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림로봇, 또 주주 손 벌려 계열투자…지배력 보강 논란
9억원대 일반공모 유증…자금 전액 타법인 취득
휴림인베스트먼트대부 70억 대여금 회수 변수
최대주주 지분 1% 미만에도 계열사 투자 지속
공개 2026-06-09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6월 05일 16:2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송혜림 기자] 국내 로봇 기업 휴림로봇(090710)이 본업 부진에도 일반 공모 유상증자를 통해 타법인 지분 투자에 나섰다. 일각에선 지분율이 1% 이하로 떨어진 최대 주주 휴림홀딩스가 휴림로봇을 중간 지주사로 활용해 지배력을 유지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계기업 대여금 상환 여부와 투자 대상 기업들의 실적 부진, 소송 리스크까지 맞물리면서 이번 증자를 둘러싼 주주들의 우려도 커질 전망이다.
 
휴림로봇 홈페이지. (출처=휴림로봇)

휴림로봇, 또 주주 손 벌려 유상증자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휴림로봇은 지난달 28일 유상증자로 9억9999만원을 모집하기 위해 10만1832주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발행 가액은 기존 주가에서 15% 할인된 9820원이다. 이번 일반 공모 청약에는 총 4480만692주가 몰리며 청약 경쟁률 439.95:1을 기록했다. 유상증자 신주 상장 예정일은 오는 18일이다. 
 

휴림로봇은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전액 타법인 증권 취득에 쓰겠다고 밝혔다. 다만 소액공모 공시서류상 구체적인 투자 대상은 특정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휴림로봇이 기존에 지분을 보유하거나 최근 지분 확대 움직임을 보인 이큐셀(160600), 휴림에이텍(078590), 파라텍(033540) 등 계열 투자와의 연관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휴림로봇은 휴림에이텍의 지분 25.6%, 이큐셀은 48.27%의 지분을 갖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말에도 이큐셀의 주식 118만5407주를 추가 취득하고, 휴림에이텍의 제 3자 배정 유상증자에도 참여하며 400만주를 새로 인수한 바 있다.

 
이번 유상증자는 일반 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므로 회사가 자체적으로 보유한 현금이 아니라 주주의 돈으로 지분 인수를 추진하게 된다. 다만 시장에선 시가총액이 1조2000억원에 달하는 기업이 10억원 못 미치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주주들에게 손을 벌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휴림로봇이 올해 1분기 기준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약 200억원에 달한다.
 
물론 기존 발행주식 대비 신주 비율은 0.09% 수준에 그쳐 단기적인 희석 부담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금액이 아니라 방식이다. 휴림로봇은 최근 3년 동안 최대주주를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제외하면 일반공모 방식으로 타법인 지분 취득자금을 조달하는 흐름을 반복해 왔다.
 
지난해 2월 진행한 유상증자도 이번과 마찬가지로 9억9999만원 규모였다. 자금 목적도 타법인 증권 취득이었다. 현행 자본시장 공시 체계상 모집가액 또는 매출가액 합계가 10억원 미만이면 증권신고서 제출 대상에서 제외된다. 소액공모는 증권신고서 제출 방식보다 심사와 공시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 신속한 자금조달이 가능하다. 그러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금 사용처와 투자위험을 제대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또, 지난해 말 종속기업인 휴림인베스트먼트대부에 대여한 70억원 자금 회수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는 정황도 증자 배경으로 추정된다. 휴림인베스트먼트대부는 휴림로봇이 지난 2024년 9월 100% 지분으로 설립한 자회사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난달 18일에 자금을 상환 받기로 했으나, 같은 달 26일에 유상 증자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휴림인베스트먼트대부는 지난해 말 CB의 전환 청구 기간이 도래해 의결권 지분이 55.6%에서 45.5%로 하락 휴림로봇 종속기업에서 관계 기업으로 지위가 변경됐다. 올해 1분기 오늘이엔엠이 갖고 있던 기업의 CB 일부를 다시 사들여 지분율을 끌어올렸으나, 여전히 지분율 과반이 안 돼 못해 관계 기업으로 남았다. 여기에 휴림인베스트먼트대부가 당기순손실을 기록함에 따라 장부금액은 지난해 말 61억원에서 54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분율 1% 미만' 최대주주, 휴림로봇 통해 계열 지배망 보강
 
일각에선 휴림로봇의 최대 주주인 휴림홀딩스가 올해는 휴림로봇을 중간지주사로 활용해 대신 계열사 지분을 취득하려는 게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다. 최대주주가 직접 지분을 늘려 경영권을 방어하는 것이 아니라 상장사인 휴림로봇의 자금조달과 투자 집행을 통해 계열 지배력을 유지하는 구조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앞서 지난 4월 휴림홀딩스는 채권자 휴앤미, 딥랩코리아 등과 맺은 주식담보 계약의 담보권이 실행되면서 보유 지분이 대거 매각됐다. 이에 따라 휴림홀딩스의 보유 주식은 기존 621만6365주에서 103만7710주로 급감했다. 지분율은 5.2%에서 0.87%로 하락했다. 반대매매에 따라 최대 주주 변경은 없지만 지분율이 1% 아래로 떨어지면서 경영권이 취약해졌다.
 
 
물론 휴림로봇도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하기엔 재무 상황이 여의치 않다. 올해 들어 제조업용 로봇과 서비스 로봇, 자동차 내외장재, 2차전지 등 전 사업 부분에서 부진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300억원으로 40.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결손금은 719억원으로 전년(701억원)보다 10억원 넘게 커졌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93억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현금성 자산은 199억원으로 전년 동기(366억원) 대비 반 토막이 났다.
 
계열사 투자 성과도 뚜렷하지 않다. 올해 1분기 지분법이익은 4478만원으로 전분기 26억6556만원 대비 급감했다. 반면 같은 기간 지분법손실은 3억6015만원에서 8억2880만원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관계기업 투자손익은 7억9282만원 손실로 전환했다. 재무 구조가 약화된 계열사에 대한 투자가 오히려 손실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표적으로 이큐셀은 휴림로봇이 2024년 7월 지분 34.7%를 취득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분야의 장비 제조 기업이다. 기존 로봇 사업과 2차전지 장비 사업에 이큐셀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 경영권을 강화했다. 다만 이큐셀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1% 줄었다. 순이익은 12억원 적자 전환했다. 자동차용 부품 기업 휴림에이텍 역시 매출 158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줄었고 순이익 적자 전환했다.
 
소송 리스크도 있다. 이큐셀은 올해 상반기에만 공사대금·물품 대금 청구 관련으로 법정 소송 세 건을 치르고 있다. 소송 가액만 외화를 포함해 28억원에 달한다. 
 
<IB토마토>는 휴림로봇 측에 계열사 지분 투자 배경과 휴림인베스트먼트대부 대여금 회수 여부에 대해 문의했으나 답변이 없었다.
 
송혜림 기자 divi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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