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위믹스 사태로 한차례 홍역을 치른 장현국 대표가 중소 게임사
넥써쓰(205500)로 통해 다시 블록체인 게임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게임머니나 아이템을 가상자산 시스템과 연계한다는 구상은 과거 위믹스가 시장에 등장했을 당시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다만 P2E 구조는 여전히 국내 게임산업법상 환전성·사행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위믹스가 유통량 문제와 해킹 사고 공시 지연으로 두 차례 상장폐지를 겪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넥써쓰가 넘어야 할 벽은 결제 인프라 확장보다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에 대한 시장 신뢰 회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크로쓰 샵, 결제 인프라 넓혔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 개발사 넥써쓰는 글로벌 결제 서비스 기업 월드페이(Worldpay)와 결제 서비스 제휴를 체결했다. 이번 제휴는 두바이 소재 법인 '넥써쓰 허브 FZCO(NEXUS HUB FZCO)를 통해 이뤄지며 넥써쓰는 이번 제휴를 통해 자사 웹 상점 '크로쓰 샵(CROSS Shop)‘에서 각국 법정 화폐와 디지털 자산 결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넥써쓰)
크로쓰 샵은 넥써쓰가 운영하는 게임 상품 거래 플랫폼이다. 회사 측은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인프라 ‘크로쓰 페이(CROSS Pay)’를 통해 0% 수수료 결제를 지원한다고 설명한다. 이번 월드페이 제휴는 기존 디지털 자산 결제에 전통 전자결제 방식을 더하는 구조다. 개발사 입장에선 앱 마켓 수수료 부담을 낮추고, 이용자 입장에선 결제 선택지를 넓히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장현국 넥써쓰 대표 (사진=위메이드)
넥써쓰의 이 같은 행보는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크로쓰(CROSS)의 생태계 확장 전략과 맞물려 있다. 넥써쓰는 장현국 전 위메이드 대표가 지난해 대표로 취임한 이후 블록체인 사업을 본격화했다. 크로쓰는 지난해 해외 거래소 비트겟에 상장된 데 이어 국내 원화마켓 거래소인 코빗과 코인원에도 이름을 올렸다.
크로쓰는 넥써쓰 관계사인 오픈게임재단(스위스 추크 소재)이 발행하는 블록체인 토큰이다. 크로쓰 가상자산 백서에 따르면 크로쓰는 게임 캐릭터나 아이템 같은 게임 내 자산을 대체 가능한 토큰 또는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으로 토큰화하는 것을 기반으로 한다. 이를 통해 플레이어가 캐릭터나 아이템을 크로쓰로 거래하는 방식이다.
넥써쓰는 자사 게임에서 통용되던 크로쓰를 월드페이와의 제휴를 통해 외부 결제 생태계로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 사업 모델은 장현국 대표가 과거 위메이드에서 추진했던 위믹스 생태계와 닮아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위믹스가 유통량 논란과 거래지원 종료 사태를 겪은 전례가 있는 탓에 단순한 결제망 확대만으로는 시장의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환전의 한계…P2E가 막힌 이유
P2E(Play to Earn)는 가상자산을 게임에 이용할 수 있게 한 사업 모델이다. 이용자가 게임 내에서 획득한 아이템이나 재화를 토큰으로 바꾸고, 이를 다시 외부 거래소나 지갑을 통해 교환할 수 있도록 했다.
과거에도 현금을 활용한 이용자 간 게임 아이템 거래는 존재했다. 그러나 P2E는 게임사가 직접 토큰 경제와 거래 구조를 설계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게임사가 아이템을 거래하는 시장을 운영해 수수료 수익을 챙기거나 아이템을 가상자산으로 교환해 준다.
다만 이 같은 방식은 현행 법령과 충돌할 소지가 크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는 게임물 이용을 통해 획득한 유·무형 결과물을 환전하거나 환전 알선, 재매입하는 행위를 업으로 하는 것을 금지한다. 개인 간 거래를 곧바로 불법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사업자가 게임 결과물의 현금화 통로를 직접 설계하거나 지원할 경우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
위믹스의 경우 '미르4 글로벌'에서 게임 내 자원인 '흑철'을 드레이코 토큰으로 바꾸고, 드레이코를 다시 위믹스 생태계 안에서 교환할 수 있는 구조를 내세웠다. 한 단계의 교환 과정을 거쳤지만, 게임 내 자산이 외부 가치와 연결되는 방식이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후 위믹스는 2022년 유통량 정보 문제로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거래지원이 종료됐다. 재상장 이후에도 해킹 사고와 공시 지연 논란이 불거지며 다시 상장폐지를 겪었다. 게임사가 자체 토큰을 발행하고 유통량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중앙은행에 가까운 역할까지 떠안았지만 시장이 요구하는 수준의 투명성과 신뢰를 유지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크로쓰의 숙제는 기술보다 신뢰
P2E 사업에서 게임사는 토큰 경제의 설계자이자 공급 조절자에 가깝다. 이 경우 게임사가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얻는지에 대한 의문도 뒤따른다. 게임사는 아이템 획득 확률과 공급량을 조절할 수 있고, 이는 토큰 가격과 게임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가상자산의 발행과 유통은 거래소 상장 이후 일정 수준의 외부 감시를 받는다. 그러나 토큰과 연결되는 게임 아이템의 획득 확률, 공급량, 희소성은 여전히 게임사가 주도한다. P2E 생태계에서는 게임사가 아이템 공급을 조절해 토큰 경제에 간접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생긴다. 이는 사업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동시에 사행성 논란을 키우는 요인이기도 하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사진=위정현 교수 유튜브 갈무리)
이 때문에 P2E 게임은 사행성 논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과거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국내 게임 규제가 환전성에 민감하게 반응해 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게임을 통해 얻은 결과물이 외부 가치와 연결될 경우, 이용 목적이 게임 플레이에서 수익 실현으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유튜브에서 "자체 에이전트 토큰 발행과 토큰 가치 연동 구상은 인위적인 인기 조작과 투기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현재 넥써쓰의 AI에이전트 기반의 토큰 발행 구조는 AI를 내세운 일종의 디지털 경마장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지적했다.
결국 넥써쓰의 크로쓰 사업은 단순히 더 많은 거래소에 상장하고 결제 수단을 넓히는 것만으로 평가받기 어렵다. 발행 코인 신뢰성 구축은 물론이고, 유통 매개가 되는 게임 아이템 공급 관리가 밑바탕이 돼야 한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IB토마토>는 이에 대한 넥써쓰의 계획을 확인하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