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삼성생명(032830)이 보험료 신용카드 납입을 계열사인
삼성카드(029780) 한 곳에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카드납을 제한적으로 운영하는 보험사는 적지 않지만 허용 카드사를 계열사 한 곳으로만 묶은 곳은 삼성생명이 유일하다. 수수료 부담을 이유로 카드납에 소극적인 업계 관행에 소비자 선택권 제한과 계열사 우선주의 문제가 더해진 모습이다. 생보업계 1위 회사가 결제 편의보다 계열사 거래 구조를 앞세웠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사진=삼성생명)
보장성보험 상품 37개 모두 삼성카드만 가능
16일 생명보험협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자사가 판매 중인 37개 상품에 대해 보험료 납입이 가능한 신용카드사로 계열사인 삼성카드 한 곳만 설정해 두고 있다. 정기보험부터 실손의료보험, 상해보험, 건강보험, 암치료보험, 치아보험, 미니생활보험, 대출안심보험 등 공시된 보장성보험 모든 상품이 대상이다.
일반 보험상품의 보험료 납입은 보험업 감독규정에 따라 현금수납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계좌이체나 신용카드 결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신용카드 결제는 보험사와 카드사 간 가맹점 계약 형태로 구체적인 내용과 형태를 자유롭게 정한다.
삼성생명은 생명보험 업계서 순위가 단독 선두를 달리는 곳임에도 카드 납입에 제한을 걸었다. 현재 다수의 중소형 보험사와 외국계 보험사, 디지털 전문 보험사 등은 카드 납입을 다양하게 허용하고 있다.
삼성생명 이외 명단으로는 ▲흥국생명(24개) ▲iM라이프(4개) ▲
미래에셋생명(085620)(3개) ▲DB생명(29개) ▲
동양생명(082640)(22개) ▲KB라이프(9개) ▲신한라이프(31개) ▲처브라이프(9개) ▲하나생명(11개) ▲BNP파리바카디프생명(2걔) ▲푸본현대생명(23개) ▲라이나생명(77개) ▲AIA생명(14개) ▲NH농협생명(32개)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16개) 등이 있다.
특히 다른 보험사들은 최소 4개 카드사에서 최대 전 카드사로 허용 범위를 폭넓게 설정해뒀다. 삼성생명처럼 카드 계열사가 있는 보험사 역시 마찬가지다. KB라이프는 KB국민카드(제휴카드 한정)로만 납입할 수 있는 상품이 건강보험 4개가 있지만 나머지 5개는 전 카드사에서 가능하다.
신한카드가 있는 신한라이프의 경우 보장성보험 30개는 8개 카드사에서 납입할 수 있으며, 저축성보험인 연금보험 상품 1개가 신한카드로만 결제 가능하다. NH농협생명은 32개 모든 상품에서 NH농협카드를 포함해 4개 카드사로 이용할 수 있도록 설정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삼성카드만 허용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IB토마토>에 "경쟁 입찰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수수료 부담 때문에 선택권 제한…"원칙적으로 다 열어놔야"
보험사가 카드결제를 꺼리는 이유는 2%에 달하는 높은 수수료 부담 때문이다.
한화생명(088350)이나 교보생명, IBK연금보험은 카드 납부 자체를 열어두지 않고 있으며 ABL생명과 메트라이프생명은 카드납 지수가 사실상 없는 수준으로 미미하다.
카드 납입을 허용하고 있는 곳도 ▲순수보장형으로 제한 ▲일시납 상품 불가 ▲통신판매채널 보장성상품으로 제한 ▲비대면·온라인채널만 가능 ▲신규신청 건 불가 ▲월 보험료 특정액 이상 등으로 계약 내용을 제한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일부 상품에 대해 순수보장형으로 제한, 일시납 상품 불가라는 두 가지 빗장을 걸어뒀다. 게다가 다른 보험사와 달리 허용 가능한 카드사를 계열사 하나로만 설정해뒀다는 점에서 수수료 몰아주기 비판도 피할 수 없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계열사 같은 경우 카드 납입을 열어둬 상계 처리를 한다든지 등의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라면서 "계열사가 아닌 다른 카드사에 대해서는 부담이 되기 때문에 닫아둔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부회장은 <IB토마토> "소비자 편의를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다 해주는 것이 맞다"라면서 "다만 보험사 입장에서는 수수료 부담 문제가 있어서 계열사 카드만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수료 증가는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되고 전 계약자가 손해를 볼 수도 있는 구조"라며 "점진적으로 개선돼야 하는 사안이지만 계속 미뤄지고 있는데, 형평성 문제가 지적될 수 있고 결국에는 수수료를 더 낮게 하는 등의 방식으로 협의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