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제조 자회사 건강한사람들 6년 연속 순손실 기록2024년 비효율사업 정리했지만 ‘건사’는 정리대상 제외1000억원대 자금지원·내부거래 높여도 흑자전환 못해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남양유업(003920)이 6년 간 적자인 자회사에 대해 뚜렷한 전략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2024년 자회사 3개만 남기고 비효율 사업을 모두 정리했지만, 6년 연속 마이너스인 자회사 ‘건강한사람들’은 정리 대상에서 제외했다. 남양유업은 순손실을 기록한 상황에서도 건강한사람들에 대한 자금 조달을 지속했고 내부거래 비중도 높여왔지만, 흑자전환은 매년 실패했다. 유업계 침체로 남양유업 또한 비용을 줄여 이익을 방어하는 가운데, 자회사 관리 전략이 요구된다.
(사진=남양유업)
비효율 사업 정리해도 6년 연속 적자인 자회사는 ‘그대로’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3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음료제조업체 ‘건강한사람들’, 부동산임대업 ‘금양흥업’, 아이스크림 브랜드 ‘백미당INC’ 등이다. 이들 자회사들은 건강한사람들을 제외하고 모두 이익을 내는 구조다. 지난해 3분기 금양흥업은 당기순이익 13억원, 백미당은 7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건강한사람들은 동기 2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 또한 지난해 3분기 175억원으로 전년 동기 191억원 대비 10.47% 줄었다. 건강한사람들은 OEM(주문자 위탁생산) 전문 제조업체로 남양유업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외 식음료 파트너사들과 협업해 제품을 생산 중이며, 대표 제품은 남양유업의 ‘17차(茶)’등이 있다.
건강한사람들의 적자는 올해만의 일이 아니다. 건강한사람들의 최근 5년간 당기순손실은 2020년 36억원, 2021년 28억원, 2022년 48억원, 2023년 60억원, 2024년 59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부터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적자 전환했고, 꾸준히 지속된 모습이다.
앞서 남양유업은 2024년 비주력 사업을 대거 정리하고 자회사 3개만을 남겼다. 정리한 사업으로는 론칭 이후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이탈리안 브랜드 ‘오스테리아 스테쏘’, 철판요리 전문점 ‘철그릴’ 등 외식 부문 사업이다.
다만 이때 건강한사람들은 정리 대상에서 제외됐다. 건강한사람들 대표이사는 현재 김승언 남양유업 대표집행임원 사장이 겸업 중이다. 김승언 사장은 홍원식 전 회장이 초대주주였던 시기 경력을 쌓아온 내부 임원으로, 홍 전 회장에게 신임을 받은 인물이다. 이런 상황에서 건강한사람들이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된 배경을 두고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외식브랜드들은 비주력 사업 차원에서 정리했던 것이며 당사는 건강한사람들을 제조 인프라를 갖고 있는 남양유업의 핵심 제조 기지로 보고 있다. 외식 브랜드를 정리했던 맥락과는 다른 부분”이라고 일축했다.
내부거래 늘리고 자금 수혈했지만 ‘역부족’
건강한사람들은 지난해 기준 OEM 거래의 40% 이상이 남양유업과 내부거래 중이며 비중도 늘리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남양유업에 대한 내부거래 비중은 33.8%로 전년 동기 28.9% 대비 2.9%포인트 올랐다.
또한 남양유업은 적자인 상황에서도 수년간 건강한사람들에 대해 자금 지원을 단행해왔다. 남양유업은 2020년 당기순손실 528억원, 2021년 589억원을 기록했음에도,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간 건강한사람들에 총 1180억원 가량을 투입했다.
사실상 건강한사람들은 남양유업의 지원으로 버티고 있는 구조지만, 적자 탈출을 못하고 있다. 더구나 남양유업도 유업계 침체 등으로 지난해 3분기 기준 외형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비용 절감으로 영업이익을 방어하고 있다.
남양유업의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6852억원으로 전년 동기 7213억원 대비 5%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동기 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마이너스 229억원 대비 흑자전환했다. 이는 원가와 판관비 절감에 의한 것으로, 2023년 3분기 대비 2024년 동기 원가율은 81.2%에서 79.2%로, 판관비율은 21.9%에서 20.4%로 감소했다. 비용 절감으로 흑자전환한 상황에서, 남양유업은 적자 구조가 고착화된 자회사 관리에 대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남양유업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내부거래에) 의존을 했다기보다 효율적인 생산 협력 체계를 갖췄다고 보는 게 적합하다. 초기에 남양유업과 협업해 생산 안정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지난해에는 베트남 브랜드와 협업해 음료 제품인 ‘말토’를 OEM 방식으로 제조하고 있다. 당사 제품뿐만 아니고 건강한사람들은 타사 글로벌 식음료 기업과도 계속 협업해 외부 매출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중”이라며 “거래처는 확장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보안 문제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연속 적자 상황에 대해서는 “(건강한사람들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손익에서 실적 개선을 해나가고 있다. 지금은 과거에 투자를 했던 게 반영되면서 제조 경쟁력이 조금 더 높아지고 있고 영업손익도 긍정적인 신호로 개선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