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가 지난 2020년 발행한 가상자산 위믹스 코인이 '해킹'과 '불성실 공시 논란'으로 다시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위메이드는 위믹스의 거래지원 종료 결정을 막기 위해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이 이를 인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위믹스는 그간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게임 사업에서 핵심적인 연결고리 역할을 해왔던 만큼 이번 재상폐는 향후 사업 운영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기반 게임 출시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IB토마토>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사업 실효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해 점검해볼 예정이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위메이드(112040)가 위믹스 가치를 보전하고자 대규모 바이백(시장 매수)을 지속하고 있지만, 위믹스 가치 하락세를 막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위메이드는 위믹스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유동성이 다소 저하된 상태에서 재무 부담은 다소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위믹스는 블록체인 사업에서 핵심 자산으로 이용되고 있는 만큼 위메이드는 앞으로도 위믹스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글로벌 위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진=위메이드)
100억원 규모 바이백 시행했지만…위믹스 하락세 지속·재무 부담 감수
14일 위메이드에 따르면 최근 위메이드는 해킹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100억원 규모 시장 매수(바이백)를 완료한 바 있다. 해킹 사건으로 탈취된 위믹스 수량 865만4860개를 코인마켓캡 기준 원화 가격으로 환산할 시 약 87억5000만원에 해당했다. 여기에 12억5000만원을 더해 100억원 규모 바이백을 시행하기로 한 것이다. 이어 2차 2000만개에 달하는 바이백도 추가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백 시행에도 위메이드는 재상폐로 인한 크립토 쇼크(코인 가격 급락)로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 전문 시황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위믹스 원화 가격은 해킹 사실이 알려진 지난 3월4일 747.63원에서 현재 시점인 5월13일 511.20원으로 하락했다. 3개월 만에 46.25% 떨어진 셈이다. 지난 4월18일 바이백을 시행한 이후 위믹스 가격은 1086.8원까지 치솟았지만 한 달 만에 다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이에 유동성이 다소 저하된 상태에서 지속적인 위믹스 매입은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위메이드가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707억원으로 전년 3148억원에 비해 14.02% 감소했다. 유동자산은 2023년 4220억원에서 지난해 5507억원으로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유동부채도 2023년 8895억원에서 지난해 9813억원으로 증가했다. 유동비율은 2023년 47.44%에서 지난해 56.12%로 상승했지만 아직 100%를 넘지 않고 있아 유동성은 다소 저하된 상태다.
위메이드는 해킹 사건 이후 두 달여 만에 시가총액도 3000억원 가까이 증발했다. 주가는 지난 3월4일 종가 3만4250원에서 5월13일 종가 2만6450원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시총은 3월4일 1조1627억원에서 지난 13일 종가 기준 8979억원으로 축소됐다.
이에 대해 위메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위믹스 신뢰 회복을 우선으로 전사적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라며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바이백 시행으로 빠른 생태계 안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서는 법정에서 최선을 다해 소명하고 설명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원화 거래소 거래 종료돼도…글로벌 시장 '믿는 구석'
위메이드는 위믹스 신뢰 회복을 위한 고군분투를 이어가는 가운데 현재 위믹스를 대체할 만한 다른 토큰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블록체인 게임 이용자가 대부분 글로벌 이용자인 만큼 블록체인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글로벌 확장을 최후의 보루로 남겨둘 방침이다.
우선 위믹스는 위메이드가 구축한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핵심 자산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용자는 게임에서 얻은 아이템이나 재화를 토큰화하고 위믹스로 교환할 수 있다. 아울러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에서 위믹스 페이를 통해 제공 중인 콘텐츠를 위믹스로 결제할 수 있게 했다.
이에 원화 거래소 거래 지원이 종료된다고 할지라도 위믹스를 통한 위메이드 서비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위믹스 플레이 내 웹숍에서는 ‘나이트 크로우’와 ‘미르4’ 등 온보딩된 블록체인 게임의 아이템과 패키지를 위믹스로 구매할 수 있다. 위믹스로 결제한 이용자에게는 희귀 아이템을 비롯해 한정판 콘텐츠, 맞춤형 보상, 위믹스 페이 마일리지 등 혜택도 제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위믹스 생태계를 성장시켜 나가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원화 거래소 거래 지원 종료가 자사의 서비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원래부터 글로벌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었고, 게임 이용자의 90% 이상이 글로벌 이용자이기 때문에 향후 글로벌 확장을 지속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내려 한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