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광주은행이 이자수익 기반을 유지하기가 녹록지 않다. 분기별 이자이익 규모가 줄고 있는 데다 포트폴리오 이점도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 개발 관련 이익도 점차 감소할 것으로 보여 당장 새 수익처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사진=광주은행)
본PF 전환 지연 덕에 이자수익 '쏠쏠'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광주은행이 인천항동더원PFV에 내어준 대출금은 200억원이다. 인천항동더원PFV는 지난 2020년 호반산업이 설립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다. 인천 항동 7가 57-2, 57-14번지 부지에 주상복합건축물을 짓고 이를 판매·분양하는 ‘인천 항동 1-1구역 주상복합 개발사업’을 맡는다. 인천항동더원PFV는 지난 2022년 개발을 위한 자금 조달을 시작했다.
광주은행이 인천항동더원PFV에 200억원을 빌려준 것도 이 시기다. 광주은행은 트랜치A로 참여해 2022년 4%, 2023년 6.38%, 2024년 6.3%등의 금리를 적용해 이자를 받았다. 단순 계산 하더라도 200억원에 대한 이자로만 매년 8억원에서 12억원을 벌어들였다.
본PF 전환이 되지 않아 초기부터 참여한 광주은행은 앉아서 돈을 버는 구조였다. 통상적으로 브릿지론은 본PF 전환을 전제로 하는 만기가 1년인 단기 대출이다. 계획대로 본PF로 전환됐다면 이자수익은 8억원 안팎에 그쳤겠지만, 만기가 연장되면서 광주은행에 기대 이상의 수익을 안겼다.
다만 지난 6월 말을 마지막으로 관련 수익이 끊어졌다. 지난해 연장한 브릿지론 만기가 도래했으나,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하면서다. 본PF 전환과 브릿지론 만기 연장 모두 실패해 브릿지론 상환을 결정했다. 지난달 23일 인천항동더원PFV는 호반산업의 힘을 빌려 브릿지론 상환자금을 마련했다. 호반산업이 관련 유동화 특수목적법인(SPC)이 발행하는 사모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호반산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인천항동더원PFV의 브릿지론 연장과 본PF 전환 모두 되지 않은 상태"라며 "브릿지론 상환을 위해 유동화 SPC가 발행하는 사모사채를 매입하는 형식으로 자금을 지원했다"라고 말했다.
주수입원인 이자수익 감소…새 먹거리 찾아야
광주은행은 브릿지론과 본PF 등에 적극적인 투자로 수익을 올려왔다. 다만 부동산 시장 악화로 대출 확대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브릿지론 만기 연장 등으로 기대하지 않았던 수익도 얻었으나, 경우에 따라 옥석을 가리지 못한 책임을 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부실이 발생할 경우 대출금 회수 가능성 하락에 따른 건전성 악화도 피할 수 없다.
광주은행은 지난 5년간 공격적으로 부동산업 여신 잔액을 늘렸다. 지난 2019년 광주은행이 부동산업에 실행한 여신 잔액은 3조5329억원이다. 기업 대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후 꾸준한 증가세 끝에 지난해 말에는 6조2214억원으로 늘었으며, 1분기에는 6조2353억원으로 확대됐다. 총 여신이 5년 새 18조3910억원에서 24조5270억원으로 33.3% 늘어난 데 비해 같은 기간 부동산업 여신 잔액은 76.5% 덩치를 키웠다.
부동산업 대출 건에 대한 부실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19년 말 광주은행의 부동산업 대출잔액 중 고정이하여신은 105억원에 불과했으나 1분기 525억원으로 확대됐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같은 기간 0.29%에서 0.84%까지 올랐다.
총 여신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 만큼 은행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부동산업 여신뿐만 아니라 광주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분기 0.79%로 같은 기간 0.29%에서 빠르게 악화됐다.
특히 지난해 은행 차원에서도 건전성 관리를 우선으로 꼽으면서 포트폴리오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자수익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건전성 악화로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는다면 수익성도 악화될 수 있다.
올 1분기에는 이자수익도 줄었다. 별도 기준 3591억원으로, 전년 동기 3932억원에 비해 감소했다. 이자 이익도 전년 대비 6.9% 감소해 2003억원에 그쳤다. 수익 주축인 이자이익이 줄어들면서 결국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감소했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1년 전에 비해 12.2% 줄어들었다.
특히 분기별 이자이익은 지난 2023년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당해 1분기 이자이익은 2089억원에서 같은 해 4분기 2167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더니 올해에는 2000억원을 간신히 넘겼다.
<IB토마토>는 여신 포트폴리오 수정 가능성과 수익성 개선 방안 등에 대해 취재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