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최윤석 기자]
SK텔레콤(017670)이 회사채 발행에서 시장의 신뢰도를 확인했다. SK텔레콤은 이번 5월 유심 해킹사태 이후 첫 회사채 발행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후폭풍으로 단기 수익성 감소는 피할 수 없었지만, 장기 관점에서 안정적인 수익구조가 시장의 호응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000억원 규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 수요예측에서 총 7400억원의 주문을 받는 데 성공했다. 회차별로는 제91-1회 3년물 700억원 모집에 34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고, 제91-2회차 5년물 1000억원 모집에 3100억원, 제91-3회차 10년물 300억원 모집엔 900억원이 모였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
수요예측 흥행 성공으로 SK텔레콤은 발행 규모를 3100억원으로 늘렸다. 이에 따라 회차별 발행 규모는 3년물은 900억원, 5년물과 10년물은 각각 1900억원과 400억원으로 결정됐다.
SK텔레콤은 개별 민간채권 평가회사 평균금리(민평 금리) 기준 ±30bp(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의 금리를 제시했다. 그리고 3년물은 이번 모집에서 –1bp, 5년물은 0bp, 10년물은 -5bp에 모집 물량을 채워 이자율은 2.673%, 2.825%, 3.039%에 결정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조달한 자금 전액을 채무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오는 10월과 11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상환에 더해 증액분 9월 만기 단기사채 상환에 사용한다.
(사진=SK텔레콤)
이번 회사채 발행은 올해 초 대규모 유심 해킹사태 이후 처음이다. 올해 7월 SK텔레콤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역대 최대 규모인 1348억원의 과징금 처분으로 국내 이동통신시장 1위의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
실제 유심 해킹사태 이후인 올해 2분기 실적에서 SK텔레콤은 영업이익은 1분기 대비 40.4% 줄어든 3383억원,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77% 감소한 832억원을 기록했다. 사태 해결을 위한 가입자 피해보상과 재발 방지책 투입 비용이 반영된 결과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번 사고에 따른 단기 영업실적 저하가 피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만 신용등급은 기존 'AAA(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시장의 점유율이 사태 이후 급변하지 않았고 수익구조 또한 안정적이기 때문이었다.
문아영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유심 해킹사태 이후 2분기 가입자수 감소와 시장 점유율 하락했다”라며 “이에 따라 단기적인 수익성 감소는 피하기 힘들겠지만 사업구조가 가지는 안정성이 높고 현금창출력이 높은 만큼 현재의 신용도 유지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