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버스, 자산 팔아 빚은 줄였지만…본업은 '흔들'
보유 부동산 매각 자금으로 차입금 약 300억원 상환
부채비율 300%대에서 올해 3분기 200%대로 개선
3분기 외형 축소·영업익 53.3% 줄어 본업 개선 필요
공개 2025-12-23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9일 10:3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크레버스(096240)가 자산 매각으로 부채 리스크를 완화했지만 본업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레버스는 올해 상반기까지 부채비율이 300%를 웃돌았지만, 보유 빌딩 매각 등으로 차입금을 상환해 3분기 말 기준 200%대로 내려갔다. 다만 외형이 축소되고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 줄어 본업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크레버스 홈페이지)
 
부채비율 내려갔지만 실적도 같이 떨어져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레버스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57.3%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 346.8%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 수치다.
 
이는 보유 자산 매각에 따른 것이다. 회사는 지난 6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 S빌딩을 320억원에 매각했고, 서초구 방배동 부동산도 주식회사 머니업클래스에 160억원에 양도했다. 총 480억원 규모의 매각 금액 중 약 300억원으로 차입금을 상환했다.
 
다만 여전히 크레버스 부채비율은 동종업계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올해 3분기 기준 타 회사 부채비율을 보면 디지털대성(068930)은 94.73%, 메가스터디(072870)는 47.40%를 기록했다.
 
문제는 부채비율은 내려갔지만 실적도 함께 떨어졌다는 점이다. 회사는 올해 3분기 외형이 축소하고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 줄었다. 회사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73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782억원) 대비 줄었다. 영업이익은 10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227억원) 대비 53.3%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 감소는 영업비용 증가 영향이 컸다. 회사의 매출액 대비 영업비용 비중은 올해 97.3%로 지난해 동기 93.8% 보다 증가했다. 영업비용 중에서는 종업원 급여를 제외하고 모든 항목에서 비용이 뛰었다. 종업원금여는 올해 3분기 27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76억원) 대비 감소했다. 감소항목 중 감가상각 및 무형자산상각(감가상각비) 비용은 올해 201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동기 187억원 대비 7.49% 증가했다.
 
기타영업비용 항목에서는 강사급여, 지급수수료가 크게 뛰었다. 강사급여는 올해 45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430억원 대비 5.58% 증가했다. 지급수수료는 33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318억원 대비 4.27% 증가했다. 이외에도 통신비, 운반비, 건물관리비 등 일부 고정비 성격의 항목에서도 상승세를 보였다.
 
  
 
AI 신사업 추진 중이나 '돈줄'인 본업 현금창출력 떨어져
 
크레버스는 올해 들어 자체개발한 AI 프로그램으로 새로운 수익모델 구축을 시도 중이다. 특히 AI 영어 에세이 자동평가인 '허밍고(HUMMINGo)'는 학생 영어 글쓰기를 자동 첨삭하고 피드백하는 시스템으로, 인건비 부담 완화, 효율적 지도 등의 이점이 따른다. 현재 허밍고는 크레버스의 대표 브랜드인 청담어학원과 에이프릴어학원 일부 캠퍼스에서 운영 중이다.
 
퓨리오사AI와 에듀테크 기술 협력 업무협약도 맺었다. 퓨리오사AI는 AI연산 반도체를 개발하는 국내 팹리스 기업으로, 현재 기업가치 1조원을 넘겼다. 크레버스는 이를 통해 해외시장 진출을 바탕으로 미래 핵심 수익 모델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AI 등 신사업은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전이라, 지속적인 투자 자금을 마련하려면 본업 현금창출력이 건재해야 한다. 그러나 크레버스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3년 425억원, 2024년 251억원, 올해 3분기 154억원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매출액 중 99.6%를 차지하는 국내학원사업 영업이익은 올해 3분기 6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21억원)에 비해 절반가량 줄었다. 매출액은 큰 변동이 없지만 영업비용이 증가해서다.
 
해외사업 부문에서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줄었다. 올해 3분기 매출액은 34.78% 감소하고, 영업이익 적자 규모는 2억원에서 8억원으로 더 커졌다. 이에 향후 크레버스가 재무체력을 지키며 본업 중심의 실적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 크레버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핵심 브랜드인 청담어학원에서는 올해 겨울학기부터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입시 영어 전문 브랜드 'THE OPEN'의 본격적 확장을 추진하고, 에이프릴 알파에서는 차별화된 심화 프로그램을 신설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했다. 또 CMS영재교육센터에서는 사고력 중심 커리큘럼을 교과 수학과 연계해 단계별 학습 로드맵을 새로 설계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선제적 재무구조 개선은 향후 배당 가능 이익과 현금흐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기반이었다”며 “당사는 내년을 성장 모멘텀 강화의 해로 보고 있다. 그동안 리뉴얼, 재무구조 개선 결과가 내년 봄학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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