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권영지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잇따른 대형 수주로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공격적인 투자 확대와 운전자본 부담 증가로 재무적 과제도 커지고 있다. 수출 주도의 높은 수익성과 탄탄한 수주잔고를 통해 성장 가능성을 키우고 있지만, 투자와 현금흐름 간 균형을 맞추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23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대규모 방산수주로 영업실적 개선 추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투자 부담은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우호적인 시장환경과 양질의 수주잔고 확보를 통해 영업실적 개선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누계 매출은 6.4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성장했고, 영업이익률을 13.0%로 전년 동기 대비 6.0%포인트 상승했다. 한화방산 인수로 방산부문 사업규모가 확대된 가운데 채산성 높은 해외 수출 물량 납품이 증가하며 수익성이 크게 제고됐다. 지난해 들어서도 폴란드향 천무 다연장로켓 2차 실행계약, 루마니아향 K-9 자주포 계약 등 대규모 계약이 성사되며 총 68조원, 방산부문 기준 30조원의 수주잔고가 유지되고 있다.
방산부문은 추가적인 실적개선을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이집투 K-9(15억 유로), 2023년폴란드 K-9(27억 달러), 호주 레드백(37억 호주달러), 지난해 폴란드 천무(16억 달러), 루마니아 K-9(46억 레우) 등 대형 프로젝트들을 잇따라 수주하면서 수주잔고가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3분기 수주잔고는 2021년 말 35.7조원 대비 32.6조원 증가한 68.2조원이다. 수출 물량의 경우 국내 물량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 확보가 가능한데, 올해 이들 해외 수주 건의 생산과 납품이 증가할 예정으로, 추후 방산부문 매출이 추가 성장하고 수익성도 제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한국기업평가)
김종한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향후 해외 프로젝트 수주 지속 여부와 진행 프로젝트 관리 수준, 실제 납품 시점의 영업실적 및 현금창출력 개선 수준 등에 대해서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에 따른 부담과 자체 운전자본투자 증가로 재무부담이 가중됐다.
한화오션(042660)에 대한 출자로 2023년 약 2조원 소요됐고, 미국 에너지저장시스템(BESS), 싱가폴 해양플랜트 제조사(Dyna-Mac) 투자, 그 외 운전자본과 생산능력(CAPA) 확충에 따른 자금소요로 차입금이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차입금은 5.9조원으로 2022년말 대비 2.4조원 가량 늘어났다.
분기별 납품 일정이 균등하지 않음에 따라 기중 운전자본투자가 집중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양질의 잔고를 기반으로 영업현금창출력이 제고되며 지난해 3월말 순차입금/EBITDA 3.1배를 기록하는 등 커버리지 지표는 우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김종한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기수주된 대형 수출 프로젝트의 높은 마진 확보로 추가적인 수익성 제고가 가능하고 우수한 수주 경쟁력을 기반으로 중기적으로도 양호한 수주 성과를 유지하며 현금흐름이 안정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중 납품 일정이 균일하지 않아 분기별로 운전자본 등락이 나타나고 있지만, 납품 스케줄이 집중된 4분기 잔여대금 수취를 통해 운전자본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