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플, 새 임금체계 뭐길래…끊이지 않는 노사 갈등
지난해 던파 오리진 중국 출시로 매출 1조3784억 기록
신규 성과급(GI) 따르면 지급률은 30%에서 20%로 감소
지난해 종업원급여 지출 3344억원으로 전년보다 2배 상승
공개 2025-06-30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6월 26일 09:2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꿈의 직장’으로 불리던 네오플 노동조합이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파업에 돌입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넥슨코리아의 100% 자회사인 네오플은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 중국 출시로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넘기며 최대 매출을 경신했지만, 노조는 신규 개발 성과급(GI) 제도의 지급률 감소에 의문을 제기하며 반발했다. 아울러 인센티브에 대한 보상 체계에 대해서도 입장이 엇갈리면서 적절한 타협 없이는 당분간 노사 간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2025 던파로ON: Summer’ 쇼케이스 (사진=넥슨)
 
던파 중국 출시로 매출 1조원 넘겼지만 성과급 '축소'
 
26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오플은 지난해 매출 1조3784억원을 기록해 전년(2023년) 대비 56.39% 증가했다. 이 중 주요지역 수익 창출 금액은 국내는 896억원에 불과했고, 중국은 1조2834억원에 달했다. 국가별로 살펴 보면 국내 매출은 전년(2023년) 1210억원에서 25.92% 감소했고, 중국 매출은 전년 7542억원에서 70.15% 증가했다.
 
이처럼 지난해 중국 매출이 급증한 것은 네오플의 주요 지적재산권(IP)인 ‘던전 앤 파이터’의 모바일 버전 ‘던전앤파이터 오리진’이 중국에서 출시됐기 때문이다. 한한령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던전앤파이터 오리진’은 판호 발급이 지연된 끝에 지난해 5월 출시됐다. 지난해 중국에서 판호를 받은 국내 기업은 4곳으로, 그중에서도 네오플이 개발한 ‘던전앤파이터 오리진’은 출시일부터 약 6주 동안 중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약 4850억원의 누적 매출을 올리며 크게 흥행했다.
 
하지만 노조는 사측에서 신작 출시 성과에 따라 지급해온 신규개발 성과급(GI)을 임의로 축소했다는 이유로 파업을 선언했다. 신작 출시 후 2년간 순이익에 비례해 지급해온 GI를 기존 지급액의 3분의 2만 지급했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은 그간 과도한 노동 강도에 비해 성과는 오히려 줄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네오플은 그룹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야근과 초과근로가 지속돼 왔다.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은 유관부서 포함 약 400명이 수년간 인센티브 없이 개발해 왔고, 보상은 개발 완료 후 일괄 지급되는 구조"라면서 "해당 GI도 당초 약 2200억원이 예정됐으나, 중국 출시 지연을 이유로 1500억원 수준으로 감액 지급됐다"고 언급했다.
 
다만, 사측의 입장은 조금 달랐다. 앞서 네오플은 지난 2022년 3월24일 국내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에 대해서는 프로젝트 이익의 30%를 GI로 지급했지만, 새로운 성과급(GI) 제도에 따르면 지급률을 20%로 낮추기로 했다. 사측에 따르면 원래 게임 출시 이후 2년간 GI를 지급하기로 했지만, 해외 퍼블리싱 프로젝트의 경우 중국 출시가 늦어져 해외 출시 시점부터 2년간 GI를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중국 출시분 GI를 1차 지급했으며 내년 6월까지 총 4차례에 걸쳐 GI를 지급할 예정이다.
 
네오플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이미 출시된 게임의 경우 출시 이후 2년 동안만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이지만, 중국에서 출시가 늦어져 2년을 추가로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종업원급여 상승·이익률 감소에 비용 효율화 진행되나
 
실적이 상승함에 따라 종업원급여도 확대됐지만, 영업이익률은 다소 줄어든 상황에서 사측과 노조 측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임금 외에도 차등을 주는 인센티브 제도에도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측의 공감대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보다 충분한 소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년간 종업원급여는 해마다 늘고 있다. 2023년 영업이익은 6709억원으로 전년(2022년) 7557억원보다 11.22%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종업원급여는 2022년 1485억원에서 2023년 1550억원으로 4.34% 증가했다. 지난해 종업원급여는 3344억원을 기록해 전년(2023년)보다 115.75% 증가했다. 급여가 늘어남에 따라 지난 3년간 영업이익률은 79.43%에서 2023년 76.12%, 지난해 71.27%로 조금씩 줄어들었다. 
 
이에 사측은 최근 다소 비용 효율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인센티브 체계의 경우 성과에 기반한 보상(KI) 체계를 운영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 측은 영업이익의 4%인 수익배분금(PS)을 요구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9824억원으로 PS는 393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직원들 입장에서 금전적인 이슈는 굉장히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런 불만이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 외에도 노조 측에서 요구한 내용이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서운하게 한 점이 없지 않았을 것 같다”라며 “이런 것을 불식시키기 위한 방법으로는 투명한 경영과 진솔한 대화가 중요하다. 창작자로써 디지털 노동자들의 지위를 존중해 주고, 노사 간 성숙하고 허물없는 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넥슨지회 네오플분회는 지난 24일 서울지사, 25일 제주 본사에서 집중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어 6월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전면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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