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선알미늄, 실탄 STX건설에…주주환원 여력 '빨간불'
자본잠식 STX건설 인수…부실 재무 탓에 시너지 의문
재무 상태 양호하지만 향후 STX건설 지원 가능성 높아
자금 지원될 경우 남선알미늄 주주환원 여지 더 낮아져
공개 2025-07-02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6월 27일 18:2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압출 알루미늄 제조사 남선알미늄(008350)이 주주환원에 나설 가능성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쌓아둔 자본을 주주환원 대신 자본잠식 그룹사 STX건설 인수에 사용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STX건설에 대한 추가 재무지원도 요구된다. 보유 현금성 자산이 자회사 살리기에 집중될 경우 주주환원 가능성은 더 멀어질 것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사진=남선알미늄)
 
자본잠식 그룹사 인수
 
27일 업계에 따르면 남선알미늄은 최근 238억원에 STX건설 지분 100%(879만1630주)를 계열사 삼라마이다스로부터 취득했다. 두 회사는 SM그룹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사 관계다.
 
인수 거래를 계기로 남선알미늄은 STX건설을 완전 자회사로 두게 된다. 거래는 현금 취득방식으로 이뤄졌다. 올해 1분기 별도기준 남선알미늄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513억원으로 보유 현금성 자산의 절반 이상이 STX건설 인수 대가로 지출된 셈이다.
 
STX건설 인수 이유는 성장 동력 확보다. 남선알미늄은 건설 자재인 알루미늄 창호 등 제조 사업을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다. 창호 등 건자재 사업은 건설 경기 악화에 매출이 줄었다. 올해 1분기 남선알미늄은 매출 637억원, 영업이익 5억6666만원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732억원)과 영업이익(21억원)이 감소했다. 건설사를 자회사로 둘 경우 자회사 건설사가 사업을 하는 수주 현장에 건자재를 공급하는 등 내부거래를 활성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인수 동기는 충분하다.
 
다만, STX건설은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남선알미늄이 사업적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운 회사라는 의미다. 여타 수주 산업과 마찬가지로 건설사도 자본잠식 등 신용도가 좋지 않다면 수주 활동이 제한된다. 지난해 말 기준 STX건설 자본금은 440억원, 자본총계는 61억원에 불과하다.
 
자본잉여금이 5019억원으로 자본금 대비 10배에 달했으나, 결손금 5324억원이 자본잠식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자본잠식에 빠진 탓에 매출도 답보 상태를 보였다. STX건설은 지난해 매출 83억원, 2023년 역시 매출 83억원로 큰 변동이 없었다.
 
지난해 말 기준 STX건설의 자본잠식률은 86.1%다. 지난 1월 이전 최대주주 삼라마이다스가 자본잠식 문제를 일부 해소하고자 STX건설에 대해 유상증자 방식으로 75억원을 지원했다. 다만, 결손금이 큰 탓에 유상증자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75억원이 증가한 자본금을 반영하면 자본잠식률은 70%대로 하락하는데 그친다. 향후 추가 지원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
 
 
재무 지원 가능성…주주환원 동력 약화 
 
STX건설은 인수 이전에도 계열사로부터 차입금을 조달하는 등 재무 지원을 받아왔다. 아울러 계열사로부터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또 다른 계열사로부터 담보를 제공받는 등 복잡한 거래 관계가 이어져 왔다. 남선알미늄 이전 최대주주가 SM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라마이다스였기 때문에 산하 자회사들의 합종연횡식 재무 지원이 가능했다.
 
다만, 남선알미늄은 그룹 내 자회사 지위에 그치기 때문에 계열사들을 동원한 재무지원보다 직접 운영자금 등을 지원할 공산이 크다. STX건설 인수대금 238억원은 이전 최대주주 삼라마이다스로 갔기 때문에 STX건설 재무 개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에 새 최대주주가 된 남선알미늄이 향후 추가 재무 지원을 통해 회사 살리기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남선알미늄은 재무 건전성이 우수하지만 올해 들어 현금 유출이 커지고 있다. 남선알미늄은 올해 1분기 기준 유동비율 231%를 기록해 매우 우수한 유동성 능력을 갖췄다. 다만,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활동현금흐름이 80억원이 유출되며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쌓기 어려워졌다. 이에 남선알미늄은 올해 1분기 투자 축소, 차입 조달 등을 통해 유동성을 유지했다.
 
자력으로 자금을 확보하기 어렵고, 재무 부실 자회사까지 인수한 탓에 보유 유동성이 주주환원에 사용될 가능성은 더 희박해졌다. 남선알미늄은 우수한 재무구조를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배당이 전무해 꾸준히 소액주주 및 국민연금으로부터 주주환원 확대 요구를 받아왔다.
 
회사 측은 별도 기준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할 시 초과 이익에 대해 배당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주주환원 장벽을 스스로 높인다는 비판을 받았다. STX건설 인수에 따른 시너지는 희박한 반면 재무 지원 가능성은 높아져 향후 배당 가능성은 더욱 멀어졌다는 평가다. 이는 주주환원 정책 부재로 비판받고 있는 현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IB토마토>는 남선알미늄 측에 STX건설 인수 배경과 향후 배당 계획 등을 묻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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