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해외공장 5곳 중 3곳 반도 못 돌리는데…녹산공장 증설
중국 심양공장 가동률 26%…장기 저가동 지속
수출 생산능력 12억개로…해외 수요 흡수가 관건
공개 2026-09-16 07:30:0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12일 08:3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농심(004370) 해외 사업 고성장에도 관련 생산시설 5곳 중 3곳은 가동률이 50%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일부 공장은 생산 시설을 갖춘 지 20년이 넘도록 낮은 가동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저조한 가동률로 고정비 부담과 설비 비효율 문제가 야기된 가운데 추진되는 녹산공장 증설은 회사의 효율적인 생산 능력 활용 전략에 이목을 집중시킨다.
 
녹산공장 조감도. (사진=농심)
 
글로벌 외형 성장세에도 해외공장 과반 가동률 50% 밑돌아
 
14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의 해외 수요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농심 해외 법인 12개 중 러시아·홍콩·캐나다를 제외한 모든 법인의 매출액이 전년 반기 대비 상승했다. 특히 유럽은 같은 기간 92억원에서 803억원으로 8배 가까이 뛰었다.
 
실적과 달리 전체 생산 시설의 가동률만 놓고 보면 의문이 남는다. 농심의 올해 상반기 해외 사업소 생산 시설 평균가동률은 45.7%다. 전체 5개(심양·상해·청도·연변·농심USA) 중 3개가 가동률이 50% 이하다. 가동률이 50% 이하면 고정비 부담과 설비 효율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가동률 저조 지역은 중국 일부 지역과 미국에 집중됐다. 농심USA의 가동률은 2024년 59.7%에서 2025년 46.3%, 올해 상반기 44.1%로 2년 6개월 만에 15.6%p 낮아졌다. 다만 이를 수요 둔화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미국 제2공장 가동 등으로 생산능력이 크게 확대되면서 가동률의 분모 자체가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농심은 미국 현지 생산능력을 기존 LA공장 중심에서 제2공장까지 확대하며 주력 제품의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 중이다.
 
중국법인(상해·청도·심양·연변) 중 가동률이 낮은 법인들의 평균가동률 3년치를 놓고 보면, 심양농심은 2024년 20.7%, 2025년 24.4%, 올해 상반기 26.3%다. 회복세지만 가동률이 20%다. 청도농심은 같은 기간 44.7%, 40.2%, 48% 기록해 40%대에 머물고 있다.
 
농심은 현재 중국에 4개의 생산법인을 두고 있다. 미국처럼 한 국가의 수요 증가에 대응해 생산 시설을 확장하며 가동률이 낮아진 그림과는 다르다. 중국은 회사가 1998년 청도공장을 준공하고, 2000년에 심양공장, 2002년에 청도 제2공장을 준공하는 등 20년 이상 생산시설을 구축해 현지 시장을 공략한 지역이다. 비교적 오래된 공장에서의 가동률 저조 현상은 현재 생산 능력에 비해 실생산량이 충분히 올라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지 시장 경쟁, 공장별 생산물량 배분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농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미국은 생산성 향상을 위한 투자가 완료되며 불량률이 감소하는 등 동일한 양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됐고, 중국은 현지 신제품 수요가 늘며 가동률이 점차 개선 중이다"며 "향후 현지 수요에 맞춰 생산량과 가동률을 점진적으로 높여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해외 생산법인 가동률은 각 지역의 수요와 생산 효율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증설 중인 국내 녹산공장으로 효율성 높일 전망…국내외 '탄력 대응'
 
농심은 부산 녹산에 2043억원을 투자해 수출 전용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오는 10월 말 시가동에 들어갈 예정으로, 연간 생산능력은 약 5억개다. 기존 부산·구미공장의 수출용 생산능력을 합치면 국내 수출 생산능력은 연간 7억개에서 12억개로 늘어난다.
 
농심이 녹산공장을 짓는 이유는 해외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유럽을 비롯한 해외시장에서 라면 수요가 확대되며 기존 국내 생산시설만으로는 수출 물량을 안정적으로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다.
 
해외에 유휴 생산능력이 있는데도, 국내에 별도 수출 전용 공장을 짓는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이는 공장마다 지역이 다르고, 수요에 따라 전세계 유통망 이용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어서다. 생산 품목과 설비가 다른 점 역시 수요 대응에 제약이 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에 증설 중인 녹산공장이 이 같은 생산 제약 해소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수출 물량을 전담하는 생산 거점을 국내에 별도로 두면, 내수와 수출 생산 분리, 해외 주문 변화에 탄력적 대응이 가능해져서다. 결국 녹산공장 증설 핵심은 늘어난 생산능력을 얼마나 빠르게 채울 수 있느냐에 있다.
 
농심의 해외사업 성장세는 긍정적인 신호다. 해외 수요가 현재와 같은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녹산공장의 추가 생산능력을 흡수할 기반도 마련될 수 있다.
 
농심이 제시한 2030년 목표를 감안하면 생산능력 확대의 필요성은 분명하다. 농심은 2030년 매출 7조 3000억원, 해외사업 비중 6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 매출을 현재보다 크게 늘리려면 생산기반 역시 뒷받침돼야 한다.
 
농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향후에도 지역별 수요와 기존 생산시설의 운영 효율성을 고려해 추가 생산능력 확보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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