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자사주 담보 영구채까지…유동성 방어 ‘사투’
1.7조 투입한 이차전지 소재 '수익성 악화'
자사주 담보 영구채 발행·비주력 자산 매각
동박 공장 정상화가 재무 회복 관건
공개 2026-01-26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1월 22일 15:4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SKC(011790)가 자사주를 담보로 한 영구교환사채 발행에 나서며 유동성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차전지 소재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선행 투자가 수익으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영업적자 장기화와 현금창출력이 약화된 탓이다. 회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산 매각과 자금 조달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사진=SKC)
 
대규모 투자에도 회수 여부 ‘미지수’
 
22일 업계에 따르면 SKC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동박 등 이차전지 소재 해외 공장 건설을 위해 약 1조 7000억원 규모의 자본적지출(CAPEX)을 집행했다. 말레이시아와 폴란드 등 글로벌 생산기지를 구축해 탈중국 수요와 북미·유럽 고객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었지만, 전기차 등 전방 산업 수요 둔화와 고객사 재고 조정이 이어지며 투자 성과가 여전히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신규 공장 가동 초기 단계에서 고정비 부담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외형 확대가 오히려 손익 악화로 이어지는 구조가 고착화됐다.
 
이차전지 소재 부문의 수익성 악화는 수치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지난해 3분기 이차전지 소재 부문의 EBIT 마진은 -25.6%를 기록했다. 판매량 감소에 따른 가동률 저하와 감가상각비 증가, 인건비와 에너지 비용 부담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북미향 에너지저장장치(ESS) 물량을 중심으로 매출은 회복 흐름을 보였지만, 말레이시아 공장을 비롯한 해외 신공장의 가동 초기 비용이 수익성을 강하게 제약했다는 평가다.
 
전사 차원의 현금창출력도 빠르게 약화됐다. EBITDA는 2022년까지 4000억원대를 유지했지만 2023년부터 적자로 전환됐다. 2024년에는 -1004억원,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62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기조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순차입금/EBITDA와 EBITDA/금융비용 등 핵심 재무안정성 지표는 산출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로 전락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 부진은 재무구조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2023년 이후 영업현금흐름이 지속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대규모 CAPEX 집행이 이어지며 잉여현금흐름(FCF) 적자가 누적됐다. 3분기 FCF 적자는 6000억원을 웃돌았다. 자체 현금으로 투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재무상태가 이어지며 외부 자금 조달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차입구조 역시 빠르게 악화됐다. 2024년 말 기준 SKC의 차입금의존도는 53.1%까지 상승하며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대규모 당기순손실로 자본 규모가 축소된 가운데 총차입금은 3조 5000억원대를 유지했고, 그 결과 부채비율은 194.4%까지 치솟았다.
 
 
3850억 규모 영구채 발행…실질적 ‘차입 성격’
 
이 같은 재무 압박 속에서 SKC가 선택한 카드는 자사주를 교환 대상으로 한 영구교환사채 발행이다. 회사는 지난해 3850억원 규모의 영구교환사채(신종자본증권)를 발행했다.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돼 재무지표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자기주식을 담보로 한 차입 성격의 자금 조달이라는 점에서 재무부담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해당 자금 조달을 통해 3분기 순차입금은 2조 5000억원대로 낮아졌고, 부채비율도 182.4%로 소폭 개선됐다.
 
SKC는 자금 조달과 함께 비주력 사업 정리에 속도를 내며 현금 유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회사는 SK엔펄스 CMP PAD 사업과 SK넥실리스 박막사업을 매각해 약 43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여기에 더해 올해는 블랭크 마스크 등 추가 사업부 매각을 통해 약 790억원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SKC의 이같은 조치들을 두고 “유동성 대응 차원의 불가피한 선택”으로 평가하면서도 “반복적인 자산 매각은 중장기 성장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일부 사업부의 실적 선전에 대해서는 영향력이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23년 인수한 반도체 테스트 소켓 기업 ISC는 25%를 웃도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수익성 자체는 우수하지만, 매출 비중이 전사 기준 10% 내외에 불과해 화학·이차전지 소재 부문의 대규모 적자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업계 안팎에서는 SKC의 재무안정성이 해외 동박 공장의 가동 정상화와 이차전지 소재 부문의 수익성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중단기적으로 전방산업 악화에 따른 화학 및 이차전지 소재 부문의 실적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수익성 회복이 지연될 경우 추가적인 자산 매각이나 자본 조달 압박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SKC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일부 사업부 매각은 수익성 악화 때문이라기보다는 비주력 사업 정리 차원에서 진행된 작업”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흑자전환 시점에 대해서는 "말레이시아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북미 ESS 수요 증가 등에 따라 이차전지 소재 부문 실적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인공지능(AI)과 맞물려 글라스 기판 등 신사업도 상업화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어 중장기적인 기업가치 극대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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