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한파)②공적채권 270조 폭탄…회사채·여전채 수급 압박
만기도래액만 240조…순증 땐 270조원 전망
수급 부담 커진 크레딧…회사채·여전채 순상환 지속
공개 2026-06-09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6월 04일 18:0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시장의 시선은 이미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쏠리고 있다. 물가와 환율 부담이 이어지면서 한은의 매파적 색채가 뚜렷해졌고 시장에서는 올 하반기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크레딧 채권 시장에서는 국고채와의 금리 차가 벌어지는 스프레드 확대 압력이 커지고 있다. 회사채 발행이 위축된 상황에서 공적채권 물량까지 늘어나며 수급 부담도 가중되는 분위기다. 금리와 수급이 동시에 흔들릴 경우 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에도 부담이 불가피하다. <IB토마토>는 통화정책 전환이 하반기 크레딧 시장과 기업 조달 환경에 미칠 영향을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크레딧 수급에서는 공적채권(공사채와 특수은행채) 발행 증가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적채권은 올해 발행 규모가 예년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크레딧 수급을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특히 회사채와 여신전문금융사채(여전채)는 금리 부담 탓에 이미 순상환 기조를 나타내고 있다. 발행 부담이 하반기까지 이어져 순발행이 제한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공적채권 최대 270조원 전망…크레딧 수급에 부정적 요인
 
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공적채권은 총 240조원이다. 분기별 도래액이 1분기 58조원, 2분기 64조원, 3분기 61조원, 4분기 57조원으로 예정됐다. 차환만 가정해도 연간 240조원 규모의 발행이 필요하다.
 
올해 만기 도래액은 예년보다 훨씬 큰 수준이다. 최근 3년 흐름이 2023년 185조원, 2024년 200조원, 2025년 218조원 등으로 나타난다. 만기 도래액 차환에 순증까지 더한 최종 발행액은 2023년 228조원, 2024년 215조원, 2025년 228조원이다.
 
차환에 순증까지 고려하면 올해 발행액은 240조원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지난 1분기에는 발행액이 64조원을 기록해 만기 도래액보다 6조원가량 많았다. 통상 공적채권은 분기가 지날수록 발행액이 늘어나는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연간 예상치가 시장 전망보다 크게 잡힐 가능성도 따른다.
 
김상만 하나증권 크레딧 연구원은 "과거 분기별 순증 추이를 감안하면 올해 발행 규모는 270조원을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라면서 "이 경우 전년도 대비 증가율이 약 20% 내외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공적채권 물량 증가는 크레딧 수급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한다. 시장 내 수요(기관투자)는 한정적인 반면 공급만 크게 늘어나는 셈이기 때문이다. 특히 공적채권은 발행 주체가 공기업인 만큼 신용도가 높아 재무적으로 안정적이고, 수익률 환경도 금리상승 시점이라 매력도가 높다. 크레딧 발행이나 수요 모두 위축될 수 있다.
 
크레딧 시장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물량 영향도 있지만 발행에 나서게 될 때 심리적으로 부담을 받는다"라면서 "공적채권 물량과 기간 등에 대한 우려가 있다"라고 말했다.
 
크레딧 발행기관 입장에서는 캐리 매력 확보를 위해 채권의 이자 수익률을 보다 높게 쳐줘야 한다. 그만큼 국공채와의 금리 격차가 벌어져 크레딧 스프레드는 확대 압력이 더 커지게 된다.
 
 
회사채·여전채 '순상환' 기록…하반기도 같은 흐름에 '무게'
 
크레딧 발행 양상은 높은 조달금리 탓에 부진한 모습이다. 1분기 기준 은행채는 2.9조원 순발행했지만 회사채와 여전채는 각각 3.6조원, 1.2조원 순상환했다. 순상환은 기존에 발행했던 채권의 만기가 돌아와 상환한 물량이 신규 발행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매년 1분기 기준 회사채와 여전채가 순상환을 기록한 것은 최근 5년 중 올해가 유일했다.
 
회사채와 여전채는 발행액 자체가 많지 않았다. 최근 3년 중 가장 적었다. 각 1분기 기준 회사채 발행액은 ▲2024년 31.2조원 ▲2025년 34.1조원 ▲2026년 26.4조원 등이다. 여전채는 ▲2024년 22.7조원 ▲2025년 21.6조원 ▲2026년 18.5조원으로 확인된다.
 
회사채는 발행 목적도 차환이 우세한 상태다. 지난 3월 기준 발행 비중의 85.6%가 차환 성격이다. 지난해 말에는 79.6%였다. 반대로 시설투자나 운영자금 비중은 계속 낮아졌다. 올 하반기 역시 차환 목적의 발행이 주를 이룰 것으로 평가된다.
 
여전채를 발행하는 신용카드사와 캐피탈사는 여신전문금융 구조적 특성상 자금 조달 목적의 채권 발행을 지속해야 한다. 다만 적극적으로 나서기엔 조달금리가 높아 이자 부담이 큰 상황이다. 비용 관리를 우선시하는 전략에 따라 제한적인 발행이 불가피하다.
 
금융투자 업계서는 회사채와 여전채 모두 하반기에도 순발행이 제한되거나 순상환 기조를 그대로 이어갈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성종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카드사는 카드론 취급 등이 과거보다 줄어든 점을 고려할 때 공격적인 자산 성장이 제한적"이라며 "캐피탈사의 경우 일괄신고서상 발행예정액을 만기 도래액 대비 낮은 수준으로 계획하는 등 자산 성장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포커스를 뒀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금리 상승과 변동성 확대로 기업들의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은 규모가 감소했다"라면서 "은행 대출과 단기자금 시장을 통해 대응하고 있으며, 회사채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순상환 기조가 예상된다"라고 내다봤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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