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콜마비앤에이치(200130)가 중국 건강기능식품 제조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강소콜마미보과기유한공사(이하 강소콜마)에 266억원 가량의 자금을 지원했다.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종속회사 강소콜마의 차입금을 상환하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중국내 건강기능식품 경쟁심화와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강소콜마가 지속적인 당기순손실을 겪고 있어 또다시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세종3공장(사진=콜마비앤에이치)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 50% 이상 지원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콜마비앤에이치는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강소콜마에 현금 266억원을 지원했다. 이미 강소콜마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지분율에는 변동이 없다.
출자 금액은 올해 3분기 말 콜마비앤에이치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61억원 중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규모다. 업체측은 강소콜마가 보유하고 있던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이번 유상증자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늘어난 부채를 줄이고 자본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말 강소콜마의 자본총계는 212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을 기록하고 있다. 266억원의 현금이 자본으로 계상되면 자본총계는 약 54억원 흑자를 기록하면서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올해 3분기 당기순손실이 51억원을 기록하면서 4분기 수익성 개선 없이는 재차 자본잠식에 빠질 수 있어 우려가 제기된다.
이번 차입금 상환 이후에도 중단기적으로 과중한 수준의 재무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말 기준 콜마비앤에이치가 강소콜마에 지급보증한 차입금 규모만 682억원에 이른다. 강소콜마의 부채총계 중 266억원 규모를 상환할 경우 부채총계는 416억원대로 줄어들게된다. 하지만 부채를 유상증자 후 자본총계인 54억원을 나눈 부채비율은 770.37%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은 200% 이하일 때 안정적이라고 평가된다.
이 같은 재무건전성 악화는 강소콜마는 지난 2017년 처음 설립된 이래로 지속적으로 발생한 손실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최근 5년간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은 매년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매출액은 267억원을 기록하면서 2020년(23억원) 대비 11배 이상 외형이 성장했다.
하지만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자본총계는 매년 감소세를 보였다. 2020년 70억원에 이르던 자본총계는 2022년 67억원 적자를 기록하면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이어 2023년 -142억원, 2024년 -238억원으로 자본잠식이 심화됐다. 이에 지난해에는 평가손실이 76억원에 달하기도 했다.
경쟁 심화 속 내수부진 더해지며 부담 가중
이 같은 수익성 저하 배경으로는 중국 내수 부진이 꼽힌다. 일각에서는 중국 경제가 본격적인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하락)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중국 건기식 시장은 고령화, 건강 관심 증대, 소득 증가로 급성장하며 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반면, 세분화된 소비층의 니즈와 국내외 기업들의 참여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추세다.
중국에서는 피부영양제와 골밀도 분야의 건강기능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023년 '중국인의 '장' 고민과 유산균 소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의 87.6%가 장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중국의 유산균 시장 규모는 1200억위안에 달하며, 오는 2030년에는 2324억위안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강소콜마에서 면역기능개선, 장건강개선, 혈당개선 등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을 제조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건강기능식품 수입동향을 살펴보면 지난해 총 6089백만달러를 수입한 가운데 미국이 1411백만달러로 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이어 독일과 호주가 각각 939백만달러, 936백만달러로 뒤를 이었다. 한국은 267백만달러로 4.38%에 불과했다.
치열한 경쟁에 더해 최근 중국 경기 부진까지 겹치면서 강소콜마의 올해 3분기 강소콜마 매출액은 14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222억원) 대비 36.49% 급감한 수치다. 매출이 줄면서 지분법손익도 지난해 2억5327만원에서 올해 1억7000만원으로 줄었다. 매출과 수익성 성장을 위해서는 뾰족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향후에도 재무구조 개선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콜마비앤에이치의 자금 지원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콜마비앤에이치가 실적 성장과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올해 3분기 말 콜마비앤에이치의 유동비율과 부채비율은 각각 105.17%, 71.33%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차입금의존도는 30.2%로 이번 자금 지원으로 인한 부담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콜마비앤에이치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강소콜마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필요할 경우 일정 범위 내에서 추가 증자가 진행될 수 있다"라며 "관련 조치는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