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공장, K-뷰티 훈풍에 역행…PEF 인수 후 이익률 '반토막'
국내 온라인 매출 감소와 유통 채널 재편 영향
송지혜·김기현 각자대표 체제서 사업모델 발전
저성과 상품 단종하고 내년부터 신제품 출시 계획
공개 2025-09-05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9월 03일 15:4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인디 화장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K-뷰티 흥행 신화가 이어지는 것과 달리 마녀공장(439090)이 실적 역성장을 겪고 있어 눈길을 끈다. 수출 실적이 둔화된 가운데 전체 연결 매출에서 40% 이상을 차지하는 내수 부문 실적이 둔화된 영향이다. 특히 매출이 감소한 반면 판매비와관리비 등 비용 부담이 늘어나면서 영업이익률은 반토막이 났다. 다만, 업체 측은 지난 3월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케이엘앤파트너스로 인수된 이후 유통 채널을 재편하면서 일시적으로 실적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사진=마녀공장)
 
광고비·판촉비 늘렸지만 연결 매출은 역성장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마녀공장 매출액은 58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676억원) 대비 13.31% 감소했다. 수출은 지난해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반면, 내수 실적이 309억원에서 214억원으로 30.74%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167억원에 달했던 국내 온라인 매출은 올해 상반기 91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업체측은 지난해 상반기 유튜브 웹 예능 프로모션은 단기적으로 높은 매출을 기록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국내 온라인 매출도 지난 2023년 상반기 104억원 대비 11.69% 감소했다. 수출 부문에서도 온라인 판로 매출은 2023년 142억원에서 139억원으로 감소했다. 
 
마녀공장은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 보호와 해외 진출 가속화 전략에 발 맞춰 유튜브 웹 예능 등을 통한 온라인 프로모션을 진행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올해 프로모션을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광고선전비와 판촉비 등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늘어난 것을 확인됐다.
 
올해 상반기 광고선전비 13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18.94%, 판촉비는 4억원에서 5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이외에도 올해 상반기 종업원급여는 4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1.26% 확대됐다. 판매비와관리비가 늘어나면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7.51%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동기 18.34% 대비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마녀공장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2022년 24.07%에서 2023년 15.14%로 급격하게 감소한 이후 지난해에는 14.54%를 기록했다. 
 
다만, 마녀공장측은 올해 들어 기존 판매 채널 중 성과가 낮은 쪽은 줄이고 고성장 채널을 중심으로 유통 채널을 재편하면서 매출이 줄었다는 입장이다.
 
마녀공장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군납·홈쇼핑 등 성과가 낮고 미래 성장 가능성이 불투명한 채널과 해외 도매 업체 중 국내로 역유입돼 제품 가격을 흐릴 수 있는 채널과 계약 중단했다"라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저성과 상품을 단종하면서 단기적 매출 하락이 있었지만 내년 상반기부터는 신제품을 본격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인수가 대비 하락한 주가 '1만5000원대' 기록 
 
수익성 저하가 이어진 가운데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지난 3월 특수목적법인(SPC) '케이뷰티홀딩스'를 통해 마녀공장 최대주주 엘앤피코스메틱이 보유한 지분 51.9%(849만4598주)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주당 인수가격은 2만2367원으로, 거래 금액은 약 1900억원이다. 주당 가격은 계약이 체결된 3월20일 종가 1만8830원 대비로 18.78% 높은 수준이다. 
 
반면, 올해 들어서 실적과 수익성 저하까지 겹치면서 지난 2일 종가는 1만5950원으로 쪼그라들었다. SPA체결 당시 주가 대비 28.69% 낮은 수준이다. 2일 종가를 기준으로 환산된 시가총액은 2612억원에 그쳤다. 
 
케이엘앤이 적지 않은 금액으로 마녀공장을 인수한 배경에는 마녀공장의 글로벌 성장 스토리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일본과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매출이 빠르게 확대된 점 등이 인수로 이어졌다. 
 
하지만 수출 실적은 올해 상반기 372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367억원) 대비 1.3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간 실적으로 보더라도 지난해 717억원으로 직전년도 대비 24.70% 성장한 것을 제외하면 2021년 307억원에서 2022년 563억원으로 크게 증가한 이후, 2023년 575억원으로 성장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케이엘앤 인수 이후 대표이사직도 두 차례 변경됐다. 올해 3월 유근직 전 대표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송지혜 대표이사가 새롭게 선임됐다. 송 대표는 카아오와 휴젤, 베인컴퍼니 등을 거친 경영 전문가로, 화장품 브랜드와 소비재 마케팅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브랜드 재구축과 상품 포트폴리오 재편, 해외 확장 등을 리드해나갈 예정이다. 
 
지난 5월19일 신규 선임된 김기현 대표 역시 기획재정부를 거쳐 스틱인베스트먼트 이사,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 상무, 케이엘앤파트너스 대표이사를 역임한 투자 전문가다. 경영 시스템 구축과 SCM 선진화, 전사 비용 구조의 효율화 등을 주도해나가고 있다. 
 
두 대표 모두 유 전 대표가 잇츠스킨과 스킨푸드 등 뷰티 기업 대표이사를 역임한 화장품 전문가였던 것과 차이를 보인다. 송 대표와 김 대표는 상호 보완적인 전문성을 통해 사업모델을 발전시켜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7월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선임된 김동전, 이황귀, 김건민 이사 역시 케이앨엔파트너스 출신이다. 특히 김동전 기타비상무이사의 경우 맘스터치앤컴퍼니의 대표이사이자 케이엘앤파트너스 주식회사의 부사장으로, 향후 마녀공장의 경영활동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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