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매출 1929억원·영업손실 184억원으로 전년 대비 대폭 하락LG화학 등 주요 계열사 매출 비중 40% 증가…공정 진행 속도 지연LG유플러스 대상 매출 확대 전망…파주 AIDC 착공 본격화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자이C&A(자이씨앤에이)가 LG그룹 계열사들의 시설 투자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계열사 공장 건설을 도맡아 수행하는 회사의 특성상 발주 물량에 실적이 좌우되는 탓이다. 특히 새로운 ‘고객사’의 등장 조짐에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LG유플러스가 발주한 '파주 AIDC' 조감도.(사진=파주시)
LG화학·LG디스플레이 투자 ‘속도 조절’…매출 감소 현실화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자이씨앤에이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929억원, 영업손실 18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매출 2608억원과 영업이익 151억원을 기록했지만, 올 들어 매출은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공사 물량 감소와 원가율 상승이 겹치면서 이 같은 실적 감소가 현실화됐다. 자이씨앤에이는 LG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회사의 연결 기준 매출 가운데 캡티브 비중은 지난 2022년 99.7%, 2023년 97.4%, 2024년 98.2%를 각각 기록했다.
LG화학(051910)과
LG디스플레이(034220) 등 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지난해부터 시설 투자에 대한 속도를 조절하면서 자이씨앤에이의 매출 감소세가 진행 중인 것이다. 또한 지난해 1분기 93.4%이던 매출원가율 역시 올 들어 99.0%로 대폭 상승하며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자이씨앤에이의 경우 상당수 프로젝트가 최종 설계 도면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착공하고, 최종 정산 시점에 이익이 확정되는 구조”라면서 “지난해에는 준공 정산 과정에서 일시적 원가 상승과 매출 저하에 따른 고정비 부담으로 원가율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그간 자이씨앤에이의 매출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 계열사는 LG화학과 종속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 등이다. 이들로부터 발생한 매출은 △2022년 7025억원 △2023년 7535억원 △2024년 4601억원이 각각 기록됐다. LG디스플레이 발주 공사로 발생한 매출 역시 △2022년 1조100억원 △2023년 5900억원 △2024년 2112억원 등이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이들 계열사발 매출 규모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까지 이어질 실적 감소세…신규 물량 착공 기대감
자이씨앤에이의 실적 감소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배터리 제조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현재 공사 중인 프로젝트를 포함해 미국에서 총 8곳의 공장을 가동 예정이다. 국내에서 제조된 배터리 소재를 수입해 미국에서 제조하는 구조인데,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설비투자 비용을 전년 대비 20~30% 축소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실제 회사의 실적은 지난해부터 급격히 악화됐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476억원, 영업이익은 151억원으로 전년(매출 1조8195억원, 영업이익 1092억원) 대비 큰 폭의 실적 하락을 겪었다.
자이씨앤에이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주요 발주처들의 투자 축소로 공사 진행률에 따른 기성 수령액이 감소했다”며 “예정 공정률 대비 공사 진행 속도를 늦추면서 향후 준공 시기가 순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발주 공사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반면, 올해부터 LG그룹의 타 계열사가 자이씨앤에이 매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LG유플러스(032640)가 대표적이다.
자이씨앤에이는 지난 2021년 LG유플러스가 발주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인 ‘평촌 넥스트 IDC’를 약 1600억원에 수주한 바 있다. 또한 1000억원 미만의 비교적 규모가 작은 공사도 수 건 수주했다. 이에 LG유플러스를 대상으로 △2021년 212억원 △2022년 822억원 △2023년 1251억원 △2024년 356억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회사는 또한 LG유플러스가 발주한 ‘파주 AICD’ 프로젝트를 수주해 이달부터 공사에 돌입했다. 약 7만3712㎡ 규모 부지에 서버 10만대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자이씨앤에이의 도급액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LG유플러스는 이 프로젝트에 6156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이씨앤에이 관계자는 “LG유플러스로부터 수주한 파주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매출이 올해 2분기부터 반영될 예정”이라며 “주요 발주처들이 추진 중인 해외 사업에 대한 수주 기반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