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크레더블버즈, 병합 직후 유증 강행…최대주주 특혜 논란
병합 결정일 종가 대비 17% 낮은 가격에 신주 발행
휴먼웰니스 지배력 강화···기존 주주 영향 '주목'
공개 2025-05-16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6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코스닥 상장사이자 뷰티·패션 전문기업인 인크레더블버즈(064090)가 단 이틀 사이에 ▲주식병합 ▲해외 바이오기업 투자 ▲유상증자 세 건의 굵직한 결정을 잇달아 공시하면서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언뜻 보면 신사업 확장과 자금 확보를 위한 선제적 조치로 읽히지만 최대주주를 위한 저가발행과 기존 주주가치 훼손 논란이 우려된다. 
 

(사진=인크레더블버즈)
 
주식병합에 이어 유상증자…저가발행 논란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인크레더블버즈는 지난 7일 보통주 5주를 1주로 합치는 주식병합을 결정했다. 액면가는 기존 500원에서 2500원으로 바뀌고, 총 발행주식수는 4974만주에서 약 995만주로 축소된다. 병합 효력 발생일은 오는 7월2일이며, 거래정지는 6월30일부터 7월 17일까지 예정돼 있다.
 
주식병합 공시 다음 날인 8일 인크레더블버즈는 최대주주인 휴먼웰니스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발행가는 주당 3808원으로 기준주가(4230원) 대비 약 10% 할인된 수준이다. 병합 발표일 종가인 4580원과 비교하면 16.8% 낮다.
 
문제는 이 유상증자의 실질 발행가는 병합이 반영되면 1만9040원(3808원×5)이 된다는 점이다. 병합으로 유통주식수가 줄어 주가는 자연스럽게 오를 수밖에 없지만, 이미 확정된 유증가액은 병합 전 기준이므로 향후 병합이 반영된 주가 대비 상대적 저가가 될 수 있다. 
 
이처럼 할인된 가격으로 최대주주에만 신주를 배정하는 유상증자는 주식병합 효과를 상쇄하거나 기존 주주의 지분율을 간접적으로 희석시킬 가능성이 있어 기존 주주 입장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특히 공모 방식이 아닌 최대주주 단독 배정이라는 점은 소액주주 입장에서 상대적인 권리 축소로 인식될 소지가 있다.
 

실제로 신주 262만6050주(병합 전 기준)는 병합 후 약 52만5210주가 된다. 병합 후 총 발행주식수 대비 약 5.01% 수준으로 소액주주 지분 희석을 유발할 수도 있다. 반면 최대주주인 휴먼웰니스의 지분은 상대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명목상 운영자금, 실제는 해외투자?

 

일각에서는 인크레더블버즈가 병합과 유상증자를 단행한 이유가 신사업 투자로 본다. 회사는 7일 미국 바이오 벤처기업 ARMR Science Inc.의 지분 11.11%를 약 139억원에 취득한다고 밝혔다. 투자 방식은 조건부지분인수계약(SAFE)이다. 

 

ARMR는 2023년 설립된 신생 벤처로 지난해 기준 자본총계 -88억원, 순손실 11억원에 달하는 심각한 자본잠식 상태다. 매출은 65억원이지만, 재무 건전성 측면에서는 고위험 투자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펜타닐 백신 개발 분야로 기존 사업과 접점은 찾아보기 어렵다. 

 

인크레더블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번 투자를 검토한 배경엔 아시아 판권 확보 목적이 크다”며 “실사 후 최종 투자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크레더블버즈는 이번 유상증자 자금을 운영자금(인건비 외)으로 명시했으며, 투자 재원과의 직접적 연결은 밝히지 않았다. 실제로는 유동성을 활용한 연계 집행일 수 있으나, 공식적으로는 두 자금 흐름이 분리돼 있다. 하지만 운영자금 명목으로 유상증자 해놓고 실질적으론 해외 투자에 쓴다는 지적이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지난 2월 23회차, 24회차, 25회차 전환사채(CB) 발행 결정 철회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당시 인크레더블버즈는 신사업 투자를 위해 CB로 400억원을 조달키로 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인크레더블버즈는 공시를 통해 "주식병합 목적은 적정 주식수 유지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 및 주가 안정화"라고 밝혔다. 이어 "유상증자는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 확보가 주된 목적"이라며 "신규 파트너사와의 사업 및 기술 협업을 통해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겠다"라고 했다.  
 
 
인크레더블버즈는 최근 수익성 둔화와 자금 유동성 확보 이슈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매출 46억원, 영업손실 35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매출은 69억원, 영업손실 6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 지표는 모두 악화된 상황이다. 반면 금융수익(263억원) 증가에 힘입어 당기순이익이 19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이는 본업보다 비영업이익에 크게 의존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처럼 실적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이뤄진 연이은 병합·유증·투자 결정은 시장의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