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윤상록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이하 수출입은행)이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우수한 자본적정성을 기록했다. 다만 정책기능 수행을 하는 수출입은행 특성상 전반적인 자산건전성은 시중은행에 비해 열위에 놓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9일 나이스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말 수출입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은 15.3%,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3.8%다. 정부 출자 등으로 우수한 자본적정성 지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보고서 설명이다. 수출입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3398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9796억원)의 34.7%를 기록했다.
수출입은행은 1976년 한국수출입은행법(이하 수은법)에 근거해 설립된 국책은행이다. 대한민국 정부 및 공공기관 지분율이 100%다. 정부 76.8%, 한국산업은행 16.4%, 한국은행 6.8%로 구성돼 있다. 수은법 제37조(손실금의 보존), 제20조(수출입금융채권), 제19조의2(외국자본의 차입에 대한 보증) 등 정부의 법적 지원 가능성이 명문화돼 있다.
수출입은행의 실질적 재무안정성은 매우 우수한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수출입은행이 ▲수출입 ▲해외투자 ▲해외자원 개발 등 대외 경제협력이 필요한 금융을 제공하는 국책은행이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수출입은행의 전반적 자산건전성 지표는 시중은행 평균 대비 열위한 상황이다. 올해 3월 말 수출입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0%로 시중은행 평균(0.4%) 대비 높았다. 반면 3월 말 충당금/고정이하여신비율은 282%로 시중은행 평균(176.5%) 대비 우수했다. 경기둔화에 대비한 충당금 적립과 부실여신 감소가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수출입은행)
수출입은행은 공적수출신용기관으로서 특화된 사업기반을 보유하고 있다. 수출입·해외투자자금 등 대출여신과 입찰보증·선수금 환급보증 등 보증여신과 같이 대외 경제협력에 필요한 금융을 제공한다. 은행 특성상 수신 기능은 없으며 수은채 발행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3월말 기준 수출입은행의 총자산과 총여신은 각각 131조9000억원과 137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시중은행 대비 총자산·총여신 규모는 다소 작은 편이다.
수출입은행의 자산운용은 대출채권 중심으로 이루져 있다. 3월 말 기준 대출채권은 88.3조원 규모로 총자산의 66.9%를 차지하고 있다. 대출채권은 수출입관련 대출, 해외사업관련 대출 등 정책 목적 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의 유동성 공급 확대 및 혁신성장 분야 대출 지원 강화,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수요 증가 등으로 2021년 77조4000억원 규모 대출채권은 2022년 89조3000억원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2023년 이후로는 성장세가 둔화됐다.
김연수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한국수출입은행은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전망"이라며 "다만 정책기능 수행으로 전반적인 자산건전성 지표는 열위한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밝혔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