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금융지주들은 은행과 증권 자회사를 중심으로 지역 건설사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지역 경제의 든든한 후견인 역할을 해왔다.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은 이들 금융지주에게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던 시기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수익성과 안정성을 겸비한 최적의 투자처였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장기간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금융지주 자회사들의 수익성과 건전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IB토마토>는 지역 건설업계의 현주소와 함께 지방 금융지주들의 부동산PF 리스크 관리 실태를 심층 점검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iM금융이 계열사 리스크로 인해 핵심 경영지표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건전성이 하락해 대규모로 충당금을 쌓은 탓이다. 그러나 대구 지역 악성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iM금융이 지역 건설사에 내어준 대출 규모가 여전히 커 실적 회복은 불확실하다.
IM금융 전경(사진=IM금융 )
대구, 준공 후 미분양 전국 최다…부동산 시장 침체 지속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대구지역 미분양 주택 수는 9051호다. 전월 대비 3.5%, 309호 증가했다. 전국적으로 금리 인상으로 미분양주택이 늘어나고 건설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으나, 대구 주택 시장은 유난히 폭이 크다. 특히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3067호나 된다. 전체 33.9%를 차지하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이란, 공사가 완료됐는데도 불구하고 분양되지 못한 주택이며, 악성 미분양으로 꼽힌다.
대구지역 매매가격지수 등 부동산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도 하락하고 있다. 주택매매가격지수는 주택 시장의 평균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다. 지표가 낮아질수록 주택매매가도 하락한다고 볼 수 있다.
지난달 대구지역 매매가격지수는 81.62다. 지난해 연말 82.53에서 더 떨어졌다. 전국이 96.17, 서울이 100.56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악성 미분양이 늘어나면서 대구지역 부동산 투자 심리가 회복되지 않은 탓이다. 지난달 주택 매매가격 변동률도 내려앉았다. 지난달 대구 지역의 주택 매매가격 변동률은 –0.34%, 누적 변동률은 –1.11%에 달한다. 이 또한 전국에서 가장 낮다. 전국에서 최하위다.
대구 지역의 악성 미분양이 늘어나면 지역 금융사의 경영 지표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준공이 완료된 후 팔리지 못한 주택이 많아질수록 건설사가 유동성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건설사의 사정이 안 좋아지면, 은행, 캐피탈사가 실행한 대출이나 증권사의 PF자금 등을 회수하기 어려워진다. 지방은행이 지방 경제 활성화의 목적을 띠는 만큼 관련 여신도 많기 때문이다.
건설업 대출 리스크, iM금융에 직격탄
iM뱅크가 지난해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되면서 지역색이 옅어지기는 했으나, 대구은행 시절 실행했던 대출은 그대로다. 지난해부터 전국 영업을 본격화하고 있으나 여신 비중은 대구경북 지역에 몰려있다. 지난해 말 이 지역 여신 점유율은 24.9%에 달한다.
지난해 iM뱅크의 건설업 대출 잔액은 1조8845억원, 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7조8364억원으로 집계된다. 두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19%, 13.28%로 전체 16.47% 수준이다. 전년 대비 비중이 줄었으나 여전히 제조업 다음으로 크다.
실제로 지역 건설사에 실행한 대출 내역도 다수다. 태왕이앤씨의 경우에도 지난해 iM뱅크에서 단기차입금으로 총 212억9500만원을 빌렸다. 이 중 신용대출이 183억2500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태왕이앤씨에 단기차입금을 내어준 은행은 iM뱅크뿐이다. 화성개발이 시행한 구수산민간공원PFV에도 iM뱅크와 iM캐피탈이 PF자금 750억원을 실행하기도 했다.
다만 건설사 관련 여신은 지주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iM금융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62%, 연체율은 1.34%로 치솟았다. 은행의 기업여신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수익성도 마찬가지다. 특히 iM증권의 경우 지난해 지주 실적을 깎아먹었다. 지난해 iM증권은 부동산PF 관련 대손충당금을 전입해 163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iM증권의 순자본비율도 2021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iM증권의 순자본비율은 465.7%다. 전년 말에 비하면 상승했으나, 영업용순자본 증가가 아닌 총위험액을 감소시키면서 수치를 개선한 결과다.
iM금융은 올해 부동산PF 관련 위험성을 최대한 낮추겠다고 공표했으나, 이제 막 시작된 리스크도 있다. 지난해 12월 iM뱅크는 PF대출과 관련해 채권매매대금 소송에 휘말렸다. 현재 1심 진행 중이며,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15억원 가량의 채권을 매수해야 한다.
부동산 관련 위험노출액(익스포저)도 남았다. iM뱅크의 신용경감 전 익스포저 기준 PF, 수익창출부동산 금융, 고변동성 상업용 부동산 금융 규모는 총 4조2639억원이다. 전년 대비 감소했음에도 여전히 규모가 크다. 특히 수익창출부동산금융과 고변동성상업용 부동산금융은 위험도가 비교적 높은 편에 속한다. 두 유형 모두 위험가중치 150%에 해당한다.
iM금융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상매각과 더불어 상시 연체 모니터링을 실시해 건전성을 개선할 예정”이라면서 “디지털 고객 확대, 저원가성 예금 유치, 대손비용 안정화에 따른 위험조정마진 개선 등을 통해 수익성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