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온칩스, 수익성 흔들려도 투자엔 '속도'…CB로 345억 조달
시설자금 145억·운영자금 200억원 총 345억원 조달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65%로 최저치 기록
공개 2025-04-1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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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조은 기자] 가온칩스(399720)가 34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시설투자 자금과 운영 자금 확보에 나선다. 유동성과 현금 창출력은 양호한 수준이지만, 향후 지속적인 자본적 지출(CAPEX)이 예상되는 만큼 선제적인 자금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가온칩스는 상장 이후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인건비와 개발비 증가로 영업이익률이 하락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수익성 개선보다는 투자를 지속해 미래 성장을 준비할 방침이다.
 
가온칩스 (사진=원티드 홈페이지 갈무리)
 
CB 345억원 발행해 시설자금·운영자금 선제적 확보
 
8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가온칩스는 최근 1회차 CB로 345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표면이자율, 만기이자율은 모두 0.0%로 전환가액은 4만3410원으로 정해졌다. 345억원 중 42%에 달하는 145억원은 시설 자금, 나머지 2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현재 유동성을 비롯한 재무 건전성은 안정적인 상황에서 가온칩스는 향후 시설 자금 확충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가온칩스 유동비율은 206.25%를 기록했다. 지난 2022년 382.42%, 2023년 259.31%와 비교하면 하락했지만, 200%를 넘어 안정적인 수준이다.
 
현금창출력도 양호한 편이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잉여현금흐름(FCF)은 2022년 -2억원 적자를 기록하고 2023년 -11억원으로 손실이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이 개선되면서 FCF는 1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다만, 자본적투자(CAPEX)를 나타내는 유형자산 취득은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 2022년 61억원에서 2023년 68억원 지난해 95억원으로 확대됐다.
 
실제 앞으로 시설 투자는 확대될 전망이다. 가온칩스는 올해 4월부터 2027년 12월까지 서버, 가속기, 시설 등 개발 하드웨어를 포함한 개발 인프라에만 145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같은 기간 지식재산권(IP)과 개발 소프트웨어 등을 구매하기 위한 운영자금으로도 올해 100억원 2026년과 2027년에 각각 50억원을 쏟을 방침이다. 
 
가온칩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지금 당장 회사에 자금 문제가 있다기보다 앞으로 더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할수록 서버를 더 확장해야 한다"라며 "디자인을 할 때 사용되는 툴에 AI가 적용되는 등 고도화되면서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는 부분이 있어 사측에서 미래를 보고 미리 CB를 발행해서 조달했다"라고 말했다.
 
 
외형 확대에도 급여·개발비 상승에 수익성 '부진'
 
가온칩스는 지난 2022년 5월 상장한 이후 매출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인건비와 경상개발비 등 영업비용이 늘면서 수익성은 다소 저하된 바 있다. 향후에도 비용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가온칩스는 사업 운영이 안정화될 때까지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다.
 
앞서 2012년 설립된 시스템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가온칩스는 삼성전자(005930) 파운드리 디자인 솔루션 파트너(DSP)로 선정된 이후 실적 성장세를 거듭하며 2022년 5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상장된 이후에도 매출은 매년 성장했지만, 인건비와 연구개발비도 함께 늘면서 영업이익률은 하락했다. 
 
가온칩스는 팹리스 고객사에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 최종 제품 공급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로는 삼성 파운드리와 글로벌 설계자산(IP) 설계회사 Arm 등이 있다. 매출은 2022년 433억원에서 2023년 636억원, 지난해 965억원으로 지속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매출 성장률은 51.72%에 달했다.
 
반면 영업이익을 비롯한 수익성은 줄고 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22년 39억원에서 2023년 44억원으로 증가했다가 지난해 35억원으로 다시 감소했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은 2022년 9.00%에서 2023년 6.84%, 지난해 3.65%로 줄었다. 같은 기간 원가율이 상승한 것이 주요했다. 매출원가는 2022년 317억원에서 2023년 509억원, 지난해 822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른 원가율은 2022년 73.16%에서 지난해 85.24%로 상승했다.
 
아울러 판매비와관리비도 2022년 77억원에서 2023년 84억원, 지난해 107억원으로 늘어났다. 특히 급여는 지난해 36억원을 기록해 전년 28억원보다 25.49% 확대됐다. 경상연구개발비도 32억원으로 전년 23억원보다 39.58% 증가했다. 지난해 말일 기준으로 가온칩스 인원은 259명으로 전년 209명보다 23.92% 증가했다. 이 중 연구개발과 기술인력은 약 86%를 차지하는 223명으로 나타났다. 전년 180명보다 23.89% 늘어난 수치다.
 
한편, 가온칩스는 최근 케이던스와 계약을 체결하고 차세대 반도체 설계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케이던스는 대량의 소프트웨어와 반도체설계자동화(EDA) 툴을 보유하고 있어 전략적 협업 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온칩스는 최신 반도체 지적재산권(IP)를 확보해 차세대 인공지능(AI)·고성능컴퓨팅(HPC)·차량용 반도체 등 다방면에서 설계 역량을 확대할 방침이다.
 
가온칩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비용 효율에 대해서는 사측에서 항상 의지를 갖고 있지만, 투자하는 비용이 워낙 많아 성장하는 회사에서 단기간에 수익성을 개선하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다"라며 "회사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고 충분히 인프라가 갖춰지면 자연스럽게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망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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