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5조원 이상 기업집단 내부거래 공시 의무일정 규모 이상 내부거래 공시로 시장 왜곡 및 자본 집중 방지기업 공시 부담과 정보 제공 균형 맞춘 법령개정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한화솔루션(009830)이 오는 4분기 예정된 금융 계열 그룹사와의 거래 계획 내용을 공시했다. 한화그룹은 재계 서열 7위로 그룹사 간 내부거래 규모가 크고, 이에 따라 거래 자금 분배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에 내부거래 관련 사항을 공개함으로써 시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한화그룹 본사(사진=한화)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한화투자증권(003530) 및 한화자산운용과의 그룹 내부 거래 사안을 공시했다. 내부 거래 기간은 오는 10월부터 12월까지이며, 해당 거래 계획은 이사회 의결을 거친 후 공시됐다.
한화솔루션은 여유자금 운용 차원에서 한화투자증권에 수익증권 800억원, 기타금융상품 500억원을 예치해 수익을 얻을 예정이다. 아울러 한화투자증권을 통해 향후 자금 조달 계획도 공시했다. 한화솔루션은 한화투자증권을 통해 단기사채(CP)와 회사채로 15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아울러 회사는 한화자산운용에 수익증권 500억원을 예치해 자금을 운용할 예정이다.
한화(000880)그룹은 공정거래법상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에 해당한다. 이에 한화 기업집단 소속 계열회사 간 내부거래는 공시 의무에 해당한다. 금융거래도 이에 해당한다. 공정거래법 제26조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국내 회사가 일정 규모 이상의 유가증권 거래 등을 기업 집단 내부에서 해결할 시 이사회 의결을 거친 후 해당 내용을 공시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한화솔루션의 여유자금 운용 거래도 공정거래법 26조를 적용받는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계열회사 사이의 내부 거래에 공시 의무가 부과된 이유는 내부 거래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기준 그룹 자산총액이 112조원으로 재계서열 7위다. 기업집단 규모가 클수록 내부거래 액수가 크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가령 그룹 계열회사 간 내부거래가 확대되면 시장에 왜곡 거래가 발생할 수 있고, 자본이 그룹 내부로 집중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공정거래법상 내부거래 공시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것도 시장 왜곡을 막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정보 공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다양하다. 우선 기업 내부 거래 당사자들만 알 수 있는 정보를 외부에 공개함으로써 투자자의 의사결정에 보탬이 될 수 있다. 아울러 경영 신뢰성을 제고할 수 있고, 불공정 거래를 억제할 수 있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다만, 기업 공시 부담이 크다는 현실적 문제점도 있다. 이에 내부거래 공시의무는 실제 시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래 정보 제공에 초점을 맞춰 개정된 바 있다. 지난해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이사회 의결 및 공시의무가 요구되는 내부거래 공시 기준 금액이 5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아울러 5억원 미만 내부거래는 공시 의무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