익 창출을 목표로 조성된 펀드가 오히려 손실이 누적되는 구조로 흘러가면서 회사의 투자 심사와 사후관리 프로세스 기능의 실효성에 의구심이 생기고 있다.
 
(사진=동화약품)
 
동화크립톤 장부가, 47억원서 27억원…42% 감소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화약품이 올해 상반기 기준 지분 93.81%를 보유한 사모투자합자회사 동화크립톤의 별도 기준 장부가는 27억 18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 최초 출자 당시 47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8년 새 42.16%(19억 8189만원) 급감했다.
 
동화크립톤은 자본시장법상 사모투자전문회사(PEF)로 종속회사의 주식 또는 지분을 투자해 경영권 참여나 사업·지배구조 개선에 활용하고 그 수익을 회사 구성원들에게 분배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동화약품 재무제표에는 원가법으로 평가돼 계상되는데, 별도의 손상 사유가 없는 한 장부가가 스스로 움직이지 않는 방식이다. 그럼에도 장부가 자체가 최초 출자액 대비 크게 줄어 있다는 것은 그동안 펀드가 보유한 투자자산에서 상당한 규모의 손상이 이미 인식돼 반영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장부가 감소를 이끈 핵심 변수는 펀드의 최대 투자처인 '제너럴바이오'다. 동화크립톤이 보유한 6개 투자기업 중 제너럴바이오는 취득원가가 31억 6100만원으로 전체 포트폴리오(47억 6100만원)의 66.4%를 차지하는 최대 비중 종목이다.
 
해당 자산의 올 상반기 기준 장부금액은 24억 5900만원으로, 취득원가 대비 22.2%가 줄었다. 6개 종목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이 투입된 곳에서 발생한 손실인 만큼, 펀드 전체 성적에 미치는 영향도 가장 크다.

 
 
투자기업 3곳은 이미 장부가 '0원'
 
제너럴바이오 외에 눈에 띄는 것은 래드손·마리몬드·아마다스 3개 기업이다. 이들 3사의 장부금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나란히 '0원'으로 처리돼 있다. 합산 취득원가는 11억 5000만원으로, 회계상 투자금액 전액이 손상된 상태다.
 
반면 나머지 2개 투자기업은 오히려 가치가 늘었다. 주식회사 클라썸은 취득원가 1억 5000만원에서 장부금액 2억원으로 약 35%, 농업회사법인 록야는 취득원가 3억원에서 장부금액 4억 1500만원으로 34% 가량 증가했다.
 
이로써 동화크립톤의 포트폴리오는 △손실이 확정된 3개 기업 △손상이 진행 중인 제너럴바이오, △가치가 늘어난 2개 기업으로 나뉜다. 특히 자산 가치 기준으로는 제너럴바이오 한 종목의 등락이 펀드 전체 실적을 좌우하는 구조여서 향후 해당 회사의 실적과 추가 손상 여부가 동화크립톤 전체 가치를 좌우할 최대 변수로 꼽힌다.
 
이와 관련 동화약품 측은 <IB토마토>에 "동화약품은 해당 펀드의 출자자이며 제너럴바이오를 포함한 개별 투자자산의 운영 및 회수와 관련한 판단은 펀드 운용사가 담당하고 있다"며 "해당 펀드와 관련해 회사가 별도로 말할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답했다.
 
문제는 이 같은 부진한 성적표가 동화크립톤에 국한된 현상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동화약품의 연결재무제표를 살펴보면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으로 분류된 비상장주식 전체 역시 취득원가 104억 61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공정가치가 62억 4100만원으로 40.3% 감소했다. 상장주식도 취득원가 30억 1500만원에서 14억 7000만원으로 51.3% 급감했다. 유일하게 투자조합(펀드) 항목만 취득원가 264억 5300만원에서 272억 9100만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한편 동화약품은 광고선전비를 눈에 띄게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상반기 회사의 광고선전비는 99억원으로 전년 동기 163억원보다 39.6% 줄었다. 같은 기간 판매촉진비는 28억원에서 5억원으로 82.9%나 감소했다. 마케팅 비용을 줄이며 수익성도 개선됐다. 동화약품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215억원으로 전년 동기 29억원 대비 600% 이상 증가했다.
 
회사가 활명수와 판콜, 후시딘 등 인지도가 높은 OTC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광고·마케팅 투자가 브랜드 경쟁력 유지에 중요한 만큼 이번 비용 감축 행보는 동화약품의 자사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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