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모친 효성 지분 잇단 인수…1900억 효성중공업은 어디로
송광자 여사 보유 효성·효성화학 지분 전량 인수
효성중공업 지분 1900억원대…직접 인수 부담
경영권 효과 제한적…지주사 인수 가능성 부상
공개 2026-09-16 07:50:0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15일 16:1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올해 모친인 송광자 여사로부터 지주사 효성(004800)효성화학(298000) 지분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남은 효성중공업(298040)효성티앤씨(298020) 지분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송 여사가 보유한 효성중공업 지분은 주가 상승으로 인해 평가액이 2000억원을 웃도는 상황이다. 조 회장은 이미 부친에게 물려받은 주식의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고 있는 가운데 모친 지분까지 인수할 경우 자금 운용 부담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과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의 갈등이 장기화할수록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지분 정리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진=효성)
 
조현준 회장, 효성 지분 41.51%까지 확대…모친 지분 전량 인수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조현준 회장은 최근 송광자 여사가 보유한 효성과 효성화학 주식을 잇달아 장외에서 매입하며 개인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달 송 여사가 보유한 효성화학 주식 2만 3445주를 주당 6만 3700원에 전량 인수했다. 거래금액은 15억원이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의 효성화학 지분율은 12.40%에서 13.02%로 높아졌다.
 
이어 이달에는 송 여사가 보유한 효성 보통주 8만 2929주를 주당 14만 8300원에 장외에서 전량 매수했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의 효성 보유 주식 지분율도 41.02%에서 41.51%로 0.49%포인트 상승했다. 두 거래를 합한 조 회장이 올해 모친의 효성과 효성화학 지분을 취득하는 데 투입한 금액은 138억원이다.
 
 
이번 지분 이동은 조 회장과 조현문 전 부사장의 법적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조 회장은 지난달 조 전 부사장의 강요미수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처벌 의사를 밝혔다. 2024년 조 전 부사장이 부친에게 상속받은 재산을 공익재단에 출연하겠다고 밝히면서 제기됐던 화해 가능성도 최근 법정 대면을 계기로 다시 멀어진 상태다.
 
이에 재계에서는 가족 간 갈등이 장기간 이어지는 상황에서 모친 명의로 남은 지분이 조 회장에게 집중되면서 장남 중심의 지배구조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 회장은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효성 지분율을 41.51%까지 끌어올리는 동시에 가족관계 변화와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도 확대했다는 얘기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번 거래는 조 회장 개인의 지배력을 높이는 동시에 모친 명의로 남아 있는 재산의 불확실성을 줄였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증여가 아닌 장외매매를 통해 송 여사는 보유 주식을 현금화하고 조 회장은 해당 지분의 소유권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효성그룹 측은 <IB토마토>에 "이번 공시는 장외거래로 인한 특별관계자의 보유 주식 수 변동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중공업 지분만 1900억원

관건은 송 여사에게 남아 있는 효성중공업과 효성티앤씨 지분이다. 1944년생인 송 여사는 효성중공업 주식 6만 8530주와 효성티앤씨 주식 3만 1806주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은 두 회사 모두 약 0.73%다.
 
효성중공업 주가가 상승하면서 송 여사의 보유 지분 평가액은 14일 기준 1914억원까지 불어났다. 효성티앤씨 지분 평가액을 더하면 두 회사의 지분가치는 2000억원을 웃돈다. 올해 조 회장이 효성과 효성화학 지분을 인수하는 데 투입한 약 138억원과 비교하면 자금 규모에서 상당한 차이가 난다.
 
고령의 송 여사가 효성중공업 지분을 추가로 정리한다면 조 회장이 개인 자금으로 인수하기보다 지주회사 효성이 직접 취득하는 방안이 상대적으로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조 회장은 부친인 고 조석래 명예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주식에 대한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효성중공업 주식 45만6903주를 약 2596억원에 처분하면서 개인 지분율도 14.89%에서 9.99%로 낮아진 상태다.
 
현재 효성은 효성중공업 지분 32.4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주회사가 송 여사의 지분 0.73%를 인수하면 보유 지분율은 33.20%로 높아진다. 이미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어 지배력 강화 효과는 제한적이지만 핵심 자회사에서 발생하는 배당수입과 지분가치 상승분을 지주회사에 귀속시킬 수 있다. 가족 간 거래를 통해 조 회장 개인에게 지분을 집중시키는 것보다 지주회사 체제 안에서 지배구조를 단순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반면, 조 회장이 직접 인수할 유인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송 여사의 지분 0.73%가 효성중공업의 경영권을 좌우하는 수준이 아닌 데다 조 회장은 효성을 통해 간접 지배력을 행사하면서 효성중공업 지분 9.99%도 직접 보유하고 있다. 상속세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1900억원이 넘는 개인 자금을 추가 투입하는 것 또한 부담이다.
 
다만 조 회장에게 지분이 이전되면 효성과 효성화학에 이어 모친 명의로 남아 있던 핵심 계열사 지분까지 장남에게 집중된다. 가족 간 재산관계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동시에 조 회장의 개인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은 개인 인수의 배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조 회장이 모친의 효성중공업 지분까지 인수한다면 앞선 효성과 효성화학 거래와는 필요한 자금의 규모가 다르다"며 "상속세 연부연납이 진행 중인 만큼 배당수입만으로 충당할지 주식담보대출 등 외부 조달을 활용할지가 핵심"이라고 내다봤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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