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보제약, API 한계에 R&D 10% 투입…재무체력 관건
중국·인도 저가 공세 속 API 한계 직면
R&D 비중 10% 돌파…기술 고도화 사활
공개 2026-06-18 07:00:00
이 기사는 2026년 06월 16일 16:5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경보제약(214390)이 고부가가치 바이오 기업으로 체질 개선에 사활을 걸었다. 회사는 중국과 인도 업체의 저가 공세로 기존 주력 사업 제네릭 원료의역품(API) 부문 수익성이 한계에 직면하자 매출액 10% 가량을 연구개발(R&D) 투자로 활용 중이다. 적극적인 투자로 대규모 자금 투입이 장기화된 만큼 재무체력이 관건으로 꼽힌다.
 
(사진=경보제약)
 
고강도 R&D 드라이브…매출 대비 10% 육박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보제약은 올해 1분기에 총 66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집행했다. 같은 기간 총매출액 661억원의 10.01%다. R&D 투자 기조는 수년째 지속해서 상승하는 추세다. 연도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을 살펴보면 2024년 7.06% 수준이던 투자 비중은 지난해 8.24%로 확대됐으며 올해 1분기에는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전통적인 제네릭 원료약 시장의 마진율 하락 극복 타개책으로 바이오 의약품 고도화라는 카드를 선택해 관련 투자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과감한 자금 집행에도 불구하고 연구 성과가 가시적인 매출로 연결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경보제약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가 차세대 핵심 과제로 추진 중인 자체 '접합기술(Conjugation)'과 '신규 Linker(링커) 기술'은 현재 랩(Lab) 단계 연구에 머물러 있다.
 
회사는 'Maleimide-VC-Exatecan' 기반의 ADC 링커 개발과 Flow Chemistry(연속흐름 반응) 기술을 개발 중이며 '말레이미드 접합 기술' 및 'MC-VC-MMAE' 링커 개발 등 관련 특허와 원천 기술 확보를 이어왔다. 지난해 1월에는 중앙연구소 내에 ADC연구센터 조직을 신설하고 전문 인력을 대거 충원해 현재 박사 10명, 석사 91명, 학사 17명 등 총 119명의 R&D 인력을 운용한다.
 
안타깝게도 해당 기술의 상업화는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당장 중단기적인 매출 기여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경보제약도 일정의 변동성이 존재한다고 답했다.
 
경보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ADC 생산시설은 연말 준공하고, 2027년에 GMP 인증 획득을 준비하고 있다"며  "빠르면 2027년 말부터 상업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GMP 인증 심사 일정 등에 따라 일부 변동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인도 저가 공세 속 ADC CDMO 진입 장벽 넘어야
 
경보제약이 ADC CDMO를 차세대 먹거리로 삼은 배경에는 기존 일반 API 사업의 구조적 한계가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원료의약품 시장은 풍부한 자본력과 저렴한 인건비를 앞세운 중국 및 인도 업체들이 저가 공세를 펼치면서 해당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회사가 대안으로 선택한 글로벌 ADC CDMO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은 대표적인 자본·기술 집약적 분야다. ADC는 항체와 약물, 그리고 이 둘을 연결하는 링커를 정밀하게 결합해야 하므로 고난도의 제조 기술 역량이 필수적이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로부터 수주를 따내기 위해서는 고도의 글로벌 가이드라인을 충족하는 GMP 생산 설비 확충이 전제돼야 한다. 실제로 지난 2024년 8월부터 오는 12월까지 회사는 960억원의 자금을 ADC 사업의 GMP 생산시설 투자에 투입하고 있다. 따라서 연구개발 성과가 실제 상업적 수주 계약으로 연결되기까지 막대한 선행 자금과 이를 버텨낼 재무적 체력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하는 성격의 시장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과감한 R&D 투자를 지탱해 줄 본업 이익창출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경보제약의 본업 영업이익률은 1%대에 머물러 있다. 올해 1분기 경보제약의 영업이익은 7억원으로 매출액(661억원) 대비 영업이익률은 1.05%에 불과하다.
 
본업에서 유입되는 현금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과감한 R&D 투자가 장기화될 경우 회사의 전반적인 재무 부담이 가중될 위험이 크다. 핵심 기술들의 상업화가 지연될 경우 현금 고갈에 따른 자금 압박이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 같은 대규모 시설 자금 투입과 R&D 비용 증가는 경보제약의 중단기 재무구조에 상당한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 1분기 회사의 유동자산 중 현금및현금성자산은 52억원으로 지난해 말(72억원) 대비 20억원 가량 줄었다.
 
부족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외부 차입에 의존하면서 주요 자산들이 대거 담보로 묶이는 등 재무적 유연성도 저하되는 추세다. 분기보고서상 담보제공 내역에 따르면 경보제약은 유형자산을 대출 담보로 제공해 한국산업은행으로부터 채권최고액 1182억원의 차입 조건을 설정했다.
 
결국 R&D 비용의 지속적인 증가와 ADC CDMO사업의 GMP 공장 완공까지 이어질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은 중단기적으로 부채 부담 가중과 이자비용 상승 등 재무구조 전반에 부담을 심화시킬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회사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이자보상배율이 적정 기준인 1배 미만인 0.82배까지 축소된 상태다. 일각에서는 경보제약의 고부가가치 바이오 체질 개선 성공 여부는 자금 조달과 재무리스크 관리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경보제약 측은 <IB토마토>에 "당사는 기존 주력 품목의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것을 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창출되는 현금을 향후 투자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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