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고사이언스, '해외 진출' 뺀 CB 공시…임상 불확실성 부담됐나
CB로 270억 조달 예정…공시 3일 만에 세부목적 수정
현금·채권 등 자금 충분하지만 약화된 현금 창출력 부담
미국 임상도 개시 단계라 진출 확정 여부는 아직 '미지수'
공개 2025-05-3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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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재혁 기자] 풍부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테고사이언스(191420)가 전환사채 발행을 통한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회사는 최초 공시에서 밝혔던 자금조달 이유 중 하나인 '해외 시장 진출'을 3일 만에 삭제했는데, 개발 중인 세포치료제의 미국 임상이 개시 단계여서 아직은 미국 시장 진출을 확실시할 수 없다는 점이 부담이 됐던 모양이다. 여기에 더해 자금 중 일부가 최근 약화된 현금 창출력을 메꾸기 위해 투입될 것이란 우려가 존재한다는 점도 해외 시장 진출을 확언하기엔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사진=테고사이언스)
 
보유 유동성 풍부하고 부채 상환 부담 없는 상황에서 270억 조달 결정 '왜'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테고사이언스는 지난 23일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270억 규모의 4회차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각각 0%이며, 전환가액은 1만7713원, 시가 하락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은 없다. 풋옵션은 발행 2년 후 행사 가능하며, 콜옵션은 1년 후부터 발행가의 40%까지 행사할 수 있다.
 
현재 3월 말 기준 테고사이언스가 보유한 유동자산은 현금및현금성자산 10억원, 단기금융상품 23억원, 상각후원가측정금융자산으로 계상된 중소기업금융채권 235억원 등을 비롯해 총 316억원에 달한다. 유동부채는 23억원으로 유동비율은 1373.91%이며, 유동부채 가운데 단기차입금 14억원에 대해선 회사가 보유한 중소기업금융채권 중 10억원이 담보로 제공돼 있다.
 
이처럼 풍부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고, 부채 상환 부담도 거의 없는 상태에서 회사가 대규모 자금조달을 결정하자 그 의중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선 이번 조달 자금이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데 쓰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는데, 앞서 테고사이언스는 지난 2월 기업설명회(IR) 개최 당시 공개한 자료에서 미국 시장 관련 전략에 '회사설립, 파트너십 또는 라이센싱 모색'을 언급한 바 있다.
 
다만 회사는 최초 공시 이후 3일 만인 26일 공시를 정정하며 조달자금의 구체적 사용 목적을 '연구 개발, 해외 시장 진출 및 홍보'에서 '연구 개발, 국내 외 임상'으로 변경했다. 이는 개발 중인 세포치료제의 미국 임상 승인이 비교적 최근에 이뤄졌고, 아직은 임상 성공 여부를 확실시하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접근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재 미국에서 임상 단계에 접어든 파이프라인은 회전근개 부분층파열의 치료를 위한 동종유래세포치료제 'TPX-115'다. 국내에선 1/2상을 완료한 후 지난 2023년 2b/3상 계획을 승인 받아 진행 중이며, 올해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는 기술력을 인정 받고 임상1상을 건너뛴 임상2상 계획 승인 받았다.
 
 
TPX-115 미국 임상 본격 착수 대비…현지 공장 설립도 염두
 
테고사이언스의 연구개발비용 합계는 2022년 29억원, 2023년 32억원, 2024년 29억원 등 연간 매출액의 40%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올해 1분기 연구개발비는 전년 9억원 대비 소폭 증가한 10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더해 향후 미국 2상 착수를 감안하면 추가적인 임상 비용 투입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테고사이언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자금 사용 목적은) 연구개발과 국내외 임상이 맞다"며 "올해 2월 미국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 받은 것을 이제 본격 착수하려고 한다. 해외는 기본적으로 개발비용이 한 50억원 이상 된다"고 말했다.
 
회사가 공시한 조달자금의 구체적 사용 목적을 살펴보면 올해 사용 예정 금액은 55억원이다. 이후 2026년 120억원, 2027년 이후 사용 예정으로 잡혀 있는 금액이 95억원 수준이다. 사측은 세부 내용에는 기재하지 않았지만 미국 현지 법인 설립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테고사이언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미국 임상2상을 진행하는데, 그 임상 시약은 국내에서 조달할 수 있다. 쉽게 말하자면 원료가 인간세포인데, 한국인이어도 상관 없다는 의미"라며 "그런데 FDA의 사전 검토를 받아보니 3상의 경우 인종이나 그런 문제 때문에 미국에 진출하려면 어쩔 수 없이 공장을 지어야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당장은 현재 가지고 있는 현금으로도 충분하지만 나중에 크게 자금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우량하게 자금 조달을 한 것"이라며 "미국에 공장을 설립하려면 대규모 자금이 소요될 것. 또한 현지 공장 설립에 대해선 노하우가 없다 보니 결국엔 조인트벤처 형태로 진행될 테고, 이런 것들을 준비하는 시작 단계"라고 덧붙였다.
 
한편 테고사이언스의 주력 제품인 세포치료제 품목의 내수 실적이 2022년 64억원, 2023년 60억원, 2024년 58억원으로 감소하면서 회사의 연간 매출 합계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지난 2023년 마이너스(-) 전환 이후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3억원, 영업활동현금흐름은 -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이번 자금조달이 악화된 현금 창출력에 대한 방어 차원의 조치가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다만 이와 관련해 사측은 현금 흐름이 차차 개선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테고사이언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원래도 현금 유동성이 많았고, 지난해 말 기준 이익잉여금도 약 80억원으로 사실 당장은 우려가 없다"며 "전문의약품 부문의 경우 종합병원 매출이 30~40% 가까이 된다. 그간 코로나19와 의정사태 영향을 받았고,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소폭이긴 하지만 매출이 상승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화상은 여름이 성수기인데 현재 매출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으며, 캐시카우인 칼로덤 제품이 다시 매출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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