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브랜드를 통한 ODM 기업의 성장 지속 전망코스맥스, 전년 대비 매출 21% 증가에 2조 돌파콜마, 투자로 인한 재무손익 반영으로 순이익 '쑥'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최근 국내 화장품 인디 브랜드들의 수혜가 가시화되면서
코스맥스(192820)와
한국콜마(161890) 등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이 수혜를 얻고 있다. 코스맥스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액 2조원을 돌파했고, 한국콜마는 지난 2023년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한 이후 올해에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한국콜마의 경우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따른 영업이익의 증가와 인디브랜드 투자 등 기타 재무 손익 등이 반영되면서 당기순이익도 5배 가까이 늘었다.
사진은 왼쪽부터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외관. (사진=각사)
코스맥스, 고객사 경쟁력 확대하며 매출 21.86% 성장
21일 중소기업벤처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화장품 중소기업의 수출액은 68억달러로 전년 대비 27.7% 늘었다. 미국과 일본·베트남 등 다양한 국가를 대상으로 수출이 늘어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단일 품목 수출로 60억 달러를 넘긴 것은 지난해 화장품이 최초다.
특히 지난해 한국의 화장품 수출액이 102억달러 규모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인디브랜드들이 수출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2020년 7564개였던 화장품 수출 기업수는 2023년 8330개로 10% 이상 증가했다.
인디브랜드가 늘어나면서 그 수혜는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등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코스맥스는 지난해 국내외 전반적인 소비 회복에 힘 입어 매출 2조166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이 2조원을 돌파한 것은 코스맥스 창사 이래 처음이다. 직전년도 1조7775억원 대비로는 21.86% 성장했다.
동남아시아 지역 법인이 빠른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중국 법인 고객사 다변화 등이 실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앞서 코스맥스는 일본과 미국, 중국, 홍콩 등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 물품을 공급해왔다. 최근에는 아시아 지역 외에도 유럽, 중남미, 미국 등으로 수출 저변을 확대하면서 높은 실적 성장세가 이어졌다. 코스맥스 측에 따르면 현재 고객사 수는 4000여 곳에 이르며 직·간접적으로 제품을 수출하는 곳은 100여 곳을 넘는다. 이는 경쟁사인 한국콜마의 고객사 수인 3800여 곳 보다도 많은 수다.
외형성장이 이어지면서 2022년 531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23년 1157억원으로 2배 넘게 성장했다. 이어 지난해에도 51.61% 늘어난 175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 3.32%, 2023년 6.51%를 기록하던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8.10%로 늘었다. 판관비율이 소폭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원가율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코스맥스의 판관비율은 11.21%로 직전년도 대비 1.20%포인트 늘었지만, 원가율은 직전년도 대비 2.79%포인트 감소한 80.69%를 기록했다.
코스맥스는 고객사 수 확대와 성장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향후에도 인도와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 고객사 확보를 위한 'LOCO 프로젝트'를 추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콜마, 실적 호조세·원가율 감소에 당기순이익 5배 '쑥'
매출과 영업이익은 코스맥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지만, 당기순이익 측면에서는 한국콜마의 증가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지난 2023년 251억원에 머물렀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5배 가까이 성장하며 1253억원을 기록했다.
외형과 영업이익의 성장세가 이어진 결과다. 지난해 한국콜마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4521억원을 기록하며 직전년도 대비 13.75% 성장했다. 2023년 이미 직전년도 대비 15.54% 성장하며 2조원을 돌파했지만 여전히 높은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2022년 733억원이던 연결 기준 영업이익 역시 2023년 1361억원으로 성장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1939억원으로 2000억원에 육박했다.
이 가운데 인디브랜드 투자 등 기타 재무 손익 등이 반영된 점도 당기순이익 상승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지난해 관계기업과 공동기업 투자 이익은 122억원으로 직전년도(33억원)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외에도 기타수익이 55억원에서 189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금융수익이 237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따른 영업이익의 증가와 인디브랜드 투자 등 기타 재무 손익 등이 반영되면서 당기순이익이 크게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반면, 코스맥스의 당기순이익은 378억원에서 884억원으로 2배 성장하는 데 그쳤다. 고객사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면서 지분법손실 등이 일부 발생한 점과 기타손실, 법인세비용 등이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향후 인디브랜드를 통한 ODM 기업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디브랜드들이 ODM 기업을 통해 제품 컨셉과 마케팅에 집중하고, R&D, 기술력, 생산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고품질 제품을 신속하게 시장에 출시할 수 있게 되면서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진 덕이다. 특히 지난해 1분기 인디 브랜드의 수출액이 15억5000만 달러로 역대 1분기 최고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대기업의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반면, 중소기업은 30%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임지아 LG경영연구원 연구원은 "뷰티 인디 브랜드의 제품력은 이들 ODM 기업의 기술력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라며 "글로벌 유통 플랫폼과 ODM 기업 간의 전략적 제휴 등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있으며 소비자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신속하게 제품화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졌다"라고 설명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