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윤상록 기자] 코스닥 상장사
인크레더블버즈(064090)가 경영권 분쟁 소송에 휘말렸다. 회사의 2대주주인 엠제이홀딩컴퍼니가 현 경영진 측에 회사 장부 열람을 신청하면서다. 표면적으로는 정당한 주주권 행사처럼 보이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주가 하락에 물린 투자자가 회사 측에 웃돈을 얹어 지분을 떠넘기려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인크레더블버즈)
2대주주, 지분 고가 매입 요청 거절에 회계장부열람 신청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인크레더블버즈의 2대주주인 엠제이홀딩컴퍼니(지분율 4.17%)는 지난 11일 회사 측을 상대로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엠제이홀딩컴퍼니 및 그 대리인이 인크레더블버즈 본점에서 회사 장부 등을 열람 및 등사(사진촬영·USB 등 컴퓨터저장장치로의 복사)를 할 수 있도록 요청하는 게 골자다.
통상적으로 장부 열람 신청은 현 경영진의 횡령, 배임 등 비위 사실을 찾아내 해임하기 위한 경영권 분쟁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번 소송은 결이 다르다. 경영권 분쟁이 아닌 지분 매매 협상 결렬에 따른 보복성 조치로 해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엠제이홀딩컴퍼니 측은 소송 제기 전 현 경영진에 자신들의 보유 지분을 주당 4000원에 매입해 줄 것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종가 기준 인크레더블버즈의 주가는 1368원이다. 엠제이홀딩의 요구가는 시장 가격의 3배에 달한다. 지난 5월 고점(4620원) 대비 주가가 70% 가까이 폭락해 시장에서 제값을 받고 팔기 어려워지자, 경영진에 프리미엄을 얹어 매수를 종용한 것이다.
회사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주가 수준을 고려하면 약 3배 규모로 지분을 사달라는 것인데, 인크레더블버즈 측에서는 이 요청에 응할 이유가 전혀 없다"라며 "요청이 받아지지 않자 회사 상대로 장부 열람 신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대형 로펌 한 관계자도 <IB토마토>에 "2대주주가 소수주주권을 활용해 회사 상대로 장부 열람을 신청한 건"이라며 "회계장부 열람을 통해 현 경영진을 불편하게 만들려는 의도가 내포됐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엠제이홀딩컴퍼니, M&A로 치고 빠지기 '의혹'
엠제이홀딩컴퍼니는 지난달 13일 기준 인크레더블버즈 지분 4.17%를 보유한 2대주주다. 변재경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회사의 주주는 변지율(50%), 김미경(50%)씨다. 이들은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FI)라기보다 인수·합병(M&A)을 통해 시세차익을 극대화하는 '기업 사냥꾼'에 가까운 행보를 보여왔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엠제이홀딩컴퍼니는 과거 코스닥 상장사
엔투텍(227950)(옛 마이크로텍) M&A 과정에서 상당한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파악된다. 엠제이홀딩컴퍼니는 지난 2020년 6월
엔투텍 지분 4.56%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오른 뒤 올해 3월 주당 3250원, 총 325억원에 해당 지분을 몬타나신기술조합제72호에 넘긴 바 있다. 당시 이들이 인정받은 프리미엄은 약 70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그 이후다. 엠제이홀딩이 거액을 챙기고 떠난 뒤 엔투텍의 주가는 매각 당시 300원 후반대에서 줄곧 횡보하다가 8월 장중 690원까지 치솟은 뒤 19일 종가 기준 335원까지 떨어졌다. 인크레더블버즈 주주들이 이번 경영권 분쟁 소식을 단순 호재로 받아들여선 안 되는 이유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엠제이홀딩컴퍼니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전형적인 기업사냥꾼으로 알고 있다"라며 "과거 엔투텍 등 코스닥 상장사 M&A 과정에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엠제이홀딩컴퍼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여러가지 진행 중이라 말씀드리기 어렵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