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에이치이엠파마(376270)(HEM파마)가 지난해 매출과 연구개발(R&D) 역량 확대 목적으로 진행한 세종공장 증설로 인해 차입 부담이 커지고 있다. 1년 내 상환해야 할 차입금 규모가 보유 현금성 자산을 상회하고 있으며, 아직까지 영업적자를 이어오는 회사의 입장에선 불어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도 버거워 보인다. 이에 증설된 공장이 실제 매출 확대에 기여할 시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HEM파마)
세종공장 시설투자 공시 이후 현금성 자산 웃도는 차입금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HEM파마의 차입금 합계는 총 11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일 시점 65억원 대비 약 72.31% 늘어난 수치이며, 유동성장기차입금 3억원, 단기차입금 74억원, 장기차입금 18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HEM파마는 미생물의 안정성 및 기능성 연구 대행, 프로바이오틱스 미생물의 판매 등을 주요 목적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으며, 본사는 경기도 수원시에 소재하고 있다. 경상북도 영천시에 제1공장, 충청남도 천안시에 사무소, 세종특별자치시에 세종공장 두고 있다.
이 중에서 세종공장 신축과 설비 확충 및 운영 등으로 인한 차입 부담이 발생한 모양새다. HEM파마는 지난해 11월 당시 자기자본의 21.23%에 해당하는 70억원 규모의 신규 시설투자 결정을 공시했다. 사측은 세종시 토지에 신규 공장을 신설하고 설비를 투자해 매출과 R&D 역량을 확대하는 게 목적이라고 기재했고, 세종시 생산시설은 올해 7월 증설이 완료된 것으로 파악된다.
공시 당시 사측은 자금조달 방법으로 자기자금 및 은행차입을 명시했다. 3분기 말 현재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차입금 내역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단기차입금 중 연이자율 3.3762%(변동)로 기업은행 중소운전자금 차입금 20억원을 세종공장 운전자금으로 활용했고, 장기차입금 중에선 연이자율 3.6930%(변동)의 기업은행 중소시설자금 차입금 18억원을 세종공장 설립 위한 시설자금으로, 연이자율 3.3950%(변동)의 기업은행 중소시설자금 차입금을 세종공장 토지 매입 위한 시설자금으로 사용했다.
3분기 말 현재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현금및현금성자산이 53억원으로 단기차입금 규모에도 못미치는 상황. 다만 총 62억원 규모의 시설자금에 대해서는 광교사옥, 세종공장 토지 및 건물이 담보로 제공돼 있어, 사측은 만기 연장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HEM파마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차입금의 만기 연장 여부를 묻는 질의에 대해 "그런 부분도 있고 수익 나는 대로 갚는 방향으로 진행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적자에 이자 대응도 불가…턴어라운드 '관건'
문제는 점점 몸집을 불리고 있는 이자비용이다. 지난 2023년 당시 8000만원에 그쳤던 이자비용은 2024년 2억6000만원으로 늘어났고, 올해 3분기 누적으로만 이미 3억2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자비용은 금융비용에 포함되면서 당기순이익을 감소시키는 원인 중 하나다.
회사의 매출은 2023년 53억원에서 2024년 151억원, 올해 3분기 누적 93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흑자전환에는 성공하지 못한 상태다. 이에 이자보상배율은 2022년 -4854.41, 2023년 -142.92, 2024년 -29.34 등 1을 못 넘기고 있다. 해당 지표가 1 이하라는 의미는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이익으로 금융비용도 감당할 수 없다는 뜻이며, 통상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이하면 '한계기업'으로 분류된다.
결국엔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 관건인데, HEM파마의 실적은 지난해 말 상장 당시 예측치와는 다소 차이가 벌어지는 중이다. 당초 사측은 오는 2026년부터 흑자전환을 예상했지만, 매출 성장세가 생각보다 더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예측치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세종공장 관련 추가 지출도 계획돼 있다. 3분기 기준 설비 신설 및 매입 계획 상으로는 건물 및 기계장치에 총 197억원 추가 소요가 예상된다. 이 중 2024년 기지출금액이 23억원이며 2025년 91억원, 2026년 52억원, 2026년 이후 32억원 추가 지출 예정이다.
이에 대비해 사측은 지난 10월 제1회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총 159억원 규모로 발행한 해당 CB 가운데 2025년부터 2026년까지 소요되는 세종공장 증설비용 명목으로 조달한 금액은 86억원이다. 특히 해당 CB의 표면이자율은 0%, 만기이자율은 1.5%로 이자비용 부담을 조금은 덜어냈다.
한편 2023년 보고서에 기재된 세종공장 가동 예정일은 2029년이다. 언제쯤 상용 가동이 이뤄지면서 매출 확대에 기여, 영업활동현금흐름 창출에 일조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HEM파마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최근 암웨이 건을 비롯해 상장 준비 당시보다 여러 수주 받은 게 있어서 투자 비용이 많이 늘었다"며 "이 부분에 대응하다 보니 2027년 초 BEP(손익분기) 달성을 목표로 일정이 조금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세종공장은 시스템과 장비가 들어가고 있으며 테스트 중에 있다. GMP 인가 등 서류 업무를 진행하고 있고 가을에는 의약품제조업 승인을 받았다"며 "수주 받은 것들을 직접 연구하고 생산하려고 준비 중에 있다. 여러 납품 일정들을 준비하고 있으며 (상업 가동 시점은)내년 2분기 정도로 보시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