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세계로…수출 확대 속 성장세 '굳건'
미국 서부 코스트코 입점 완료…중·동부로 확대
전 세계 라면 시장 1위 중국 상대로 판매 '집중'
현지공장 설립하고 이커머스 역량위한 TFT신설
공개 2025-02-2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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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최근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삼양식품(003230)이 여전히 해외 시장에서 추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월마트와 미국 서부지역 코스트코에 불닭볶음면 입점을 완료한 이후 중·동부 지역 코스트코 입점과 추가 대형 유통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유럽과 일본 등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즉석라면 시장 규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향 매출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올해도 삼양식품 실적 성장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사진=삼양식품)
 
미국 서부 점령한 불닭볶음면 "중·동부 지역으로 확장"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삼양식품 매출액(잠정)은 1조73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년도(1조1929억원) 대비 약 45.02% 급증한 수치다. 지난 2021년 6420억원에 머물렀던 매출액은 2023년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지 1년 만에 1조원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다.
 
매출이 고성장세를 보이면서 2021년 654억원에 불과하던 영업이익도 지난 2023년 1475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2023년이 처음이다. 이후 1년 만인 지난해에는 3442억원으로 확대됐다.
 
이 같은 실적 상승세는 지속적인 해외 매출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인 사업보고서는 아직 공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3분기 중국 시장 내 성장과 함께 미국 시장 매출이 급격하게 성장한 점 등이 실적 성장을 견인했을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미국 시장 매출액은 2702억원으로 직전년도 동기(1142억원) 대비 136.68% 급증했다. 미국의 유명 래퍼 카디비가 까르보불닭볶음면을 먹는 영상, 텍사스 소녀가 생일선물로 까르보불닭볶음면을 받고 눈물을 흘리는 영상 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수천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으면서다. 이에 까르보불닭볶음면은 미국 대형마트에서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현재 삼양식품은 미국 월마트와 코스트코 등 주류 유통채널 입점을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해 월마트 입점을 완료한 후 코스트코 입점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미 서부지역 내 코스트코 입점을 완료한 이후 중부와 동부로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미국 전 지역 중 50% 정도가 입점이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추가로 신규 대형 유통사를 확보하고 판매 지역도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기존에는 스페인어를 쓰는 중남미계의 미국 이주민인 히스패닉이나 아시아인들을 중심으로 소비가 이뤄진 반면,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매운맛이 적은 까르보나라불닭을 중심으로 소비 여력이 확대되는 추세다. 
 
박찬솔 SK증권 애널리스트는 "꾸준한 수요가 있는 제품에 대한 판매채널 확대로 미국 내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라며 "미국에서는 주로 오프라인 메인 스트림 시장에서 제품을 마케팅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라면 수요 1위국 중국 내 수요 대응 위해 현지 공장 설립
 
미국과 함께 전 세계 즉석라면 시장 규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도 삼양식품에겐 빼놓을 수 없는 시장이다. 3분기 기준 중국과 미국이 전체 매출에서 각각 24.54%, 21.63%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역시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3066억원을 기록하며 직전년도 동기(1526억원) 대비 약 2배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2021년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가 처음 설립된 이후 매출액은 2022년 1287억원, 2023년 2214억원으로 매년 2배에 가까운 성장세를 이어왔다. 
 
매출 성장이 이어지면서 현지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삼양식품은 중국 내 공장 설립에 나선 상황이다. 이 가운데 최근에는 디지털 직거래(DTC·Direct to Consumer) 태스크포스팀(TFT)을 신설했다. 중국 소비자 대상 이커머스 강화를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DTC는 제조사가 중간 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고 온라인 자사몰 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유통 단계가 줄어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을 파악하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의 즉석면류 시장 성장률(2019년~2023년 기준)이 연평균 17.4%를 기록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세계 즉석면류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지난 2023년 중국의 즉석면류 시장 규모는 186억달러 규모로, 이는 전세계 시장 규모의 37.3% 비중을 차지한다. 미국 시장(27억달러)과 비교해도 약 6.9배 크다.
 
지난 2023년에는 시장 규모가 직전년도 대비 약 0.9% 줄었지만, 한국의 중국향 수출은 여전히 성장세를 보였다. 같은 해를 기준으로 한국기업의 라면 수출액은 2억1545만 달러로 2019년 이후 연평균 14.7%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2억6055만달러로 확대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KATI에 따르면 중국은 불닭과 같은 고강도 매운맛 라면이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의 주요 온라인 유통 플랫폼에서 '매운맛'과 '건강' 관련 키워드의 검색 빈도도 증가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매운맛은 통했다. 매운맛 챌린지와 같은 소비자 참여형 콘텐츠 등이 소셜 미디어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한국산 라면의 브랜드 충성도를 강화되면서다. 이는 현지에서 도전적인 맛으로 인식되며, 자발적인 바이럴 마케팅 효과를 창출한다. 이에 2023년까지 1억2659만달러였던 미국향 수출 규모는 2억1561만달러로 확대됐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지난해 유럽 법인까지 설립하며 중국, 일본, 미국, 인도네시아, 유럽 등 주요지역에 판매거점을 모두 마련한 상황"이라며 "향후 각 법인들을 중심으로 현지시장 공략에 집중해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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