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조은 기자] 금융 인공지능(AI) 기술 기업 혜움이 105억원에 달하는 투자 유치를 받은 가운데 올해 AI 비서(에이전트) 기술을 고도화해 실적을 개선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017년 설립된 혜움은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사업자를 위한 세무·재무 서비스를 제공해 주목받았다. 지속적인 매출 증가세 속에 지난해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지만, 최근 매출 성장률은 다소 둔화된 상황이다. 이에 올해는 투자금을 바탕으로 AI 전문가 위주로 인재를 영입해 서비스 경쟁력을 높일 전망이다.
혜움 (사진=잡코리아 갈무리)
105억 규모 시리즈B 투자로 누적 투자금 210억원 달해
10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 AI 기술 기업 혜움은 시리즈B 투자 유치를 통해 105억원을 조달 받았다. 혜움이 받은 누적 투자금은 210억원에 달한다.
이번 투자에는 기존 투자자인 IBK기업은행과 쿼드벤처스가 후속 투자자로 나섰다. 키움인베스트먼트 등도 신규 투자자로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혜움이 보유한 독자적인 AI 에이전트 기술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투자를 통해 혜움은 AI 비서(에이전트) 고도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기존 서비스는 전문가 상담과 세금계산서 무료 발급 등 도구화된 서비스에 머물러 있었다면, 향후에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행해 미수금·미지급금 등을 자동으로 관리해주는 비서형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옥형석 혜움 대표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이번 시리즈B 유치를 기점으로 실행을 넘어 추론까지 가능한 에이전틱 AI 기술력을 높이는데 집중, 더욱 적극적인 투자로 AI 기술 리더십을 선점하겠다”라며 “단순히 질의 응답, 서류 발급과 같은 지시형 에이전트를 넘어 추론까지 가능한 Agent AI의 기술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매출 증가세 둔화에 AI 인재 영입해 경쟁력 늘릴까
이처럼 혜움이 지속적인 투자 유치를 받을 수 있던 이유는 최근 실적 개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혜움은 설립 이후 지난 4년간 매출 성장세가 지속되며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매출액 증가율은 다소 둔화된 가운데 올해 투자금을 통해 AI 전문가를 영입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7년 설립된 혜움은 소상공인·자영업자·중소기업 등 사업자를 위한 세무·재무 분야 A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세무 처리를 돕는 '혜움 레포트 2.0'과 사업자 경정청구 서비스 '더낸세금' 등이 있다. 사업의 실효성을 바탕으로 혜움은 지난해 3월 중소벤처기업부 AI 초격차 스타트업에 선정됐다. 기술보증기금 기술사업평가결과에서도 'A+' 등급을 획득했다.
본지의 취재에 따르면 혜움의 지난해 매출은 132억원, 영업이익은 28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혜움은 지난 4년간 매출 성장세가 지속됐지만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매출은 2021년 19억원에서 2022년 33억원, 2023년 96억원으로 줄곧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2021년 7억원에서 2022년 29억원으로 급증하고 2023년 29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흑자 전환한 이유는 매출은 늘어난 반면, 판매비와관리비를 효율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판매비와관리비는 2021년 26억원에서 2022년 62억원으로 급증하고 2023년 124억원으로 두 배 가량 증가했지만, 지난해 104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다만, 매출 성장률은 다소 둔화되고 있어 올해 또다시 외형 성장이 필요할 전망이다. 지난해 매출액 증가율은 37.5%로 전년 190.9%에 크게 못 미쳤다.
이에 혜움의 재무 건전성은 양호한 편이다. 2023년 말 유동비율은 775.82%, 부채비율도 25.45%로 안정적인 수준이다. 이번에 105억원 자금 조달에 성공하면서 유동성은 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세무 환급 서비스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와 비교해도 매출은 아직 작은 수준이다. 지난해 자비스앤빌런즈 매출은 862억원으로 전년 507억원보다 69.95% 신장했다. 세무 환급 서비스에서 삼쩜삼이 독보적인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혜움은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고도화해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혜움은 올해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한 만큼 AI 인재 영입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혜움은 사외이사로 'AI 권위자'인 조성배 연세대학교 교수를 선임했다.
옥형석 혜움 대표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혜움은 단순히 세무가 아니라 사업자를 위한 돈의 흐름 전반 계약부터 재무와 세무까지의 전체 영역을 대상으로 하는 Agent를 만들고 있다"라며 "삼쩜삼과 달리 혜움의 '더낸세금'은 이미 신고한 내용에서 누락된 부분을 찾아 경정청구를 위한 서류를 접수하여 이루어져 국가에서 권하는 절세 방법을 이용한다. 올해는 업계 탑 레벨의 AI 인재들을 영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