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수출입은행이 연초부터 국내 기업 지원에 팔을 걷어붙였다. 첨단전략 산업 육성에 2000억원을 출자하는 한편, 주력산업 공급망 안정화에 최대 10조원을 지원한다.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와 공급망 불안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사진=수출입은행
첨단산업 펀드 조성…3년간 5천억 규모
19일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첨단전략산업 육성 펀드 출자 규모는 1500억원이다. 지난 2023년에 이어 1500억원을 출자했으며, 올해에는 2000억원을 출자한다. 수은은 3년 연속 첨단전략산업 육성 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3년에는 4개 펀드 1.2조원 규모, 이듬해에는 3개 펀드를 1조원 규모로 조성했다.
수은은 이미 첨단전략산업 우대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수수료, 대출한도와 금리 등 우대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 첨단전략산업에는 반도체와 바이오, 미래모빌리티, 배터리 등 5개 분야, 69개 품목이 포함된다.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첨단산업을 키우겠다는 정부 정책과 발을 맞춘다. 올해도 최근 2년과 같이 총 1조원 규모 펀드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운용사는 대형 2개사, 중소형 2개사 등 4개사 이내로 선장할 예정이다. 규모에 따라 대형의 경우 1400억원, 중소형은 600억원으로 총 000억원 이내로 출자한다. 출자 비율은 20%다.
대형의 경우 목표 결성금액은 2500억원, 중소형은 1500억원으로 각각 두 개의 운용사를 선정해 대형 7000억원, 중소형 3000억원으로 총 1조원 규모를 맞춘다. 운용사 출자비율은 펀드 조성금액의 1% 이상이다. 수은은 다음달 5일까지 제안서를 접수받고 5월 중 최종 선정 결과를 발표한다.
친환경과 저탄소 사업분야에 대한 투자 의무도 신설했다. 글로벌 탈탄소화 기조에 맞춘 우리나라 기업 저탄소 사업구조 전환을 지원할 예정이다. 수은 약정액의 0.25배 이상을 친환경과 저탄소 사업전환 분야 품목을 영위하는 우리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특히 펀드가 투자한 기업이 ESG 관련 인증을 신규로 취득하는 경우 수익 일부를 운용사에 인센티브로 지급한다. 중소기업에 한해 피투자기업이 수은에서 인정하는 ESG 관련 인증과 평가기준 중 하나 이상을 투자기간 중 신규로 충족하면 인텐티브를 차등 지급한다. 펀드 결성금액 대비 지원 실적에 따라 50% 이상이면 인센티브 지급률은 3%, 70% 이상이면 4%, 90% 이상이면 5%다.
공급망안정화 지원 '2배 확대'
수은은 첨단산업뿐만 아니라 공급망안정화기금에도 최대 10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역시 트럼프 2기 출범의 영향을 받았다. 통상환경이 급변할 것으로 보고 기금 규모를 2배 수준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수출입은행의 공급망안정화기금은 5조원 규모였다. 수은의 기금 재원은 기금채권으로,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기금채권 10조원에 대한 국가보증 동의안이 통과됐다.
기금 출범 2년차에 접어들면서 세부 분야별 맞춤형 지원 방안도 찾는다. 이차전지, 반도체 소재업체 지원 목적이다. 수요 기업에는 국내 소재 구매보건부 자금 이용 시 금리적 이점을 제공한다.
특히 민관협력 기반으로 핵심광물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핵심광물 투자 협의회를 통해 최대 500억원 수준의 공동투자 등 금융 패키지 지원도 추진한다. 협의회에는 기획재정부를 비롯 9개 부처와 연구원 등이 참여한다.
수은은 지난달 23일부터 공급망 우대 보증프로그램도 신설해 관련 기업 대출 지원을 확대하고 금융비용 경감을 돕고 있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도 함께 보증료 감면 혜택을 지원하기로 했다. 기금은 해당 보증기업에 최대 0.5%의 금리 우대를 지원한다.
수은은 지난해에도 공급망안정화기금 원화채권을 최초로 발행했다. 공급망채는 공급망안정화기금이 발행되는 정부보증채권이다. 지난해 10월 첫 발행 이후 수은은 총 다섯차례에 걸쳐 7400억원 규모의 공급망채를 발행했다. 올해 안에도 원화와 외화를 포함해 정부보증한도인 10조원 내에서 기업 기금 자금 수요에 맞춰 발행할 예정이다. 특히 연내 1조원 규모의 공급망 특화 사모펀드도 조성할 계획이다.
수은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적극적인 기업 지원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안정적인 자본적정성 관리도 한몫했다. 지난해 3분기 수출입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은 15.76%로, 직전 분기 15.31% 대비 0.45%p 올랐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민간 투자 유도를 통한 주력 수출산업의 경쟁우위 선점에 힘을 보탤 계획"이라며 "공급망안정화를 위한 민관 공동투자 추진 등 지원 수단 다양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