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하나은행이 거액의 외환으로 인한 걱정을 한시름 놓는다. 외화로 실행된 여신 중 부실여신이 환율 탓에 크게 인식됐으나, 최근 환율 하락세에 낮아질 수 있는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게다가 외화 환산 손실 가능성도 줄어들었다.
(사진=하나은행)
외화LCR, 높은 수준으로 유지
29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 총여신은 365조1178억원이다. 이 중 국내 여신이 대부분으로 344조1533억원, 국외 여신은 20조9645억원이다. 국내 대비 비중은 낮으나, 따로 관리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미국, 싱가폴, 일본 등 다수의 국가에 대출을 실행했다. 특히 고정이하여신 발생 국가도 타행 대비 많다. 3분기 말 기준 국외 고정이하여신이 발생한 단일 국가는 일본과 파나마다. 일본에서는 4억원의 고정이하여신이, 파나마에서는 129억원 규모로 발생했다. 기타 국가 총액인 92억원 보다도 규모가 크다.
파나마의 경우 개별평가로 13억원의 충당금도 쌓았다. 집합평가 17억까지 합하면 총 30억원 규모로 충당금을 쌓은 셈인데, 고정이하여신의 23%에 달한다. 파나마 지역의 고정이하여신이 점차 증가하는 것은 현지 경제 상황 탓이다. 일본의 경우 전분기 대비 증가하지 않았으며, 미국 등 타 국가 여신에서도 고정이하여신이 발생하지 않은 것과는 대비되는 흐름이다. 하나은행은 파나마에 지점 형태로 진출해 있는데, 개인 담보 여신 연체가 발생한 탓이다. 담보물 매각 등을 통해 채권 회수에 집중한다는 계획으로, 여신 심사 규정을 강화하고 법적 절차를 통해 연체대출 규모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
하지만 환율 영향으로 국내 원화 환산 시 규모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데, 환율이 떨어진다면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특히 시점별 환율에 따라 달라져 3분기 하나은행의 파나마지역 고시환율은 1402.2원으로 전분기 1356.4원 대비 오른 영향으로 전분기 대기 고정이하여신이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여전히 고시 환율은 높아 1파나마발로아 기준 1435원을 기록하고 있다.
외화 LCR도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대비를 마쳤다. 하나은행의 3분기 평균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175.11%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 143.3%, 신한은행 157.62%, 우리은행 138.96% 등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외화LCR는 은행이 30일간 외화 유동성 위기를 맞을 경우 외화 자산으로 순외화현금유출액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4대 시중은행은 규제 이상으로 모두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환율이 오르기 시작한 올 하반기 급격히 올렸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외화LCR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은 현재 환율 등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라면서 "자본적정성과 시장 지표 등을 모니터링해 조기 경보 체계를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환율 하락세에 전략 변화 가능성도
환율 변동성이 크지만, 당장은 한시름 놓는 분위기다. 29일 기준 원달러 환율이 1434.6원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지난 12월23일 환율은 1482원을 돌파하면서 1500원대를 목전에 두고 지난 24일 1450원으로 급격히 하락했다. 하루 만에 32원이 하락한 셈이다.
특히 외화 여신의 경우 원화 환산액이 변동될 수 있다. 외화로 국외 여신을 보유하고 있다면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경우 원화 환산 잔액이 감소하면서 고정이하여신비율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 대출금이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환율 탓에 과도하게 잡혔던 부실여신 부담을 덜 가능성이 있다.
환위험은 환율 변동으로 금융상품의 공정가치나 미래 현금흐름이 변동할 위험을 의미한다. 하나은행은 헤지회계 적용을 통해 자산과 부채 평가 방식을 일치시키면서 환노출 포지션을 줄이고 있다. 비화폐성 자산의 환율 변동 평가 방식을 헤지회계를 통해 부채의 평가 방식과 일치시키는 방식이다. 자산과 부채의 환노출에 불일치가 발생했을 경우 다양한 방법으로 반대 거래를 통해 불일치를 제거해 환위험을 최소화 하고 있다.
은행의 자산과 부채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외화유동성에 위기가 올 수 있는데, 가능성을 줄인 것이다. 만약 외화 자산이 부채 대비 클 경우 상승시 이익, 부채가 자산보다 클 경우 환율 상승시 손실이 발생하지만, 은행의 경우 통상적으로 환오픈 포지션을 중립으로 관리한다. 하나은행의 경우 3분기 말 기준 외화자산이 91조5058억원, 부채가 92조6605억원이다. 특히 이 중 달러가 대부분의 외화 자산과 부채를 차지하고 있다. 3분기 말 하나은행의 달러 자산은 55조3820억원, 부채는 60조8735억원이다.
하나은행은 달러화에 대해 '매도 우위(숏)'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달러를 사는 것보다 파는 쪽에 무게를 뒀다는 뜻으로 달러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율이 오르면 부담이 커지지만 지금처럼 환율이 내릴수록 부채가 자연스레 줄어들어 리스크가 해소되는 셈이다.
하나은행은 “통합LCR와 외화유동성에 대한 안정적 관리를 최우선으로 하고, 부진한 국내 경기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자산건전성 관리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