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상품판도)②ELS 대신 ETF로 수수료 장사…비이자이익 '착시'
은행권 투자 상품 다양화해 수수료 챙겨
일각선 근본적인 해석 자체가 틀렸다는 지적도
공개 2026-05-28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5월 22일 17:2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은행권 투자상품 판매 지형이 바뀌고 있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 이후 고난도 파생결합상품 판매는 위축된 반면, 증시 활황을 타고 상장지수펀드(ETF)와 신탁·퇴직연금 채널을 통한 자산관리 수수료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자이익 성장 둔화와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맞물린 상황에서 은행권이 비이자수익 확대의 돌파구를 투자상품 판매에서 찾는 모습이다. 다만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투자상품 판매가 늘어나는 만큼 불완전판매 리스크 관리도 함께 시험대에 올랐다. <IB토마토>는 이자이익 성장이 정책 압박으로 제약받는 상황에서 은행이 투자상품 판매를 강화할 수밖에 없는 배경을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은행권이 주춤했던 투자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23~2024년 홍콩H지수 ELS 손실 사태 이후 고난도 파생결합상품 판매가 위축되면서 한동안 주춤했던 투자상품 판매가 ETF와 지수연동예금(ELD) 중심으로 재편돼 반등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비이자이익 확보에 이만한 효자 상품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혁신 상품이 아닌 자기 책임 투자 상품으로 비이자수익을 늘리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사진-은행연합회)
 
ETF 잔액 급증…퇴직연금·신탁이 판매 통로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21일 기준 ETF 잔액은 19조2467억원이다. 1년 전 9조3383억원 대비 106%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말에 비해서도 4대 은행 합계 기준 60% 넘게 불어났다. 증시 활황에 투자 수요가 커진 데다, 퇴직연금과 특정금전신탁을 통한 ETF 판매가 확대된 영향이다.
 
기록적인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은행권의 지난 1분기 수수료 수익도 크게 성장했다. 신탁수수료 등이 확대되면서 수취한 수수료가 대폭 늘어난 덕분이다. 특히 은행권 퇴직연금의 경우 운용관리수수료, 자산관리수수료와 상품관련 수수료까지 수취할 수 있다.
 
특히 퇴직연금의 경우 은행이 적립금 운용 현황을 기록하고 보관하며 가입자가 선정한 운용방법을 퇴직연금사업자에 전달하는 등 운용관리 업무를 수행한다. 부담금을 수령하고 적립금의 보관과 관리, 운용지시 이행 등이 자산관리 업무에 포함돼 해당 업무에 대한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은행은 신탁이나 퇴직연금 등을 통해 ETF를 비롯한 투자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홍콩H지수 ELS도 판매 상품이었으나, 일부 은행을 제외하면 ELS가 아닌 ETF로 주력 상품을 수정했다. 
 
ETF와 함께 지수연동예금(ELD)의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ELD는 원금 보장 상품이다. 예금과 유사하지만, 주가지수에 투자하는 예금상품으로 기본 금리에 조건 충족 시 추가로 금리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은행권은 기초 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을 초과할 경우 수익이 제한되는 낙아웃 구조가 없이 상승 구간에 따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가 적용된 상품도 출시하고 있다.
 
농협은행도 ELD를 연이어 선보였다. 기대 수익률을 최고 10%까지 보고 있는데, 특히 코스피200지수 변동을 추종하는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만기 1년형 상품으로 낙아웃의 유무에 따라 상품이 달라진다. 수익률 조기 확정의 경우 낙아웃이 적용되는데, 1형은 30%, 2형은 25% 초과 상승시 최저금리로 만기 수익률이 확정되는 구조다.
 
ELD의 경우 금리가 일정 범위 내에서 움직여야하는데, 한번이라도 초과 금리를 넘기면 최저금리가 확정되는 구조다. 특히 중도해지를 하더라도 적용금리가 달라진다. 통상적으로 ELD는 원금을 보장하지만 중도에 해지하면 이자가 붙지않고 수수료도 내야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은행별로 차이가 있는데, 중도해지시 기간에 따라 0.1% 내외로 적용된다.
 
수수료 수익 확대…혁신보다 판매 의존 논란
 
최근 은행권의 효자는 단연 ETF다. 은행권이 ELD 상품을 출시하고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판매했으나, 잔액은 전체적을 감소세다. 지난해 증가율을 보인 데 반해 증권 시장이 기록적인 수준의 활황을 기록하면서 지수 추종 예금 등 예금 상품에서 ETF로 이동한 탓이다. 
 
은행의 ETF 판매는 보통 두 유형 중 하나다. 퇴직연금 안에서 ETF를 판매하거나, 신탁을 통해 이뤄진다. 올해 1분기 은행 실적을 견인한 상품이 ETF인 만큼, 퇴직연금인 IRP나 DC형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본래 ETF는 증권 계좌를 개설하고 주식처럼 거래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퇴직연금 운용 포트폴리오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퇴직연금 운용액과 ETF의 판매량이 늘어나자 은행들도 ETF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1분기 기준 가장 큰 비이자수익 성장을 보인 국민은행의 경우 은행 홈페이지에서 수익률 등을 볼 수 있는 원리금 비보장 ETF의 경우 지난 4월 기준 1186개에 달한다.
 
수수료는 퇴직연금의 유형과 비중에 따라 달리 적용되는데, DC 운용관리수수료의 경우 0.1%, 자산관리수수료는 0.3%다. 개인형 IRP는 개인부담금 1억원을 기점으로 0.1%와 0.07%로 나뉜다. 해당 자산도 신탁 자산으로 분류되며 자산관리 수수료는 5000만원을 기준으로 0.2%와 0.18%로 나눈다. 
 
다만 은행권이 퇴직연금과 신탁을 중심으로 ETF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비이자이익 확대에 대한 해석이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증시 호황에 기대 투자 상품을 판매하며 수수료를 취하고 있는 것이지, 금융 혁신을 통해 이자이익 구조를 탈피한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당초 말한 비이자이익 강화는 은행의 혁신을 통해 구조적인 한계를 타파하라는 뜻이었다"라며 "최근 투자상품 수수료에 집중하는 모습이 보여 해석을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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