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꼴찌 탈출 어렵다…수익 회복도 '막막'
시중은행 중 점유율 최저…뾰족한 수익성 대책 부재
건전성 악화에 대출 확대…고정이하여신 증가로 '악화'
공개 2025-08-22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8월 20일 11:4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SC제일은행이 시장 점유율에서 꼴찌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은행권 영업 환경이 악화돼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별다른 수익성 개선 방안도 찾지 못한 모양새다. 총 여신과 수신도 불렸지만 앞선 은행들과의 격차를 좁히기엔 역부족이다.
 
(사진=SC제일은행)
 
여·수신 늘렸으나 시장 점유율 여전히 '꼴찌'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SC제일은행의 총여신 점유율은 2.74%다. 지난해 말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씨티은행을 제외하면 시중은행 중 점유율이 가장 낮다. 특히 지난해 시중은행으로 편입된 iM뱅크와도 차이가 크다.
 
1분기 기준 SC제일은행의 총여신은 42조7784억원이다. 지난해 말 40조1788억원 대비 빠르게 성장했으나, 점유율은 여전했다. 규모 차이가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1분기 기준 iM뱅크의 총여신 점유율은 3.78%로 1.04%p 차이를 보였다. 차이도 16조원 규모로 벌어졌다.
 
2분기 SC제일은행이 여신을 늘리면서 43조2197억원까지 확대해 차이를 좁혔으나, 여전히 시장 장악력 회복은 어려워 보인다. 수신 점유율 확대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1분기 SC제일은행의 총수신 점유율은 2.77%다. 52조4186억원 규모로, 전년 말 대비 확대됐으나 이 역시 iM뱅크와 10조원 넘는 차이를 보인다.
 
총수신에는 원화예수금, 외화예수금과 양도성예금증서 등이 포함된다. 수신은 고객 예금 등으로부터 확보한 자금 규모로, 영업 규모와 자금 조달 능력을 가늠할 수 있다. 특히 조달한 자금을 통해 대출 등 상품으로 판매해 수익을 얻는 구조다 보니, 총여신과 총수신 시장 점유율이 떨어질수록 수익성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동기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자율보상 관련 비용 관련 기저효과도 사라져 영업외 손익이 증가했음에도 수익은 대폭 하락했다. 2분기 SC제일은행이 거둔 연결 기준 당기순익은 966억6500만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631억8800만원에 비해 반토막 났다. 이자 비용은 아꼈으나 이자 수익이 함께 감소한 탓이다.
 
2분기 SC제일은행의 이자수익은 6195억8100만원이다. 지난해 2분기 6650억2200만원에 비해 대폭 줄어 2분기 이자이익도 3025억4800만원으로 감소했다. 환율 변동도 악영향을 미쳤다. 2분기 환율 변동 손실만 568억6200만원이 발생했다. 같은 기간 3532억3000만원의 이익을 거둔 데 비해 낙차가 크다.
 
신용손실충당금 순전입액 규모도 키웠다. 2분기에만 691억4400만원을 쌓았는데, 지난해 214억9600만원 대비 확대 추이가 명확하다. 특히 상반기 누적 전입액 규모는 지난해 215억7500만원에서 1013억4900만원으로 네 배 넘게 불어났다.
 
건전성 챙기려 대출금 늘렸지만 수익 '악영향'
 
신용손실충당금을 대폭 늘려 쌓은 데는 건전성 영향이 컸다. 2분기 SC제일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2123억원으로, 6개월 만에 418억원 늘어났다. 지난해 연간 고정이하여신 확대 규모가 72억원임에 비하면 속도가 빠르다. 반년 만에 지난 한 해 늘려놓은 금액을 훌쩍 넘겼다.
 
상반기 기준 고정이하여신은 기업대출 1167억원, 가계대출 952억원 정도다. 덕분에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전년 말 0.42%에서 0.49%로 급등했다. SC제일은행은 6개월간 3조409억원의 여신을 늘렸다. 다만 무수익여신도 지난해 말 대비 300억원 넘게 증가하면서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 
 
2분기 대출을 늘리고 영업 외 이익을 늘렸음에도 수익성을 제고할 수 없었으나, 대출 확대에도 한계가 있을 전망이다. 예대율이 원인이다. 2분기 SC제일은행의 원화예대율은 95.09%다. 2023년 86.15%에서 지난해 91.24%에 이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예대율은 은행 대출금을 예수금으로 나눈 비율이다. 보통 오버론과 효율 경영 지표로 쓰인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예대율이 100%를 넘기지 못하게 규제하고 있다.
 
2분기 원화 대출금이 42조6655억원, 예수금이 44조8682억원으로, 100%까지 2조2027억원이 남아있는 셈이다. 통상적으로 은행권이 90%대 중후반을 유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늘릴 수 있는 폭이 크지 않다. 특히 예수금 대비 대출금 확대 속도가 빨라 기반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지난해 말부터 SC제일은행의 원화 대출금은 9.6% 불어난 데 비해 예수금은 5.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예수금을 늘려야만 대출을 늘릴 수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로 증권가로의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어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SC제일은행은 여신에서 가계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예금을 끌어온다고 하더라도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SC제일은행에 점유율 하락 방어 대응안과 수익성 개선 방안에 대해 문의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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