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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건설, 수익성 개선에도…재무체력은 후퇴
마진 개선에도 FCF -1400억…순차입금 3284억 급증
계열지원 효과 미미해 결국 '회수 속도'가 생존 변수
공개 2025-12-10 17:58:36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0일 17:5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두산건설이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으로 영업이익과 부채비율이 개선됐다. 그러나 장기 지연·미매각 사업장에 운전자금과 대여금이 묶이면서 현금흐름과 차입 부담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어, 실질 재무 체력은 여전히 압박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탄현역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사진=두산건설)
 
10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두산건설의 기업어음·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은 'B+'가 유지됐다. 매출은 2020년 1조 8287억원에서 2022년 1조 1906억원까지 줄었다가 2024년 2조 1753억원으로 반등했으며, 2025년 9월 누적으로는 1조 332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00억원에서 2024년 1081억원까지 늘었고, 2025년 9월 983억원을 유지하면서 영업이익 규모 자체는 과거 대비 뚜렷이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익성 중심의 선별적 착공 기조를 강화하며 외형 축소와 수익성 확대가 동시에 나타난 것이다. 실제로 올해 같은 경우에는 원가상승분을 반영한 공사 물량의 순차적 착공과 우암2재개발(2525년 12월 준공 예정)·송림3구역(2026년 1월 준공 예정) 등 채산성이 양호한 대형 현장의 기성이 이어지면서 마진은 7.4%로 1.9%포인트 상승했다.
 

(표=한국기업평가)
 
문제는 현금흐름이다. 준공 임박 프로젝트 중심으로 기성이 몰리는 과정에서 운전자본 소요가 커진 데다 대여금 집행까지 겹치며 현금 유출이 확대됐다. 2025년 3분기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은 –1400억원을 기록했고, 천안청당·거제송정위브·본리동 주상복합 등에 대한 사업비 대여까지 늘어나면서 2025년 9월 말 기준 순차입금은 3284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270억원 급증했다.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현금 체력'은 오히려 악화된 셈이다.
 
장기 지연 및 미매각 자산에 대한 대여 부담도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용인삼가는 2024년 분양 이후 성과가 양호해 추가 대여 규모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나, 천안청당은 지난해 10월 본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전환 이후에도 초기 청약 성과가 저조해 2025년에만 413억원의 대여가 발생했다. 
 
더불어 종속회사 밸류그로스로 넘겨진 일산제니스 상가·칸리조트 등 장기 미매각 자산은 공사미수금·대여금 합계가 수천억원에 이르며, 관리·운영비 명목으로 연간 200억원 수준의 대여가 지속되고 있다. 이익창출력 범위 내에서는 감당 가능하지만, 손실 인식 및 회수 지연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어 재무안정성을 제약하고 있다는 평가다.
 
두산건설의 PF 우발채무 부담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김해율하아파트의 순차적 입주에 따른 대출 상환이 진행되면서 2025년 9월 말 기준 PF 우발채무는 전년 말 대비 1692억원 감소한 1791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잔액은 남양주 평내호평(711억원), 용인동백지주택(550억원), 천안청당(350억원) 등이 대부분이며, 이 가운데 용인동백지주택(2025년 10월 준공 예정), 거제송정위브(2025년 9월 준공 예정), 남양주(2029년 6월 준공 예정)는 분양률이 양호해 입주 잔금 유입을 기반으로 PF 상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천안청당은 2025년 10월 본 PF 전환을 완료했지만 초기 분양 성과가 낮은 것으로 분석돼, 향후 분양률 개선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산건설은 더 이상 그룹 차원의 지원 기대가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2021년 말 유상증자 이후 최대주주가 더제니스홀딩스로 변경되면서 2022년 2월 두산그룹 계열에서 제외됐고, 현재 최대주주가 사모펀드(PEF)인 만큼 계열 내 지원 여력이 존재하지 않는 구조다. 더제니스홀딩스의 2024년 말 기준 자본총액은 3776억원, 부채총액은 456억원 수준으로 재무여력 자체는 양호하지만, 지원 부담을 떠안을 수 있는 법인이 계열 내에 없다는 점에서 신용도에 '계열지원 가능성'은 반영되지 않고 있다.
 
또한 우암2재개발·송림3구역·거제송정위브 등 준공 도래 프로젝트는 입주에 따라 공사미수금 회수가 가능하지만, 2024년 이후 분양된 신규 프로젝트들은 부동산 경기 둔화로 초기 분양 성과가 전반적으로 저조해 운전자본 부담 완화 폭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결국 두산건설의 과제는 수익성 방어를 넘어, 장기 지연 사업과 미매각 자산에 묶인 자금을 얼마나 빨리 회수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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